백주대낮 7분만에 수백억 털고 사라졌다…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범죄 [박민기의 월드버스]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5. 10. 2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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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이번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보물 절도 사건은 벌건 대낮에 벌어졌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의 최고 인기 작품으로 꼽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불과 250m 떨어진 거리에서 벌어진 이번 범행을 두고 프랑스 정부는 "순식간에 이뤄진 고도의 사전계획 범죄"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설령 절도 시도가 있어도 통상 박물관이 문을 닫고 관람객들이 퇴장한 이후인 밤 시간대에 벌어질 것이라는 대다수의 예상과 달리 이번 사건은 아침 개장 후 인파가 몰린 오전 시간대에 벌어졌습니다.

이번 절도 사건은 프랑스 내 박물관과 문화 기관의 보안을 점검하고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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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상징’ 루브르 박물관 털려
사다리차·스쿠터 동원 계획적 범죄
佛정부 “우리 역사에 대한 노골적 공격”
절도범 4명 추정…내부 도움 가능성도
전문가들 “현실적으로 되찾기 힘들 것”
박물관 보안 점검·강화 계기 될 전망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절도 사건 이후 현장을 통제하는 보안 요원들 [사진 출처 = AFP 연합뉴스]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이번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보물 절도 사건은 벌건 대낮에 벌어졌습니다. 수법도 대담했습니다. 절도범들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루브르 박물관 개장 약 30분 뒤인 오전 9시30분께 가구 운반용 사다리차를 타고 발코니로 진입해 창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들이 노린 것은 왕실 소장품 23점 등이 전시돼 있는 아폴론 갤러리였습니다.

내부 침입에 성공한 절도범들은 절단기로 유리장을 강제 개방하고 보석류 9점을 훔친 뒤 스쿠터를 타고 달아났습니다. 사건 발생 이후 루브르 박물관은 즉시 폐쇄됐습니다. 현장 인근에서 절도범들이 흘린 1점이 발견돼 반환됐지만 이들이 범죄를 마치고 사라지기까지는 단 7분이 걸렸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의 최고 인기 작품으로 꼽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불과 250m 떨어진 거리에서 벌어진 이번 범행을 두고 프랑스 정부는 “순식간에 이뤄진 고도의 사전계획 범죄”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범행이 지난 1998년 공식 확인된 19세기 화가 카미유 코로의 그림 ‘세브르의 길’ 도난 이후 기록될 세기의 절도 사건으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는 범행의 대담성입니다. 설령 절도 시도가 있어도 통상 박물관이 문을 닫고 관람객들이 퇴장한 이후인 밤 시간대에 벌어질 것이라는 대다수의 예상과 달리 이번 사건은 아침 개장 후 인파가 몰린 오전 시간대에 벌어졌습니다.

도난된 보물은 나폴레옹 1세가 부인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에메랄드·다이아몬드 목걸이,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 및 브로치, 18세기 마리 아멜리 왕비와 오르탕스 왕비의 컬렉션인 사파이어 목걸이 등 8점입니다. 절도범들이 흘려 현장 인근에서 발견된 소장품 1점은 1354개의 다이아몬드와 56개의 에메랄드로 장식된 외제니 황후의 왕관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지만 아직 절도범들을 특정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들 범죄조직의 구체적인 규모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폴론 갤러리가 위치한 드농관과 강변 지역 폐쇄회로(CC)TV 영상을 추적하고 현장 직원들을 조사한 결과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에 4명이 연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2명은 노란 안전조끼 등 건설 노동자 복장을 한 채 사다리차에 올랐고, 나머지 2명은 각각 스쿠터를 탄 채 달아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수사당국은 절도범들이 내부 관계자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이들이 박물관 진입 경로로 사용한 사다리차가 강변 인근에서 발견됐는데, 박물관 측의 아무런 제지 없이 이런 장비가 들어왔다는 것에 의문을 품은 것입니다. 또 절도범들이 창문을 개방할 때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전동 공구를 사용한 점 등을 근거로 사전에 철저히 계획된 조직적 범죄라는 것이 수사당국의 분석입니다.

절도 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구 운반용 사다리차를 살펴보고 있는 프랑스 경찰 [사진 출처 = AFP 연합뉴스]
프랑스 정부는 이번 절도 사건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용의자들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범죄는 우리의 역사를 대변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이라며 “도난당한 보물들을 반드시 되찾고 절도범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로랑 뉘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역사적으로 값을 매길 수 없는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이 도난을 당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다친 사람은 없지만 범인 검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절도범들에 의해 도난당한 문화유산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들 보물이 회수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절도범들이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쉽게 식별할 수 있는 해당 보물들을 분해하고 출처를 완전히 감춘 뒤 보석만 따로 암시장에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입니다.

경매장의 한 관계자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수사당국이 일주일 안에 절도범들을 검거하고 보물들이 숨겨진 위치를 알아내는 것”이라며 “아니면 범죄자가 자신들이 저지른 범행의 중대성과 그로 인한 피해를 자각하거나 보물들을 쉽게 팔아치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 반환하는 방법 뿐”이라고 전했습니다.

프랑스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관광지인 루브르 박물관은 파리에서 가장 엄중한 경비 시스템을 갖춘 명소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루브르 박물관은 이 같은 보안 체계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절도 범죄의 표적이 됐습니다. 지난 1911년 발생한 루브르 직원 빈센조 페루자의 ‘모나리자 절도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이 외에도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귀스타브 쿠르베의 ‘파도’ 등 작품을 노린 시도 등이 있었습니다.

이번 절도 사건은 프랑스 내 박물관과 문화 기관의 보안을 점검하고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박물관 부지 강화 등 올해 루브르 박물관을 전면 개·보수하기 위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라시다 다티 프랑스 문화장관은 “루브르를 비롯한 박물관들의 취약성은 이미 오래된 문제”라며 “이제 박물관들은 갈수록 체계적·지능적으로 발전하는 새로운 형태의 범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보안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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