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파산 위기 놓였다 이제는 매출 2천억원 신화…‘마뗑킴’ 성공 스토리 들어보니 [신수현의 남돈남산]

신수현 기자(soo1@mk.co.kr) 2025. 10. 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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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20대 여성이라면 매장에 한 번이라도 방문했거나 옷 한 벌은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 토종 여성 의류 브랜드 ‘마뗑킴(브랜드명·사명 동일)’

마뗑킴은 10·20대는 물론 30·40대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것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한국 패션(K패션)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 부근에 위치한 ‘마뗑킴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서울지하철 명동역 6·7번 출구 사이 골목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위치한 ‘마뗑킴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에 가보면 매장을 구경하는 외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마뗑킴 매장이 필수 관광 명소가 될 만큼 마뗑킴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마뗑킴 모델들이 마뗑킴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뗑킴>
국내 패션업계 수많은 관계자들은 마뗑킴이 한때 반짝 유행하다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패션 시장 경쟁이 매우 치열한 데다 한국 소비자, 특히 여성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처럼 여겨질 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예상과 달리 마뗑킴의 모기업 하고하우스에 따르면 마뗑킴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1287억원)보다 최소 50% 이상 증가한 2000억원대를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매출(50억원) 대비 무려 40배 넘게 증가한 실적이다.

마뗑킴은 국내 패션 시장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공격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으로 성장
소비자와 적극 소통하며 제품 개선·신제품에 반영
마뗑킴의 첫 번째 성공 비결은 적극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이다.

마뗑킴은 ‘아침’을 뜻하는 프랑스어 ‘Matin’에 브랜드를 만든 김다인 전 마뗑킴 대표의 성 ‘Kim’을 더해 2015년 블로그 판매로 출발한 패션 브랜드이다.

마뗑킴은 김다인 전 마뗑킴 대표를 지지하는 20대 여성들에 의해 형성된 일종의 팬덤 문화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의 일상을 SNS 등에 공유하면서 소비자들과 꾸준히 소통했고, 그를 좋아하고 따르는 여성들이 마뗑킴 옷을 구입하는 전략을 택했다. ‘마뗑킴은 곧 김다인’이자 ‘김다인은 곧 마뗑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김 전 대표를 따르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졌다. 소비자와 적극 소통하면서 제품 개선, 신제품에 반영했다.

자유로운 감성을 반영한 독특한 디자인도 마뗑킴의 성공 비결 중 하나이다. 마뗑킴은 대체로 검은색·회색·흰색 등 무채색 계통을 추구하고, 옷에 실버 장식 등을 장착해 디자인이 세련됐다고 평가받았다. 실제로 마뗑킴이 지금처럼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전 많은 한국 여성들은 마뗑킴의 독특하면서 세련된 디자인 때문에 마뗑킴을 해외 브랜드, 특히 프랑스 브랜드로 착각했다.

마뗑킴은 어느 순간부터 해외 유학파 출신의 젊은 여성 디자이너가 만든 브랜드라고 잘못 알려졌는데, 잘못 알려진 정보로 인해 오히려 마뗑킴이 더욱 성장하는 기폭제가 됐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전문적으로 경영 공부를 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오히려 한계에 직면하게 됐고, 마뗑킴은 2020년 파산 위기까지 처했다.

오프라인 승부수…파산 직전서 ‘K패션’ 선두로 부활
현재 최대주주인 마뗑킴의 모기업 하고하우스(옛 하고엘앤에프)가 2021년 마뗑킴을 인수하면서 마뗑킴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하고하우스는 마뗑킴을 인수한 후 판매를 온라인에 100% 의존함과 동시에 일종의 인플루언서(유명인)인 김다인 전 대표의 인기에 의존하는 전략이 언젠가는 브랜드의 생명력을 앗아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고하우스는 오프라인 시장 공략을 통해 마뗑킴의 판매채널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투트랙으로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 우선 자금난을 해결한 후 2022년 8월 현대백화점 더현대 대구에 오프라인 1호 매장 출점을 시작으로 공격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내기 시작했다.

마치 해외 패션 브랜드 매장처럼 꾸며진 마뗑킴 매장은 20·30세대 여성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왔고, 새로운 매장을 낼 때마다 젊은 여성들에게 화제가 됐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매장 확장 전략을 고수해왔고, 현재 마뗑킴의 국내 매장은 60개까지 늘었다.

이후 코로나19 이후 한국을 찾는 젊은 외국인 여성들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이들 사이에 20대 한국 여성의 패션을 알고 싶으면 마뗑킴 매장에 가봐야 한다고 알려지면서 마뗑킴은 젊은 외국인 여성들에게 유명해졌다. 한국 음식·한국 화장품(K푸드·K뷰티 등) 등 한류 열풍도 마뗑킴 인기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마뗑킴의 세 번째 성공 전략은 해외 시장 개척이다.

하고하우스는 마뗑킴을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홍콩에 첫 해외 매장을 내고 해외 진출의 닻을 올렸다. 현재 홍콩 4개, 대만 2개, 마카오 2개, 일본 1개 등 해외에 총 9개 매장이 있다.

올해 4월 일본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미야시타 파크’에 개점한 ‘마뗑킴 시부야’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마뗑킴>
해외 성과도 눈부시다. 하고하우스에 따르면 올해 4월 출점한 마뗑킴 일본 1호 매장인 ‘마뗑킴 시부야’는 개관 1주 동안(4월 24~30일) 매출 약 4억3000만원, 2주 동안(4월 24~5월 7일) 약 6억700만원을 올렸다.

지난해 말 오프라인 매장을 연달아 2개 출점하며 진출한 대만에서도 올해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대만 수도 타이베이 중산거리에 위치한 복합문화매장 ‘성품서점’ 내 문을 연 마뗑킴 대만 1호점은 매장 출점 2주 동안 누적 매출 3억5000만원, 2호점인 대만 비쇼 매장은 2주 만에 누적 매출 2억3000만원을 달성했다.

마뗑킴은 여세를 몰아 연내 홍콩, 대만, 마카오 등 아시아에 최대 5개 매장을 추가로 낼 예정이다. 내년에는 일본 오사카, 나고야 등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출점하고 일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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