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 암호화폐’ 트럼프, 바이낸스 창업자 사면…공화당도 “그는 유죄”
자오, 트럼프 가족의 암호화폐 회사 공동 창립자의 친구
백악관 “바이든의 가상화폐 전쟁 끝냈다” 자평
공화 “좋지 않은 신호”·민주 “부패 전형” 들끓는 비판여론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설립자가 지난해 4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연방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AFP]](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5/ned/20251025103543105hbjq.jpg)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설립자를 전격 사면한 데 대해 미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노골적인 부패 행위”라며 맹공을 퍼부었고,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그는 유죄”라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자오 창업자 사면안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보좌진에게 자오 창업자와 관련 인물이 정치적 박해를 받고 있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5월 바이낸스와 자오 창업자에 대한 소송을 철회했다. 당시 미국 언론은 이를 두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암호화폐업계와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이번 사면은 2023년 유죄 인정 후 미국 내 영업이 금지된 바이낸스가 미국에 복귀할 길을 열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 의회에서는 이번 사면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23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오를 사면한 결정에 대해 “좋지 않은 신호를 보낸다”며 비판했다. 그는 “나는 (그 결정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무죄가 아니다”고 말했다.
틸리스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번 사면 조치에 대해 불만이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3일 “바이든 행정부는 가상화폐 산업을 처벌하려는 목적으로 사기 혐의나 신원이 확인된 피해자가 없음에도 자오를 추적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조치는 기술-혁신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미국의 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가상화폐 전쟁은 끝났다”고 밝혔다.
사면 소식이 전해지자 자오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오늘의 사면과 공정, 혁신, 정의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지켜준 트럼프 대통령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미국을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고 웹3를 전 세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썼다. 바이낸스 측도 성명을 내고 “자오의 사면은 놀라운 소식”이라며 “미국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사면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기 및 신원 도용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조지 산토스 전 하원의원의 징역 87개월 형량을 감면해준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이뤄졌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설립자가 지난 2022년 11월 포르트갈 리스본에서 열린 유럽 최대 기술 컨퍼런스인 웹 서밋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5/ned/20251025103543403kedz.jpg)
자오는 지난해 11월 바이낸스가 자금 세탁 방지(AML) 프로그램을 제대로 구현하지 않고 미국의 경제 제재를 고의로 위반한 혐의 등으로 법무부와 43억달러(약 5조7000억원) 규모의 벌금에 합의했다. 이후 그는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났다.
자오는 지난 4월 시애틀 연방법원에서 징역 4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9월 출소했다. 바이낸스는 올 초부터 워싱턴 로비스트를 고용해 사면 로비에 나섰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이번 사면으로 바이낸스는 2023년 유죄 인정 이후 금지된 미국 내 영업 재개 가능성을 얻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꼽히는 바이낸스는 43억달러의 벌금과 3년간의 감독 의무를 부과받은 바 있지만 이번 사면으로 이 같은 감독 절차 일부를 조기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설립자가 지난 2023년 11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연방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AFP]](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5/ned/20251025103543707tdqu.jpg)
미 현지 언론은 바이낸스가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화폐 사업을 지원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면과 관련해 이해충돌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가상화폐 사업을 통해 2024년 선거 이후 45억달러를 벌어들였고, 이는 바이낸스가 은밀히 관리하는 거래 플랫폼과 파트너십의 도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반(反) 암호화폐’ 인사로 알려진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즉각 “부패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워런 의원은 이어 “자오는 먼저 자금세탁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벤처 중 하나를 지원하고 사면을 위해 로비했다”며 “오늘 트럼프 대통령은 그 대가를 치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회가 이 같은 부패를 막지 못한다면 무법천지를 방관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암호화폐 인사인 벤 레이 루한 민주당 상원의원 역시 “이번 사면은 찬성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지나치게 휘둘릴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루한 의원은 이어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범죄자들이 지금처럼 부당한 짓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더 강력한 시장 환경을 만들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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