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피’ 코앞, 지금이라도 탈까?···기세등등 코스피에 어지러운 투자자들[경제뭔데]

김경민 기자 2025. 10. 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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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제부 기자들이 쓰는 [경제뭔데] 코너입니다. 한 주간 일어난 경제 관련 뉴스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전해드립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96.03포인트(2.50%) 오른 3941.59에 마감된 지난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오늘이 9만전자 마지막 날이길.’

‘이번엔 오른다’는 말과 달리 매번 떨어지던 삼성전자가 4년만에 최고점을 갈아치우면서 24일 10만전자 문턱까지 왔습니다. 주식 투자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선 ‘9만전자’를 보는 마지막날이길 고대하는 목소리가 간절했습니다.

지난 4월 2300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올해 3000은 가나?’ 싶던 코스피 지수도 ‘최고가 랠리’를 이어가면서 4000까지 약 60포인트만을 남겨놨습니다. 9월부터 두달도 안되어서 900포인트나 오를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결과입니다. 바닥까지 추락한 이차전지도 최근 들어 급격히 살아나면서 이번엔 다르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코스피를 바라보는 시선도 ‘4000피’가 아니라 ‘5000피’까지 멀리 보는 모양새입니다. 시장에선 10월 마지막주 SK하이닉스와 빅테크의 실적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앞두고 있어 4000포인트를 넘길 수 있다는 기대감도 묻어나옵니다.

그렇지만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잊을만 하면 불거지고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 휘청할 수도 있는 게 주식시장입니다. 오늘 [경제뭔데] 코너에서는 최근 주식시장 흐름을 살펴봤습니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았어야 했는데···너무 올라 무서워진 ‘국장’

올해 코스피 지수는 64.27% 올랐습니다. 대만 증시(20.03%)는 물론 S&P500(14.57%), 나스닥지수(18.8%)보다도 3배 더 오른겁니다.

올해 코스피가 최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4월 9일(2293.70)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코스피는 이후 71.84%, 코스피200은 80.61% 급등했습니다. 다른 종목에 투자하지 않고 ‘KODEX200’, ‘TIGER200’ 등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1000만원 어치 샀으면 800만원을 번 셈입니다.

주식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한다는데 코스피가 거침없이 계속 오르면서 지난해 11월 ‘4만전자’, 올해 4월 ‘2300피’에 주식을 사지 않았던 투자자들의 후회도 막심합니다. 20대 투자자 김모씨는 “22만닉스에 팔았지만 요즘 전망을 보면 60만닉스도 가능할 것 같아 50만닉스에 다시 들어왔다”며 “코스피 ETF도 늦었지만 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한달 간 개미투자자의 순매수액 1위는 SK하이닉스로 1조265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올 상반기만 해도 미국 S&P500 등 미국 증시 추종 ETF의 선호도가 높았다면 같은 기간 KODEX200(3384억원)이 전체 ETF 중 개인투자자 순매수 2위에 오르는 등 국내 투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PD수첩 갈무리.

코스피가 이례적인 상승률을 보인 배경엔 유동성이 가장 먼저 거론됩니다. 금리가 낮아지고 재정정책이 실시되면서 돈이 많이 풀렸고, 주식·금·부동산으로 향했습니다. 세계 증시가 올해 하반기 강세를 보인 이유도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피하려는 투자 수요가 컸기 때문이죠. 그러나 코스피가 다른 증시보다 3~4배 넘게 오른 이유엔 상법 개정 등 자본시장 정책과 ‘실적’ 개선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코스피가 2600선에서 3200선까지 올랐던 지난 5월말부터 8월말까진 자본시장 정책으로 저평가됐던 국내 주식의 가치가 재평가된 영향이 컸습니다. 실제로 밸류업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줄곧 1배를 밑돌 정도로 저평가 됐는데요. 정책이 시행된 6월부턴 1배를 넘기면서 가치가 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3200부터 3950선까지는 인공지능(AI)의 힘이 컸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AI사이클의 수혜를 받으면서 ‘역대급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전력, 이차전지도 AI로 덩달아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지수가 치솟고 있죠. 9월 이후 SK하이닉스는 89.59% 올랐고, 삼성전자도 41.55% 급등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9.77% 오르면서 최근 1년만에 시가총액 100조원을 탈환하기도 했습니다.

박석현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업종 강세는 큰 폭으로 상향조정되고 있는 향후 이익 전망에 기반하고 있고, 향후 추가 상향조정 여력도 기대할 수 있어 주가 상승에 거품이 끼어있다고 판단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넘길 정도로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였지만, 오히려 수출엔 우호적으로 작용하면서 증시엔 긍정적인 영향을 줬죠. 한·미 무역협상이 APEC 전에 체결될 것이란 낙관적인 기대도 유독 코스피가 강했던 이유로 꼽힙니다.

코스피? 아직 한 발 남았다

코스피가 연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상당합니다. 미국 증시는 실적 대비 가치가 높아 번번이 발목을 잡혔지만, 코스피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내년 순이익 전망(올해 200조원 초반, 내년 260조~270조원)이 상향되고 있는 만큼 ‘실적장세’라는 겁니다. 다음주 SK하이닉스와 빅테크가 실적을 발표하는 만큼 견고한 실적과 향후 전망이 확인될 경우 증시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11월 이후 3차 상법개정안도 추진된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달러환산코스피

코스피가 강세지만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는 아직 2021년 6월 최고가에 미치진 못하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24일 달러환산 코스피지수는 1327.95로 지난 2021년 6월16일 기록한 최고치(1419.65)보다 6.5% 가량 부족한 상태입니다. 원화 약세 영향을 제외한 코스피의 성과가 아직 2021년 강세장보다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것이죠.

‘과속 후유증’도 유의해야

그러나 코스피가 너무 빠르게 오른데다 변수가 많은 만큼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급격한 주가 상승에 따른 과속 후유증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낙관적 기대가 선반영된 한·미, 미·중 정상회담이 단기적으론 차익실현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끊임없이 제기되는 인공지능(AI) 거품론도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반도체, 그래픽처리장치 등 인프라 수요에 힘입어 AI 기업 주가가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실적을 매번 내놓는 건 아닙니다. 한번이라도 실적이 위태로우면 거품은 빠르게 사그러들 수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론 미국의 인플레이션도 변수로 꼽힙니다. 저유가의 영향으로 관세 영향에도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예상과 달리 높아지진 않았지만 여전히 금리인하를 하기엔 부담스러운 수준입니다.

만약 금리가 인상된다면 AI사이클을 이끌었던 AI투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반도체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죠. 현재로선 거시환경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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