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달러, 감당 못 하는데"…영재교육 없어진다? 뿔난 뉴욕 부모들[집사람]

김희정 기자 2025. 10. 25.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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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줌마입니다.

유치원 영재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교육열 높은 뉴욕 부모들의 성역을 건드린 것.

뉴욕시의 영재 교육 프로그램은 유치원생의 약 4%를 등록시킨다.

맘다니를 비롯한 진보 진영에선 과연 학교가 4세 아동의 지능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뉴욕의 영재교육 프로그램이 계층, 성적, 접근성 면에서 차별적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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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한민국 아줌마입니다. 복부인을 꿈꾸나 역량 부족이라 다음 생으로 미룹니다. 이번 생은 집을 안주 삼아 '집수다'(집에 대한 수다'로 대신합니다. 짬 나는 대로 짠 내 나는 '집사람'(공간과 사람) 얘기를 풀어봅니다.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로이터=뉴스1
시장 조사원인 파티왓 파누라흐는 딸을 어퍼 웨스트 사이드의 앤더슨 스쿨에 보내는 게 꿈이다. 앤더슨은 극소수의 4~5세 아동에게 가속 학습환경을 제공한다. 유치원 교사나 교육청 면접관의 감탄을 자아낼 만큼 조기 소질을 보여야 입학할 수 있다. 6만달러에 달하는 사립학교 학비를 감당할 수 없는 그에겐 공립인 앤더슨이 희망이다. 하지만 그가 지지하는 조란 맘다니 후보가 영재 프로그램을 없애려 한다.

보편적 무상 보육을 공약으로 내세워 뉴욕 젊은 부모들의 마음을 산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후보(민주당)가 텃밭을 잃게 생겼다. 유치원 영재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교육열 높은 뉴욕 부모들의 성역을 건드린 것.

맘다니 후보는 최근 뉴욕타임스의 시장 후보자 설문 조사에 응답해 뉴욕시의 유치원생 영재 입학 제도를 폐지하겠단 의사를 밝혔다. 맘다니 캠페인 대변인은 "조란은 5세 어린이가 공립학교 교육을 시작할 때부터 불공평하게 분리되는 단일 평가를 받아선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도 밝혔다.

뉴욕 맨해튼 어퍼 웨스트 사이드의 앤더슨 스쿨 운동장. 뉴욕 엄마들이 선망하는 공립학교(유치원~8학년)로 유명하다. /사진=앤더슨 스쿨 홈페이지

뉴욕시의 영재 교육 프로그램은 유치원생의 약 4%를 등록시킨다. 참여 학생들은 유치원 교사의 추천을 받거나 개별 면접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야 한다. 추천된 학생들은 경쟁 추첨을 통해 선발되며, 수천 명의 학생들이 지정된 영재학교 또는 지역 학교의 영재 프로그램에 배정된다. 미국의 다른 도시들의 경우 유치원생이 아닌 2학년이나 3학년이 영재 교육 대상이다.

맘다니를 비롯한 진보 진영에선 과연 학교가 4세 아동의 지능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뉴욕의 영재교육 프로그램이 계층, 성적, 접근성 면에서 차별적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전국적으로 백인과 아시아계 학생이 2021년 기준 영재 프로그램 정원의 거의 2/3를 차지했다. 실제로 흑인 학생들이 교사로부터 영재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작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영재 교육은 뉴욕시에서 시청 계단 시위까지 야기할 만큼 민감한 사안이다. 미국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전국적으로 300만명의 학생이 영재 프로그램에 등록했고, 영재 프로그램을 폐지하려 했던 시애틀에서는 시민들의 반대 시위로 인해 폐지 시점을 몇 년 뒤로 연기하기도 했다.

뉴욕 맨해튼 어퍼 웨스트 사이드의 앤더슨 스쿨 건물/사진=구글어스

영재 교육에 비판하는 이들은 시가 수천 명의 학생이 아닌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쪽에선 일반교육이 영재 학생을 지루하게 하고, 지적 자극을 주지 못한다고 반박한다.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사범대학 영재 프로그램 코디네이터인 디나 브룰레스는 "이미 글을 읽을 줄 아는 어린 학생들에게 다시 처음부터 글자를 가르치겠느냐"고 반문했다.

2019년 당시 뉴욕시장이었던 드 블라지오도 영재 프로그램을 폐지하려 했다. 하지만 같은 해 13명의 공립학교 학생들이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영재 프로그램을 없애면 지역의 "계급 구조"가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주장이었다. 이후 에릭 애덤스 시장이 취임하자 드 블라지오의 제안이 폐지됐고 결국 영재 프로그램에 더 많은 자리를 추가하기로 했다.

파누라흐는 보편적 무상 보육을 확대하려는 맘다니의 제안을 지지한다. 하지만 이제 여러 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명문 공립학교를 찾아 가족과 함께 도시 외곽으로 이사해야 할까, 아니면 그대로 살면서 사립학교에 매년 6만 달러씩 내고 은퇴를 늦춰야 할까. 파누라흐는 "맘다니는 뉴욕 아이들에게서 더 나은 교육의 기회를 빼앗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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