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버티다 200억 모집하고 60개 기숙사 만든 91년생[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英 유학 오가며 겪은 불편이 ‘씨앗’… 상가 개조해 외국인 전용 기숙사로
코로나 사태로 1인 가구 타겟 전환… 청년 위한 합리적 주거솔루션 목표
관리비 조식 등 포함 월세 70만 원대… 1달 계약 가능-임차인 30% 외국인


● 런던에서 맞닥뜨린 창업의 씨앗
한양대 의공학과 1학년을 마친 그는 2011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영국으로 갈 때도, 1년 좀 지나 한국으로 돌아올 때도 원격지에서 집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 경험이 창업의 씨앗이 됐다”고 했다.
영국 유학 중에 사귄 친구 중 한국으로 유학을 오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도 외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집을 구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그에게 토로했다. 박 대표는 “외국인 친구들은 언어 문제 등으로 집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는 것이 쉽지 않고, 계약 기간이 길거나 경직돼 있어 자유롭게 임대 기간을 정하는 것이 어렵고, 보증금도 너무 많아 부담스럽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들려줬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마침 한양대에서 창업동아리를 시작했다. 외국인의 이런 불편을 일종의 사회적 진입 장벽으로 느꼈고, 이를 해결하면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에어비앤비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던 시기이기도 했다. 21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박 대표는 “부동산 시장은 경제적 규모가 큰 영역면서 혁신의 여지도 많은 분야라는 판단을 했다”고 회상했다.
● 개점 직후 터진 코로나19… 1인 회사로 버텨

돌파구를 고시원에서 찾았다. 고시원은 다중생활시설로 비(非)주택이라 보유세와 주차 문제가 없으며 상업 공간을 저렴하게 빌려 합법적으로 주거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박 대표는 “미국, 영국의 도미토리(기숙사)처럼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충무로에 외국인 기숙사 1호점이 생기게 된 배경이다.
그런데 1호점을 개점한 2020년 2월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그는 “외국인들이 오지 않아 회사가 사라질 위기였다”고 회상했다. 혼자서 청소와 유지 및 관리 업무를 다하고 기숙사에서 쪽잠을 자면서 1인 회사로 버텼다. 자연스럽게 고객은 외국인에서 국내 1인 가구 청년으로 바꿨다. 픽셀하우스(기숙사) 브랜드는 이때 탄생했다. 외국인 대상 마케팅을 접고 청년을 위한 합리적인 주거 솔루션이라는 정체성을 빠르게 강화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맞춰 비대면 온라인 입주, 계약 시스템도 신속히 도입했다.
2021년 2호점을 열면서 프랜차이즈 모델로 확장해 갔다. 누적으로 같은 해 4곳, 2022년 15곳, 2023년 33곳, 2024년 50곳, 올해 60곳으로 늘었다. 모두 1108실이다. 개인들에게서 200억 원을 끌어모은 결과다. 매출이 늘면서 직원도 늘어 지금은 22명이 함께 일한다.
● 상가와 모텔을 1인 기숙사로
박 대표의 전략은 명확하다. ‘저평가된 공간을 찾아 자체 능력으로 경제적인 리모델링을 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임대한다’. 이런 전략으로 오랫동안 비어 있는 상가 건물과 근린생활시설, 폐업 직전 모텔을 발굴해 청년이 살고 싶어 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핵심 기능을 내재화했다. 중개와 인허가, 설계, 시공, 운영을 모두 직접 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외부에 맡길 경우 중개법인과 건축설계사 사이에 소통이 잘 안 되면 한 달이 그냥 흘러가기도 한다”며 “그동안 임대료를 내야 하는 비효율을 없앴고 수수료로 나가는 돈도 없앴다”고 했다. 이어 “20년 경력의 직영 시공팀을 두고 표준화된 설계 도면과 검증된 자재 공급망으로 시공비도 30% 이상 절감했다”고 했다.
2022년 서울시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됐고 2023년 12월 기술보증기금에서 15억 원 투자를 유치했다. 컨설팅 비용과 시공비, 본사 직영 기숙사 등으로 구성된 본사 매출은 2024년 기준 50억 원 정도다.
● AI가 기숙사, 나아가 도시를 관리하도록

로카101은 내년에 전국 100개 지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픽셀하우스 외에 픽셀스테이(숙박) 픽셀펫(펫 케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시험 운영하고 있다. 꼬마빌딩 전체를 개발하기 위해 사모펀드, 자산운용사와 협력해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할 계획도 있다.
그가 생각하는 위험 요인은 규모가 커지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AI 개발로 운용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펫숙박 사업 등으로 수익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박 대표는 “투자자와 이용자가 만족하고 나아가 도시까지 건강해지는 오프라인 솔루션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개인 소유의 작은 빌딩을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하는 표준이 되고 싶다”고 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직’보다 ‘집’ 선택한 차관… 절대 팔지말란 정부 메시지”
- 북한 집단 최면의 비밀[주성하의 ‘北토크’]
- 李대통령이 CNN 카메라 앞에 소개한 이 것…“한번 드셔 보시면”
- 美中日 정상 집결-北 변수 급부상…‘이재명 외교’ 진짜 시험대에
- 아파트 4채 장동혁, ‘잠실장미 1채’ 김병기에 “부동산 서로 바꾸자”
- ‘금테크’ 이어 주식도 대박…김구라 “삼전, 100% 가량 수익률”
- “개가 직접 운전?”…中 스쿠터 모는 ‘천재견’, 웃음과 논란 동시에
- 트럼프 “무역협상 마무리 단계… 한국이 준비 마치면 서명”
- 제주 찾은 정청래 “지방선거 후보 억울한 컷오프 없애겠다”
- 25년 경력 프로그래머도 빠진 ‘보이스피싱의 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