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뺀 6명 영장 줄기각…‘윤석열 외압’ 수사 차질 불가피

석경민.정진호 2025. 10. 25.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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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왼쪽)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24일 서초동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연합뉴스]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헌)이 7명 구속영장 청구라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그중 6명의 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수사 외압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 직접 조사도 불투명해졌다.

서울중앙지법은 24일 특검팀이 청구한 7명에 대한 구속영장 가운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사건만 구속 사유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기각했다. 특히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장관 등 5명에 대해 “사실관계는 어느 정도 소명되지만, 주요 혐의에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영장전담 판사를 지낸 한 변호사는 “판단 근거를 보면 수사로 사실관계는 확인됐지만 곧바로 혐의 적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추가 수사로 뒤집힐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특검팀에 뼈아픈 결과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검팀 수사의 핵심은 2023년 7월 31일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격노했고, 이후 수사 전반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이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사건 이첩 결정을 보류하고 경찰에 이첩된 기록을 회수하는 등 수사 흐름에 깊숙이 관여했다. 이 때문에 특검팀은 그를 ‘윤 전 대통령으로 향하는 수사 연결고리’로 봤다.

하지만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수사 동력은 급격히 약화했다. 특검팀 파견 경험이 있는 한 부장검사는 “특검팀이 구속 성과에 집착하다 보니 다소 무리한 영장 청구를 한 측면이 있다”며 “핵심 피의자 대부분의 영장이 기각된 만큼 사실상 수사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셈”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차장검사도 “수사로 더는 크게 밝힐 게 없어 보이고, 다른 영장 전담 판사의 판단을 노려 영장을 재청구하거나 불구속기소 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변호사는 “법원이 사실관계가 아니라 ‘혐의와 관련해 법리적인 면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라는 이유로 든 만큼, 반전이 없는 한 재청구해도 영장 발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 여파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조사 일정에도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다시 출석 날짜를 통보할지를 다음 주쯤 논의해야 할 것 같다”며 “급하게 진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당초 23일 윤 전 대통령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지만 변호인 일정 문제로 불발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윤 전 대통령이 당뇨망막병증으로 추가 진료를 받았고, 글자 크기 16포인트도 못 읽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는 29일 2차 연장 수사 기간이 종료되는 특검팀은 대통령실에 한 달간의 수사 연장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 기간 ‘멋쟁해병 구명 로비’ 의혹이 수사의 반전 카드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 의혹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에 연루된 사안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한 직권남용 혐의 입증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건진 “김건희에 통일교 금품 전달”=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4차 공판을 열었다. 증인석에 선 건진법사 전성배씨는 통일교 측에서 받은 금품을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재차 증언했다.

석경민·정진호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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