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신고 4050도 신고…팔방미인 레인부츠

서정민 2025. 10. 25.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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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추억템
여행 시 접어서 휴대할 수 있도록 나일론 소재를 활용한 헌터 톨 트래블 부츠. [사진 헌터]
‘비 오는 날=레인부츠(장화)’가 공식이 됐다. 특히 올해는 이례적으로 가을장마가 길어져서 레인부츠를 더 오래 신었다.

방수용 고무로 된 레인부츠는 진눈깨비로 거리가 축축하게 젖었을 때도 유용하다. 그래서인지 여름 장마철에나 반짝 특수를 누렸던 레인부츠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겨울까지 대비하기 위해서다.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쇼핑몰 무신사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20일까지 레인부츠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고, 검색량도 71.1% 증가했다. 레인부츠를 신을 때 함께 입으면 좋은 레인코트(우비) 거래액도 덩달아 1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궂은 날씨에 대비하고 싶은 마음은 나이와는 무관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레인부츠가 유행하더니, 이젠 중년 여성들도 ‘우중 패션’ 아이템으로 레인부츠를 신경 쓴다. 4050세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퀸잇 역시 지난달부터 이달 20일까지 장화 거래액이 4배 이상 늘었다. 더불어 레인코트 거래액은 215%, 우산 거래액은 212% 증가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레인부츠만큼은 시대가 많이 변했어도 디자인에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하이힐이 다양한 모양과 굽의 높낮이를 변주하고, 스니커즈마저 밑창을 화려하게 변화시켜 한눈에 봐도 겉모습이 확실히 달라진 것과는 사뭇 다른 점이다.

낚시용 무릎장화. [사진 아피스]
레인부츠를 패션 아이템으로 히트 시킨 헌터 부츠는 1856년 스코틀랜드의 웰링턴 부츠에서 시작됐는데, 기본 스타일인 톨 부츠는 무릎까지 오는 긴 길이의 검정색 고무 부츠에 장식용 버클이 전부다. 여기서 파생된 라인이 여럿 있지만 역시나 검정색 부츠라는 기본 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여기에 빨간 색 로고를 넣거나 뺐을 뿐.

다른 브랜드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동용 레인부츠에 노랑·빨강·분홍·파랑 등 원색의 컬러가 적용됐을 뿐, 성인용 레인부츠의 기본은 무늬 없는 검정색 또는 카키색 부츠가 기본이다. 그런데 이 장화 모양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할아버지가 논에서 일할 때, 아버지가 낚시 갈 때 신던 장화랑 똑같다. 여행갈 때 접어서 짐 싸기 좋으라고 발목부터 종아리를 감싸는 부분을 나일론으로 바꾼 헌터 톨 트래블 부츠는 입구 부분을 비나 눈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끈으로 조일 수 있게 만들었는데, 이 또한 우리 어부들이 신는 장화와 닮았다.

패션 이전에 ‘방수’라는 기능에 충실한 아이템은 이렇게 생면부지의 한국 남자와 영국 남자, 할아버지와 젊은 여성 모두에게 사랑 받고 있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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