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 도중 400kg 무대장치 사고로 하반신 마비…30대 성악가 숨져

김보영 2025. 10. 2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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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세종문화회관 공연 리허설 도중 무대 장치가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됐던 30대 성악가가 최근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중대재해전문가넷은 "무대 시설 사고로 하반신 마비라는 참혹한 상해를 입고 치료 중 부작용으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젊은 성악가의 비극 앞에서 깊은 슬픔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2년 전 세종문화회관 리허설 중 400kg이 넘는 무대 장치에 짓눌린 그의 꿈은 잔혹한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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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예방과 안전권 실현을 위한 학자전문가 네트워크‘가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성악가 고(故) 안영재(30)씨를 추모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중대재해전문가넷]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2023년 세종문화회관 공연 리허설 도중 무대 장치가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됐던 30대 성악가가 최근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공연예술노동자들의 산업재해 예방과 제도적 보호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중대재해 예방과 안전권 실현을 위한 학자·전문가 네트워크’(중대재해전문가넷)는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성악가 고(故) 안영재(30)씨를 추모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공연예술노동자에 대한 산재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중대재해전문가넷은 “무대 시설 사고로 하반신 마비라는 참혹한 상해를 입고 치료 중 부작용으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젊은 성악가의 비극 앞에서 깊은 슬픔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2년 전 세종문화회관 리허설 중 400kg이 넘는 무대 장치에 짓눌린 그의 꿈은 잔혹한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 “이번 사고는 2018년 7m 아래로 추락해 사망한 故 박송희 님의 사례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며 “공연장 안전 불감증과 예술인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낳은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프리랜서와 단기·용역 계약으로 일하는 예술인들은 사고가 발생해도 책임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실질적인 지휘·감독 권한을 가진 원청이나 공연장 운영 주체가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 반복된다”며 “결국 피해 예술인은 법적·제도적 보호 없이 막대한 치료비와 손해를 개인이 떠안게 된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사고 후 주최 측과 공연장 운영 기관조차 ‘개인 과실’로 몰아가며 책임을 회피했다”며 “위험은 노동자에게, 책임은 각자에게 전가되는 구조 속에서 프리랜서 예술인들은 안전의 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다”고 했다.

문체부가 발간한 공연안전사고 사례집에 따르면 출연자 및 스태프 추락(37%), 무대장치 낙하·전도(18%) 등 재래형 사고가 전체 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대재해전문가넷은 “독일처럼 공연장 안전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법적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에 ▲예술인 산재보험 의무화 및 고인의 근로자성 인정 ▲산업안전보건법·공연법 내 공연예술인 사고 예방 규정 보완 ▲외주·하청 중심이 아닌 상시 고용 중심의 제작극장체제 도입 ▲범부처 조사위원회 구성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안씨는 2023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무대에서 코러스로 참여하다 사고를 당했다. 당시 안씨는 “무대 리허설 도중 천장에서 400kg이 넘는 철제 무대장치가 내려왔고 이것이 들고 있던 막대와 충돌하면서 어깨를 짓눌렀다”고 말했다. 이후 안씨는 ‘외상에 의한 척수 손상’을 진단받고 휠체어에 의지해 치료받다 지난 21일 약물치료 부작용으로 숨졌다. 그는 생전 억대의 병원비를 감당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종문화회관 측은 “사고 당일, 무대 장치 추락은 없었고 출연자는 무대 장치에 깔리지 않았다”며 “무대 전환 과정에서 구조물이 정해진 경로대로 하강하던 중 출연자가 들고 있던 소품(지팡이)에 장치가 닿았으며, 사고 직후 출연자는 스스로 무대를 걸어 나갔다”고 주장했다. 또 “고인은 다음날 리허설에 재참석했다”며 “현재 사고와 하반신 마비의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고인의 기존 질병을 포함하여 의학적 감정을 통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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