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위축에 AI發 인력 대체··· 美, 대규모 감원 한파
월마트·스타벅스 등도 해고 잇따라
‘캐즘’에 전기차 보조금 중단 여파
리비안, 지난달 이어 또 600명
빅테크·금융은 AI發 구조 개편
아마존 "2년간 16만명 AI대체"
골드만·JP모건 등도 감축 예고
9월 CPI 3.0% 상승 예상치 하회
연준 금리인하 기조 유지 힘실려

미국에서 대규모 인원 감축이 잇따르고 있다. 소비 위축에다 관세 악재가 겹치며 구조조정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발(發) 인력 개편 흐름까지 맞물리며 미국의 고용 한파가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감원 바람은 대형 유통 체인과 식품·전기차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소매 업체인 타깃은 이날 관리직을 포함한 본사 직원 2만 2000명 가운데 8%인 1800명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0년 만에 최대 규모로 대상의 80%는 미국에서 일하는 직원들이다. 회사 측은 이번 조치가 최근 11분기 연속으로 매출 성장률이 하락세에 빠지는 등 실적 악화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대규모 유통 체인 월마트는 앞서 올해 5월 1500명을 해고했다. e커머스 물류 관리자와 글로벌 기술 운영팀, 광고 사업 등의 부문을 정리하는 대신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 수를 늘리는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세계 최대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 역시 올해 2월과 9월 직원 총 2000명을 회사에서 내보냈다.
전문가들은 그만큼 미국의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미국 미시간대가 집계하는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5.1로 4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무역 긴장이 계속되는 것도 현지 소비심리를 억누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전기차 업계에도 소비 위축으로 인한 해고 바람이 불어닥쳤다. 지난달 미국 전기차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전체의 1.5% 수준의 인력 감축을 발표했던 리비안은 이날 600명가량을 더 줄이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전기차 시장은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빠졌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까지 지원되던 세제 혜택까지 종료했다. 리비안은 올해 연간 판매량을 기존보다 최대 4500대 낮춰 잡았다.
직원을 AI로 대체하는 인력 구조 개편 역시 미국의 고용 둔화를 부추기는 요소다. 테크 업계에서 이런 흐름이 두드러진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 7월 클라우드 사업을 담당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직원 수백 명을 내보낸 아마존은 향후 사업 운영의 75%를 AI 기술 등을 활용해 자동화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회사 측은 2년 뒤인 2027년까지 16만 명을 자동화 기술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달 AI 관련 부서에서 직원 600명을 줄인 메타(옛 페이스북)는 빈자리를 AI로 채우기로 했다.
금융 업계도 AI발 인력 대체 흐름에 동참했다. AI를 활용한 ‘경영 효율화’에 나선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까지 인력 채용을 제한하고 전체적인 회사 직무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월가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AI가 경영을 효율화하는 데 큰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 감원을 예고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CNBC는 “기업들이 AI 대체를 핑계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무리해서 늘렸던 직원 수를 줄이고 있다”고 짚었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고용 통계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고용 한파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덜하다는 점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이달 30일 기준금리를 결정짓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24일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해 전망치(3.1%)를 밑돌았다. 가격 변동에 민감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9월 상승률이 3.0%로 역시 전망치인 3.1%보다 낮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짚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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