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학교 스마트폰 금지'보다 '플랫폼 책임' 중시했다
언론재단, 한국 '디지털 페어런팅' 실태 조사…"지역·계층 반영한 맞춤 지원 정책으로 확장해야"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국내 학부모 10명 중 9명이 부모 대상으로도 미디어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10명 중 4명은 자녀 미디어 이용 지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만 20~60세 초·중·고 학부모 921명이 참여한 '디지털 페어런팅'(digital parenting) 실태조사 결과와 진단을 담은 'KPF 미디어브리프' 2025년 10호(양소은·진민정 책임연구위원)를 발행했다. '디지털 페어런팅'은 자녀 미디어 이용에 대한 부모의 역할과 개입 등 양육을 말한다.
전체 응답자의 88.2%는 부모 대상 디지털 페어런팅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자녀 연령대별로도 초등 자녀(92.2%), 중등 자녀(87.4%), 고등 자녀(85.0%)를 둔 응답자들 절대 다수가 부모 대상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동시에 10명 중 4명가량이 디지털 페어런팅 과정에서 스트레스나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어진 항목에 '그렇다'고 답한 비중은 '스마트폰·태블릿 사용 지도가 나에게 스트레스가 된다' 40.5%, '자녀의 스마트폰·태블릿 사용 지도가 나에게 너무 벅차다' 34.6%, '자녀의 스마트폰·태블릿 사용에 어떤 부분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해야 할지 모르겠다' 39.3%, '스마트폰 사용이 자녀 발달에 도움이 될지 해가 될지 혼란스럽다' 36.3% 순이다.
다만 '자녀의 스마트폰·태블릿 사용 지도가 나에게 너무 벅차다'라는 항목은 '그렇다'(34.6%), '보통이다'(35.1%), '그렇지 않다'(30.3%)라는 응답률이 타 항목 대비 비등했다.
부모 지도가 학력, 소득, 거주 지역에 비례하는 특성도 확인됐다. 특히 학력별 격차가 가장 크다. '자녀의 스마트폰·태블릿 사용을 지도하고 있다'는 응답률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가 45.6%인 반면, '대학원 졸업'은 70.5%로 24.9%p 차이를 보였다.
디지털 페어런팅에 대한 교육 접근성 면에서도 사회경제적 차이가 확인됐다. '디지털 페어런팅 교육 경험'이 없다는 응답률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42.2%), 소득 '400만 원 미만'(39.4%), '농어촌' 지역 거주자(41.9%) 집단에서 가장 높았다.

'아동·청소년 보호 및 규제 정책에 대한 인식' 조사에선 대체로 보호·규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인됐다. 항목별로 △소셜미디어 위험 경고 문구 의무화(92.5%)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의무화(90.7%) △알고리즘 추천 제한(89.5%) △데이터 수집 광고 제한(88.6%) △연령 확인 및 계정 제한(86.0%) △청소년 스마트폰 이용 시간 제한(73.3%) △학교 내 스마트폰 이용 금지(71.1%) 순으로 찬성률이 높다.
연구진은 “부모들이 자녀의 미디어 이용 문제를 개인이나 가정의 책임으로만 보지 않고, 플랫폼 기업의 책임 강화와 제도적 규제의 필요성을 함께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학생들의 이용 시간을 제한하거나 학교 내에서 이용을 금지하는 등 직접적인 이용 통제 정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찬성하는 정도가 낮았다”며 “부모들은 단순히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거나 시간을 제한 하는 방식이 아닌, 자녀 스스로 건강한 미디어 이용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과 환경 조성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라고 해석했다.

연구진은 또한 “사회경제적 격차는 단순한 정보 접근의 불평등을 넘어, 자녀를 둘러싼 디지털 양육 환경의 질적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부모 대상 디지털 페어런팅 교육은 지역과 계층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 형 지원 정책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디지털 페어런팅의 핵심은 '통제'가 아니라 '협력'”이라며 “부모, 학교, 지역사회, 정부와 공공기관, 그리고 플랫폼과 미디어 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적 디지털 양육 환경이 조성될 때, 비로소 청소년이 주체적이고 건강하게 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재단의 이번 조사는 리서치 전문업체 에스티아이가 온라인 설문으로 진행했고 만 20세에서 60세까지의 초·중·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급별로 300명씩 할당해 총 921명이 최종 응답했다. 응답자 구성은 초등학생 부모 33.2%, 중학생 부모 33.6%, 고등학생 부모 33.2%로 고르게 분포되었으며, 성별은 남성 51.6%, 여성 48.4%다. 연령대는 40대가 56.6%로 가장 많고, 50대 이상이 37.8%, 30대 이하가 5.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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