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00일을 기다렸다” 여객기참사 유족, 11월1일 용산서 집회 예고

이태준 기자 2025. 10. 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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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유가족협의회 상임이사 “영정 사진 들고 전쟁기념관까지 행진 예정”
“‘공청회’하자던 사조위, ‘전문가 부를 거면 유가족은 질문하지 말라’고 해”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추석 당일인 6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유등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태준

지난해 12월29일 대한민국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제주항공 무안공항 여객기참사가 발생한 지 300일이 됐다. 유가족의 평범했던 일상은 그날을 기점으로 한순간에 폐허가 됐다. 진상 규명을 바란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마저도 정치권의 무관심 탓에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매일매일 새로운 소식이 뉴스 헤드라인을 뒤덮다 보니 여객기참사 유가족의 이야기는 몇몇 지역 언론을 제외하곤 이젠 보도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재발 방지 대책이라도 세워질 것으로 기대했던 유가족들의 실낱같은 희망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유가족 중에선 그날의 충격으로 인해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한 이들도 많다. 물론 복지부가 유가족의 PTSD 치료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기쁜 소식도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 해결을 위한 핵심 키를 쥐고 있는 국토부와 경찰의 미온적 대응에 유가족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24일 시사저널 취재진은 김성철 여객기참사 유가족협의회 추모사업부 상임이사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유가족들이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그날의 기억을 다시 회고하는 것이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이야기로 말미암아 여객기참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다시 환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 상임이사는 힘겹게 말을 꺼냈다. 아래는 김성철 상임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중앙 언론과 정부의 관심이 많이 식은 것 같은데.

"마음이 많이 아프다. 대신 11월1일 용산에서 집회를 기획하고 있다. 광장에 모여 망인들의 영정 사진을 들고 전쟁기념관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유가족 전체가 거리로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이 될지 마지막이 될지는 모르겠다. '300일을 기다렸다. 더 이상 기다릴 순 없다'는 취지다."

복지부에서 PTSD 치료 비용 전액(관련 기사☞[단독] 복지부, 여객기참사 유가족 PTSD 치료 비용 연내 지원 검토)을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도부터 치료비를 소급해 받을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받으라는 설명을 복지부에서 해왔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국토부에선 연락이 왔는가.

"장관이 11월10일 전에 무안에 내려 오기로 했다. 저희가 국토부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조사 결과에 관한 질의를 했는데 이에 대한 답을 이날 받을 것 같다. 유가족이 부탁했던 것은 조사 중단을 하고 사조위를 독립시켜달라는 내용이다. 또 사조위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유가족에게 다 공개해달라는 내용도 있다."

공청회를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공청회도 저희는 거부하고 있다. 공청회를 하게 되면 조사를 했다는 시늉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희가 원하는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공청회를 진행하는 것이 순서상 맞다. 심지어 공청회를 개최하면서 내건 조건이 '유가족이 원하는 전문가를 참석시켜도 되지만, 유가족은 질문을 하지말라'는 것이었다."

최근에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고 들었다.

"기부 물품이 최근 저희 측에 도착했다. 그런데 박스를 열어보니 유통기한이 지난 과자와 마시다가 남은 우유와 음료수가 있었다. 버려야 할 음식을 저희에게 보낸 것이다. 오늘 또 같은 내용의 박스 두 개가 왔다. 저희가 공항에 투숙을 하고 있어서 이런 물품을 보낸 것인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제주항공과는 소통하고 있는가.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국토부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에 조심스럽다고 한다. 하지만 3일 전에 제주항공에서 저희 유가족을 찾아왔고 다음에 또 단체로 저희에게 인사하러 오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공항에서 투숙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닐 것 같다.

"양쪽 귀와 어깨가 나갔다. 팔도 올라가지 않는다. 다른 유가족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생계가 끊긴 유가족분들도 있는가.

"참사 직후 병원에 입원한 유가족도 있고, 칩거에 들어간 분들도 있다. 저도 일상에 금방 복귀할 줄 알았으나 몸과 마음이 더 힘들어져 일을 그만뒀다. 시간이 쌓일수록 울분이 커지는 것 같다."

정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가족이 품은 '왜'라는 질문에 답을 해줬으면 한다. 또 국민들께도 저희가 보상금 때문에 공항에 투숙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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