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님 빨리”…정부 성토 대신 재개발 촉구 쏟아진 국힘 부동산 현장회의

국민의힘이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며 마련한 자리에서 주민들은 재개발 사업을 빠르게 추진해 달라는 요구를 쏟아냈다.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듣고 이를 알리기 위해 꾸려진 행사가 주민들의 재개발 촉구 대회처럼 진행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위원장을 맡은 국민의힘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24일 첫 현장 방문으로 서울 노원구 상계5 재정비촉진구역을 찾았다. “한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지붕이 내려앉을”(허원무 상계5구역 재개발조합장) 정도로 노후화된 지역은 2005년 뉴타운지구로 선정됐으나 시공사 선정 문제 등으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국민의힘은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재개발이 어려워져 해당 구역의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지역을 첫 현장 방문 장소로 택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국민의힘에 10·15 대책에 대한 비판이나 어려움을 토로하기보다, 서울시에 재개발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데 집중했다. 허원무 조합장은 이날 행사에 동행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크게 바라지 않는다. 올해가 지나기 전에 건축심의가 승인 날 수 있게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들도 오 시장에게 “나이가 80이 넘는다. (사업 관련) 확고한 답을 주고 돌아가 달라”,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고 발언했다.
질문에 장동혁 대표가 답하려고 하자 ‘오세훈 시장에게 질문한 것’이라며 마이크를 오 시장에게 넘기라는 주민도 있었다. 장 대표는 “여기 계신 분들 대부분의 관심은 20년 가까이 재개발 사업이 안 돼 빨리 일단 문 열고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는 말씀에 집중돼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오 시장은 “여러분들이 이번 정부 조치에 앞으로 가져올 후폭풍, 단점은 아직까지 피부로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이날 10·15 대책과 관련한 질문은 행사 막판에서야 나왔다. 한 주민이 ‘10·15 대책이 재개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해달라’고 물은 것이다. 이에 오 시장은 “쉽게 얘기하면 집을 팔고 나가 판 돈으로 생활하고 싶은 분도 계시는데 못 판다.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사고파는 게 불편하게 바뀐 것”이라며 “앞으로 여러분들이 조합을 유지하고 다음 단계로 가는데 장애사유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10·15 대책으로 생겨난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행사는 사실상 ‘재개발 민원’을 듣는 자리가 되었지만, 국민의힘은 성공적인 현장 방문이라고 자평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초 방향도 현안 청취가 급선무였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현장의 애로사항 청취라는 의미가 있었다”며 “마지막 질문에서 나왔듯이, 10·15 정책의 문제점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굉장히 의미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날 “10·15 대책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정책으로는 집값을 잡지 못하고 여기 계신 분들처럼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집 한 채 원하는 분들 꿈도 다 허물어버리는 정책”이라며 “소수 야당이긴 하지만 부동산 정책을 철회할 수 있도록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갭투자 의혹을 받아 사과한 이상경 국토부 1차관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내로남불하는 국토부 차관을 비롯한 관련 공무원부터 즉각 경질하는 것이 정책 방향의 시작”이라고도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10·15 부동산 정책이 ‘수요 억제’ 정책이라며 ‘공급 확대’가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절차가 복잡하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공공 주도 공급확대 대신 민간 중심의 공급확대가 답이라는 입장이다. 재건축·재개발과 관련해 용적률 상향 등 유인책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를 여야합의로 신속처리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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