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中 4중전회, 시진핑 4연임 무게… 후계자 지명 없이 9명 군 고위간부 숙청”

유진우 기자 2025. 10. 2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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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장성민 임명
‘푸젠방’ 몰락, ‘산시방’ 부상

중국 공산당이 23일(현지시각) 나흘 일정을 마치고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폐막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회의를 ‘후계자’와 ‘숙청’ 두 단어로 요약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4중전회에서 차기 지도자에 대한 암시를 하지 않았다. 대신 시 주석 본인 1인 지배 체제를 공고히 하고, 2035년 중장기 목표 달성을 재확인했다. 이는 시 주석 4연임(2027~2032년)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는 신호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4중전회 직전 군부 핵심 9명을 대규모 숙청하고, 공석이던 중앙군사위원회(CMC) 부주석 자리에 ‘반부패 사령탑’ 장성민을 임명했다. 시 주석이 본인 측근까지 잘라내는 ‘피의 숙청’으로 군 장악력을 재확인하고, 장기 집권 토대를 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번 4중전회에서 중국 공산당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15차 5개년 계획 권고안을 승인했다.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5년 임기 중 7차례 열린다. 4중전회는 통상 당 통치 이념을 다루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경제 계획을 논의했다. 지난해 가을 열렸어야 할 3중전회가 1년 가까이 미뤄진 여파다.

당초 언론은 2027년 열릴 제21차 당 대회 권력 구도에 주목했다. 중국 공산당은 5년마다 한 번씩 당 대회를 열어 최고 권력을 결정한다. 후계자 준비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2027년 후계 구도를 논하려면 지금쯤 후보자들이 등장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 4중전회에서 시 주석 후계자로 볼 만한 인물 발탁이나 암시는 전무했다. 오히려 회의 결과는 시 주석 ‘핵심’ 지위와 2035년 장기 목표 달성을 강조했다.

20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회의 직전이었던 18일 중국 국방부는 허웨이둥(何衛東)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먀오화(苗華) 전 정치공작부 주임 등 9명 상장(대장급)을 당에서 제명한다고 발표했다. 공식 이유는 심각한 직무 관련 범죄와 대규모 부패 혐의다. BBC 등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이 중앙군사위에서 9명을 한꺼번에 제명한 것은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규모 군부 숙청 사례다.

특히 허웨이둥 숙청은 충격파가 크다. 그는 시 주석에 이어 군복 입은 군인 중 서열 2위이자,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위원 자리도 겸임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문화대혁명(1966~1976년) 이후 현직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숙청된 사례는 허웨이둥이 처음이다. 먀오화 역시 군 사상과 인사를 총괄하던 핵심 인물이었다.

숙청된 9명 중 상당수는 시 주석이 푸젠성(福建省) 근무 시절 인연을 맺고 직접 발탁한 ‘푸젠방(福建帮)’으로 분류된다. 허웨이둥, 먀오화, 린샹양(전 동부전구 사령관) 등은 모두 대만과 마주한 푸젠성 샤먼에 본부를 둔 제31집단군(현 73집단군) 출신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본인이 직접 뽑은 측근들에 대한 인사 실수를 인정하고 쳐낸 모습이라고 평했다.

4중전회에서 중국 공산당은 허웨이둥 낙마로 공석이 된 CMC 제2부주석에 장성민(張升民·67) 위원을 임명했다. 군 검찰총장 격 인물을 군 2인자로 승진시킨 파격 인사다. 장 신임 부주석은 1958년생으로 시 주석과 같은 산시성(陕西省) 우궁현 출신이다. 그는 1978년 입대해 란저우군구 등에서 복무하다, 2017년 1월 중앙군사위 기율검사위 서기를 맡아 8년간 군 반부패 숙청 작업을 이끌었다. 로이터는 “장 부주석이 시 주석 반부패 드라이브 핵심 표적이던 로켓군(전 제2포병)과 총후근부에서 근무하면서도 살아남았다”며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을 철저히 검증받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장유샤(앞) 중화인민공화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인물이 장성민, 류진리, 허웨이둥, 리상푸, 먀오화 등 중앙군사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강도 높은 군부 숙청 배경으로 부채 청산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FP는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 부패 실상을 목격한 뒤 인민해방군 전력, 특히 첨단 방산 무기를 다수 다루는 로켓군 장비 조달 비리를 대대적으로 조사했다고 분석했다. 9명 장성 숙청이 이 조사 연장선에 있다는 해석이다.

둘째는 ‘권력 투쟁’이다. 미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은 이번 사태를 군 원로 ‘태자당(太子党, 혁명 원로 자제)’ 장유샤(張又俠) 제1부주석과 푸젠방 신흥 세력 간 암투로 분석했다. 장유샤 부친은 시 주석 부친 시중쉰과 같은 세대 혁명 원로다. 반면 허웨이둥, 먀오화 등은 고졸 학력으로 사병 입대해 밑바닥부터 올라온 인물이다. 디플로맷은 전문가를 허웨이둥(푸젠방)이 먼저 태자당 구역인 로켓군을 숙청하고 장유샤 측근 리상푸(전 국방부장)까지 제거하자, 장유샤(태자당)가 반격해 허웨이둥과 먀오화를 쳐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2022년 10월 7명이던 중앙군사위 위원은 리상푸, 허웨이둥, 먀오화가 숙청되면서 이제 4명만 남았다. 시진핑 주석과 이번에 새로 선임한 장성민 부주석을 제외하면 같은 태자당 출신 장유샤 부주석과 류전리 참모장 뿐이다.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닐 토머스 연구원은 WSJ에 “시진핑은 본인이 임명한 관료를 직접 제거하면서 평판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다”며 “스스로 엘리트 정치를 확고히 통제하고 있다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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