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민통선 범위 10㎞→5㎞’ 추진에 접경지 농민들 “전면 해제해야”

경기 김포와 파주, 강원 철원 등 접경지역 농민들이 정부의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선) 범위 축소 조정 추진에 대해 탁상행정이라며 전면 해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접경지역농민연합(농민연합)은 24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민통선 전면 개방요청’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접경지역농민연합은 경기 김포·파주·연천·포천, 강원 철원·화천·양구 등 접경지역 7개 시·군 농민 4000여명이 모여 지난달 출범한 연합단체다.
정부는 최근 민통선 내 주민들의 재산권과 기본권 등 보장을 위해 민통선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안규백 국방부장관은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대정부 질문에서 “1970년대 초엔 접경지마다 민통선을 군사분계선(MDL)로부터 27㎞, 20㎞, 15㎞, 10㎞ 떨어진 지점에 만들었지만, 이재명 정부에선 이를 5㎞까지 줄일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정전협정 이듬해인 1954년 2월 그어진 민통선에 대해 정부는 그간 군사보호시설보호법 개정 등을 통해 범위를 축소해왔다. 현행법상 민통선은 군사분계선 이남 10㎞ 이내에 지정하게 돼 있으나, 실제로는 지역별로 편차가 크고 일부 구간은 과도하게 넓게 설정돼 주민 재산권과 생활권이 지나치게 제한받고 있다.
농민연합은 이날 회견에서 “이미 김포·파주·연천·포천·철원 등 대부분의 민통선 지역이 군사분계선으로부터 5㎞ 이내에 위치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번 발표는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 형식적 조치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실제 경기 파주 민통선 내 통일촌과 해마루촌의 경우 MDL에서 직선거리로 1.5~2㎞에 불과하다.
김상기 접경지역농민연합 사무국장은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접경지역 주민과 농민들은 토지 이용 제한, 재산권 침해, 농업 생산 활동 제약 등 수많은 피해를 감내해왔다”며 “국방부의 이번 민통선 축소 발표는 현장의 실태를 외면한 탁상행정이며, 실질적인 규제 완화나 주민 삶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생색내기에 다름 없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어 “국방부는 민통선 축소 관련 구체적 법령 개정 여부와 추진 근거를 명확히 공개하고 민통선을 전면 해제해야 된다”며 “접경지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재산권 회복과 생활권 보장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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