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살인 사건’ 피고인 백모씨 대법서 무기징역 확정

박홍두 기자 2025. 10. 2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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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1·2심서 ‘사형’ 구형
지난해 7월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백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본도를 휘둘러 이웃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에 대해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를 받는 백모씨(37)에게 원심이 선고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1심과 항소심은 백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검찰은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사형을 구형했다.

2심 재판부는 “사형은 결국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궁극의 형벌로 국가가 사람 목숨을 앗아가는 극히 예외적 형벌인 점을 감안하면 특별한 사정 하에만 허용돼야 한다”며 “피고인의 행위를 비춰보면 사형을 선고하는 것에 대해 전혀 고려할 여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했을 때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하는 건 현재로선 적절치 않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무기징역이 너무 무겁다는 백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칼로 해를 가해서 사람을 살해했을 때 어떤 책임을 지는지까지 피고인이 판단 못 할 정도의 심신미약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범행의 중대성을 비춰봤을 때 심신미약이 인정돼도 형 감경 사유까지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범행 수단과 방법이 매우 중대하고, 피해자는 별도의 변명이나 저항도 못 하고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는 참혹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고인을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뿐 아니라 가족 일부가 범행을 옹호하는 태도를 보여 향후 재범 위험성도 중간 또는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가족들이 여러 차례 탄원서를 제출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내용을 충분히 봤고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도 “모든 살인 범죄에 사형을 선고할 수 없듯 살인 범죄라 해도 일정 기준에 의해 처리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결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앞서 백씨는 지난해 7월29일 밤 11시22분쯤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본도를 이웃 주민에게 휘둘러 숨지게 해 재판에 넘겨졌다. 백씨는 체포된 후 구속 전 피의 심문(영장실질심사) 당시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1심 재판 과정에서 “김건희, 한동훈, CJ가 지난 3년 동안 저를 죽이려 위협해 사건이 일어났다”며 ‘살인은 정당방위’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백씨는 직장에서 퇴사한 뒤 정치·경제 기사를 접하다 ‘중국 스파이가 대한민국에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는 망상에 빠졌고,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자주 마주치던 김씨가 자신을 미행하는 중국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중 백씨 측 요청으로 진행된 정신감정에서 의료진은 백씨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소견을 냈으나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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