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음성변환(TTS)과 독서의 권리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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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방식이 변했다.
이런 텍스트음성변환(TTS) 기능은 독서 경험을 넓히고 노인이나 시각장애인에게는 '읽을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적 장치가 된다.
유럽 내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은 정보취약계층에 TTS와 같은 기능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
법원은 특정 도서에 대해 전자책 유통사가 TTS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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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방식이 변했다. 최근 크롬 브라우저는 '소리 내어 읽기'를 도입해 단어가 화면에 강조 표시되고, 음성 유형과 속도도 조정할 수 있다. 이런 텍스트음성변환(TTS) 기능은 독서 경험을 넓히고 노인이나 시각장애인에게는 '읽을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적 장치가 된다.
유럽은 6월부터 '유럽 접근성법(European accessibility act)'을 시행해 전자책과 단말기에 접근성 준수를 의무화했다. 유럽 내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은 정보취약계층에 TTS와 같은 기능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시각장애 학생 ‘로이 파얀(Roy Payan)’과 ‘포샤 메이슨(Portia Mason)’이 TTS 기능이 차단된 전자 교재를 사용해 학업에서 차별을 받았다며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장애인 차별로 판단했고, 캘리포니아 주립대학(CSU)은 이후 납품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접근성 기준을 충족해야만 계약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국도 이러한 흐름을 따르고 있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디지털포용법' 제19조는 지능정보서비스 접근성 보장의 범위에 전자출판물을 포함하여, 전자출판물의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법적으로 의무화했다. '지능정보화기본법'이 웹 접근성과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의 근거가 되었고,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장애인편의증진법'이 공공서비스 전반의 접근성을 규정하듯 전자책 독서 환경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최근 불거진 밀리의서재와 윌라 간 오디오북 소송은 이런 맥락에서 주목할 만하다. 윌라는 자사의 오디오북 배타적 발행권이, 밀리의서재의 TTS 기능 제공으로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1심은 패소했지만 2심은 승소했다. 법원은 특정 도서에 대해 전자책 유통사가 TTS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TTS라는 기능이 지닌 사회적 가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저작권 보호와 접근성 보장은 제로섬이 아니다. 저자, 출판사와 플랫폼이 협력하여 배타적 발행권 보호와 공익적 TTS 보장을 조화시키는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 역시 '디지털포용법'을 계기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독서 환경을 지원해야 한다.
TTS를 막는 것은 인공지능 시대의 독서권을 차단하는 행위다. 향후 법적 판단과 사회적 논의가 어떤 균형점을 찾아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장보성 대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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