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시드니 꿈꾸는 포항”…대한민국 넘어 글로벌 관광도시로
영일만관광특구 일원 2034년까지 1조3천억 원 투입
복합마리나, 특급호텔 등 건립 추진…도심·해변·항만 등 입지 여건 뛰어나

포항은 경북도 해안선 536.9㎞의 약 38%에 해당하는 203.7㎞의 해안선을 보유한 도시다. 여기에 한반도 최동단 호미곶과 과메기 등 역사·문화·먹거리 자원이 풍부해 해양 관광지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
포항시는 이러한 자원을 한데 묶어 '체류형 관광벨트' 구상을 마련했다. 바다와 도심의 관광자원을 연결하고, 민간 투자까지 끌어들이는 종합 로드맵이다. 시는 자체 타당성 조사를 거쳐 중앙부처에 계획을 제안하고 협의체를 꾸려 실행력을 높였다. 이 전략의 대표 성과가 영일만관광특구 일원에서 추진하는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 사업이다.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정부 공모 선정 쾌거
포항시는 지난 7월 총사업비 1조3천억 원 규모의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 사업 정부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해양수산부가 추진한 공모는 민간 투자를 유치해 국내 대표 해양관광거점을 육성하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도시 전역을 관광·산업 플랫폼으로 설계하고, 지역 일자리와 경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공모 심사 과정에서 포항은 도심과 해안이 맞닿은 전국 유일의 도심형 해양관광벨트를 갖춘 곳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해수욕장, 마리나, 특급호텔, 항만, 공항, KTX역이 모두 20분 내 접근 가능한 도심형 입지 조건을 갖춘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공모 주요 사업은 환호 영일대에서 송도 구도심으로 이어지는 해양관광 동선을 따라 전개된다.
이 사업은 민간투자사업 1조1천523억 원에 정부 및 지자체 2천억 원의 재정 사업을 매칭해 2034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재정사업으로는 환호공원 해양예술 거점 조성과 복합마리나가 구축된다.
글로벌 해양경관 특화, 송도 복합 해양문화관광시설 건립, 송도솔숲, 포항운하 명소화도 추진된다.
민간투자사업으로는 해양레저지원센터와 대관람차, 특급호텔, 옛포항역 복합개발 등 9개 사업이 연계된다. 기존 해양관광 개발은 어촌뉴딜, 마리나, 해양치유센터 등 개별 기능 위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거점 간 연계 부재, 짧은 체류일, 민간 투자 지연 등 구조적 한계가 반복됐다. 하지만 이번 사업은 외형적 구조는 비슷하지만, 질적으로는 크게 다르다.
'한국형 칸쿤'이라는 장밋빛 구호보다는 차별화된 해양 콘텐츠 개발이 핵심이다. 포항만의 독특한 해양문화와 음식, 예술, 그리고 다채로운 체험을 결합한다. 나아가 도시 전체를 하나의 해양관광 플랫폼으로 설계한다는 전략이다. 단순한 관광지 조성에서 벗어나 장기 체류와 지역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도정현 도시계획과장은 "리조트 하나 더 짓는다고 체류가 늘어나지 않는다"며 "해양관광의 산업화·복합화·체류화를 통해 도시형 해양경제 모델을 구축하면서 지역경제 구조 전환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항형 해양관광 정체성 확립 관건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 사업은 기존 관광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추진된다. 사업 구역 전체를 신규로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시 신규 시설을 도입하는 방식이다.
포항은 환호공원~영일대~송도 해변을 잇는 도심형 해양관광벨트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안선을 따라 특급호텔, 복합 마리나, 해양예술공간, 대관람차 등을 배치해 구도심 상권과 연계한다.
철강산업 유산과 예술·문화 콘텐츠를 접목해 '생활형+관광형' 브랜드도 구축한다. 또 기존에 호미곶에 유치한 골프장‧리조트 등 4개 민간사업(약 1조3천억 원)과 연계해 사업범위를 확대한다. 이를 통해 도시 전역으로 관광 동선을 확장하고 사계절 체류형 해양관광도시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공모 사업이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도 크다. 사업이 본격화되면 약 2천700억 원 규모의 생산 유발효과가 기대된다. 1만6천여 명의 취업 유발효과, 1천100억 원대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도 예상된다.
핵심은 민간 투자 현실화다. 포항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 사업은 1조1천500억 원 규모의 민간 투자가 계획돼 있다. 하지만 건설 경기 침체와 자본조달 부담 등으로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 또한 크다. 앞서 지난 7월 사업 허가 이후 7년 넘게 끌어온 포항 민간 해상케이블카 건립사업이 무산되기도 했다.
허정욱 도시계획국장은 "지역 전략과 부합하는 투자가 계획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단계별 점검체계를 마련하고, 국비 지원과 연계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문 인력 양성도 시급하다. 아무리 뛰어난 시설을 갖추더라도 이를 운영하고 관리할 전문가가 없다면 그 가치는 온전히 발휘될 수 없다. 현재 지역 내 해양레저관광 분야 경영이나 관리, 마케팅을 담당할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대학과 산업계가 연계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맞춤형 인력 양성 기반이 필요하다. 여기에 관련 사업을 장기적으로 책임감 있게 이끌어갈 전문 공무원 양성도 시급하다.
지역 거버넌스 참여도 중요하다. 주민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마을축제, 어촌체험, 청년예술 프로그램 등이 수익구조 안에 포함돼야 한다. 또 지역 내 다양한 산업과 관광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체계를 마련해야만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공원식 포항지역발전협의회장은 "지역 관광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면서 "지역경제와 주민생활에 함께 이익이 돌아가야 진짜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정책 효율성 제고를 위한 규제특례 활용 또한 필수 요소다. 공유수면 점용 규제, 건폐율·용적률 제한 등은 개발을 가로막는 병목 지점이다. 이는 정부가 지역별 인센티브를 차등 적용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포항의 스마트 마리나 시범지구 지정이 대표 사례다.
지방정부가 자체 조례를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도 요구된다. 해양관광특구 지정 확대, 해양생태계 보전과 관광 개발 간 균형 유지도 중요한 정책 과제다.
전략적 글로벌 시장 접근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내수 시장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글로벌 전략을 수립해 해외 수요를 끌어와야 한다. 크루즈 네트워크 확대, 국제 회의 및 스포츠 이벤트 유치, 한류 마케팅 등이 추천할 만한 정책이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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