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시장 ‘품종의 시대’…취향 따라 고른다

김인경 기자 2025. 10. 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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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광진구 롯데마트 강변점.

사과매대에 진열된 봉지포장품 7종 가운데 5종이 '아리수' '시나노골드' '황옥' 등 품종명을 내세웠다.

'사과 샘플러'로 이름 붙인 팩포장품엔 '홍옥' '시나노스위트' '양광' 등 6개 품종 사과가 품종별로 한개씩 들어 있었다.

이마트 역시 현재 '아리수' '감홍' '시나노골드' 등 품종명을 앞세운 사과 소포장제품을 주력으로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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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수’ ‘양광’ 등 중생종 약진
‘제철 코어’ 흐름 타고 수요 뚜렷
‘후지’ 공백기 농가수취값 제고
10월 한달간 반짝 마케팅 활기
21일 서울시내 한 롯데마트 매장에서 판매 중인 ‘사과 샘플러(혼합사과 6종)’ 팩제품. ‘아리수’(왼쪽 맨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시나노골드’ ‘양광’ ‘홍로’ ‘시나노스위트’ ‘홍옥’ 사과가 한개씩 담겨 있다.

21일 서울 광진구 롯데마트 강변점. 사과매대에 진열된 봉지포장품 7종 가운데 5종이 ‘아리수’ ‘시나노골드’ ‘황옥’ 등 품종명을 내세웠다. ‘사과 샘플러’로 이름 붙인 팩포장품엔 ‘홍옥’ ‘시나노스위트’ ‘양광’ 등 6개 품종 사과가 품종별로 한개씩 들어 있었다. ‘#붉은 빛깔 #새콤한 맛(‘홍옥’)’ ‘#단단한 과육 #새콤달콤(‘양광’)' 등 품종별 특성 설명도 눈길을 끌었다.

10월 사과시장은 이른바 ‘품종 전성시대’다. 업계에 따르면 만생종 ‘후지’가 본격적으로 출하하기 이전인 이 시기엔 ‘홍로’ 말고는 ‘잡사과’로 통칭돼온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품종에 대한 지식이 늘어나고 ‘제철 코어’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비주류로 여겨졌던 품종 이름이 브랜드 등 제품 전면에 활용되는 모양새다.

이마트 역시 현재 ‘아리수’ ‘감홍’ ‘시나노골드’ 등 품종명을 앞세운 사과 소포장제품을 주력으로 판매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10월은 조생종에서 만생종으로 출하 주력 품종이 넘어가는 시기인데 이때를 중심으로 중생종 사과 품종을 취급하려는 움직임이 유통업계에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일부 중생종 품종은 과거엔 한정 판매 수준으로 공급이 제한적이었지만 최근엔 소비가 늘어나선지 생산기반이 안정되면서 꾸준한 물량을 취급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농협하나로마트는 최근 ‘감홍’ 사과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과계의 에르메스로 알려진 이 품종이 맛을 중시하는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다.

우성곤 농협경제지주 농산물도매부 사과 상품기획자(MD)는 “‘후지’사과 당도가 13∼14브릭스(Brix) 수준이라면 ‘감홍’은 16브릭스로 단맛이 강하다”면서 “맛볼 수 있는 기간이 3주일 남짓으로 짧은데, ‘후지’보다 소매가격 기준 30% 정도 비싼 값에 거래될 만큼 수요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산지도 반가워하는 분위기다. 이상복 충북원예농협 거점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센터장은 “9월말 여름사과와 ‘홍로’ 출하가 마무리되고 11월초 ‘후지’가 본격적으로 나오는데 주력 품종 공백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시기에 여러 품종이 주목받으면서 농가수취값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비성향 이면에는 특정 시기에만 나오는 음식·콘텐츠 등을 즐기는 현상인 제철 코어 열풍이 자리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세분화하면서 일년 중 딱 이때만 맛볼 수 있다는 희소성에 소비자들이 열광한다는 것이다.

정보가 넘쳐나면서 과거보다 똑똑해진 ‘스마트 컨슈머’의 등장이 이런 흐름을 이끌었다는 해석도 있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이제 소비자들은 기후변화로 과일의 주산지가 이동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특히 해외여행을 자주 가 과일을 품종별로 맛본 젊은 소비자들이 품종별로 맛의 차이를 인식해 사과를 포함한 과일류에서 희소하고 특수한 품종을 찾는 사례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과시장의 품종 전성시대는 시기적으로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대체적이다. 최원재 농협경제지주 농산물도매부 과일팀장은 “‘양광’ ‘홍옥’ ‘감홍’은 길어야 한달 정도만 출하되고 출하량이 적어 이같은 품종 마케팅은 이달에만 반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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