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출퇴근 때 필수”… 시민의 발이 된 따릉이

김영우 기자 2025. 10. 24.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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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10년, 누적 이용 2억5000만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직장인들이 따릉이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가고 있다. /김지호 기자

14일 오후 5시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한 ‘따릉이(서울시 공공 자전거)’ 대여소. 자전거 168대가 서 있었다. 오후 5시 30분.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근처 대기업 등에서 나온 직장인들이 하나둘 따릉이 대여소를 찾기 시작했다. 오후 6시가 되자 경쟁이 치열해졌다. 퇴근한 직장인들이 대여소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남은 자전거를 잡기 위해 자전거 바구니에 서류 가방을 던지는 남성도 있었다. 그는 “오늘은 따릉이가 남아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중얼거리며 지하철 마곡나루역을 향해 페달을 밟았다. 자전거가 빼곡하게 서 있던 대여소는 오후 6시 30분쯤 텅 비었다.

올해로 ‘따릉이’가 도입된 지 10년. 달라진 서울 풍경이다.

그래픽=김현국

따릉이는 스마트폰에 앱을 깔고 요금 1000원(1시간)을 내면 탈 수 있다. 서울 시내 대여소는 2780곳으로 촘촘히 있어 쉽게 빌리고 반납할 수 있다. 자전거는 4만5000대다. 오세훈 시장이 2010년 여의도와 상암동 일대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2015년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운영 첫해인 2015년 11만3000건이었던 이용 건수는 지난해 4385만건으로 400배가 됐다. 누적 이용 건수는 올해 2억5000만건을 돌파했다. 앱 회원 수는 506만명으로 서울 시민 2명 중 1명이 따릉이 회원이다.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 인근 한 빌딩앞 따릉이 이용소 모습./김지호 기자

시범 운영 당시에는 “자전거 타기 불편한 서울에선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이젠 ‘서울 시민의 발’로 거듭났다. 시민들은 “버스는 잘 안 다니고 택시 타기엔 아까운 단거리 구간을 따릉이가 메워주고 있다” “자전거가 출퇴근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 ‘교통 이용 통계 보고서(2025년 8월)’를 보니 평일과 주말 이용 패턴이 달랐다. 시민들은 평일에는 출퇴근용으로, 주말에는 레저용으로 따릉이를 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일 따릉이를 가장 많이 빌린 시간은 오후 6~7시였다. 하루 평균 1만3739건(11.5%)으로 집계됐다. 이어 오후 5~6시(9900건·8.3%)와 오전 8~9시(9837건·8.2%)가 뒤를 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따릉이를 가장 많이 타는 세 시간대가 모두 출퇴근 시간”이라며 “따릉이가 교통수단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지호 기자16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따릉이(서울시 공공 자전거)’ 대여소에서 퇴근길 직장인들이 자전거를 빌리고 있다. ‘따릉이’는 올해 정식 도입 10년을 맞았다. 운영 첫해인 2015년 11만3000건이었던 이용 건수는 지난해 4385만건으로 400배가 됐다. 누적 이용 건수도 올해 2억5000만건을 돌파해 ‘서울 시민의 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평일 오후 6~7시 기준 대여량이 가장 많은 대여소는 마곡나루역 2번 출구(하루 평균 82건)였다. 이어 송파구 롯데월드타워(74건), 마곡나루역 5번 출구(60건), 마곡나루역 3번 출구(54건),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대륭포스트타워6차(49건) 등 순으로 많았다. 영등포구 영등포구청역과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역도 대여량이 많았다. 여의도는 퇴근 시간이 빠른 금융권 직장인이 많아 오후 5~6시에 이용객이 몰렸다.

눈에 띄는 건 마곡이다. 마곡나루역은 2·5·3번 출구에 있는 대여소 세 곳을 합치면 하루 평균 196건이었다.

지난 14일 오후 6시 마곡나루역을 찾아 대여소 3곳을 확인해 보니 1시간 만에 자전거 209대가 사라졌다. 17초에 1대꼴이었다. ‘대여 전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마곡 일대에는 LG, 롯데, 코오롱, 넥센, 이랜드 등 기업이 입주해 있다. 그러나 신도시라 버스 노선이 부족하고 마곡나루역까지 걸으면 15분 안팎이 걸린다. 대여소에서 만난 조모(35)씨는 “마곡은 언덕이 없고 자전거 도로가 잘 깔려 있어 따릉이가 택시보다 효율적”이라고 했다. 강서구 등촌동에서 마곡동까지 매일 따릉이로 출퇴근한다는 변혜원(39)씨는 “마곡은 따릉이 대여소가 많아 반납 걱정 없이 탈 수 있다”고 했다.

주말에는 오후 6~9시에 따릉이를 빌리는 사람이 많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저녁 먹고 나와 야경을 보며 따릉이를 타는 시민이 많다”고 했다. 주말에 붐비는 대여소는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마포구 한강버스 망원선착장, 강서구 마곡나루역, 용산구 노들섬 등이었다.

지난 10년간 따릉이를 가장 많이 탄 사람은 마포구에 사는 A씨였다. A씨는 2015년 7월부터 지난 21일까지 따릉이를 2만2841번 빌려 탔다. 하루 평균 6번꼴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외근이 잦은 직장인이거나 대리·배달 일을 하는 시민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난달 따릉이를 1000㎞ 이상 탄 사람은 13명으로 집계됐다. 1등은 1574㎞였다. 하루 평균 52㎞를 탄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말에 한강을 따라 경기도나 인천까지 다녀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2017년에는 따릉이를 타고 ‘국토 종주’를 한 대학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하철과 따릉이를 섞어서 이용하는 시민도 있다. 성동구 금호동 집과 마포구 공덕동 회사를 오가는 직장인 정모(34)씨는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다 중간에 내린 뒤 따릉이를 타고 집까지 간다”며 “미어터지는 지하철 안에서 낑낑대기보다 상쾌하고 운동도 돼 좋더라”고 했다.

따릉이도 불편은 있다. 대표적 민원이 ‘따릉이 쏠림 현상’이다. 출근 시간에는 회사 근처 대여소에 따릉이가 쌓이는 반면 아파트 근처엔 탈 자전거가 없다. 퇴근 때는 반대 현상이 벌어진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시민 참여 재배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객이 적은 대여소에서 따릉이를 빌려 이용객이 많은 곳에 반납하면 따릉이 이용권을 살 수 있는 마일리지를 주는 제도다. 한 번 참여할 때마다 마일리지 100원을 준다. 지난달 말까지 5개월간 6만1000여 명이 참여했다.

매년 100억원이 넘는 적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적자가 크니 시설 투자에도 한계가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적자 규모가 크긴 하지만 시민 건강 증진, 대기 질 개선, 교통량 감소 등 효과를 감안하면 얻는 게 더 많다고 본다”고 했다. 서울시는 다음 달 ‘따릉이 3시간권’을 출시하는 등 따릉이 서비스를 향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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