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며 지켜온 삶… “독서, 고정된 세계 확장시켜”

김진형 2025. 10. 2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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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강원도에서 군복무 중이던 양정근 변호사는 제1회 군장병 독후감·군인가족 생활수기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인생에서 가장 외로움을 느낄 수 있는 군생활 시기에 그는 책을 읽고 글을 썼고, 그해 사법시험에도 합격했다.

강원도민일보, 강원도, 육군 지상작전사령부가 주최하는 군장병 독후감·군인가족 생활수기 공모전이 올해로 10회를 맞은 가운데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양정근 변호사는 "변호사는 누군가를 최후에 지켜주는 사람이다. 그 점에서 군인과 닮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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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양정근 변호사
군장병 독후감 공모 첫해 대상
10년전 군생활 중 사법시험 합격
“좋은 글쓰기 내 질문에 답하는 것”
26일까지 본지 주최 공모전 접수

2016년 강원도에서 군복무 중이던 양정근 변호사는 제1회 군장병 독후감·군인가족 생활수기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인생에서 가장 외로움을 느낄 수 있는 군생활 시기에 그는 책을 읽고 글을 썼고, 그해 사법시험에도 합격했다. 그로부터 10년, 그는 형사·기업 사건을 오가며 마지막 권리를 지키는 변호사가 됐다.

강원도민일보, 강원도, 육군 지상작전사령부가 주최하는 군장병 독후감·군인가족 생활수기 공모전이 올해로 10회를 맞은 가운데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양정근 변호사는 “변호사는 누군가를 최후에 지켜주는 사람이다. 그 점에서 군인과 닮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철학과를 나온 그는 대학원에서 ‘당위’를 공부하다 법철학과 인연을 갖게 돼 사법시험을 도전했었다. 법 공부는 힘들었고 술과 게임으로 지낸 시간이 있었던지, 탈락의 고배를 몇 번 들이켰다. 역설적으로 군생활로 다져진 규칙적인 생활이 오히려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삶에는 합격도 불합격도 없기에. 삶은 변증법이 아닌 생생히 살아 있는 그 무엇이기에. 행군 중 나타난 엄청난 경사의 산등성이에도 한 명의 낙오 없이 전진하는 동료들을 쫓아 나 역시 근육을 팽팽히 조이며 부지런히 발을 옮겼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고 쓴 그의 수상작 ‘보자, 보이자, 받아들이자’의 일부다. 수상 이후 그가 받은 가장 큰 선물은 ‘시간’이었다. 절박했던 시기에 포상휴가를 통해 공부할 시간을 벌었고, 사법시험 폐지 1년여를 앞두고 결국 합격했다. 그는 “성공이 됐든 실패가 됐든 당시에는 크게 느껴졌지만, 지나고 보면 모든 것이 삶의 일부였다”고 회상했다.

그가 맡은 사건 중 가장 큰 이슈는 2021년 한강 대학생 실종사건이었다. 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피의자로 지목된 고인의 친구를 변호했던 그는 쏟아지는 악플과 불면증에 시달려야만 했다. 온갖 음모론이 벌어지는 현실에서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법은 승패를 가리는 일이지만, 세상은 더 복잡하다. 그는 “억울한 사람의 편에 서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사건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단순한 ‘당위’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보면, 언제나 다양한 사정과 진심이 있다”고 했다. 이어 “세상이 외면해도 자기 편 하나쯤 있어야 한다는 마음, 그런 의식이 살아가는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통해 외로움을 견뎌냈다는 그는 독서의 의미를 전했다. 법은 이미 존재하는 세계의 해석이라면, 독서는 고정된 세계를 확장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독후감에 대해서는 “서평을 쓰면 휘발되기 쉬운 생각을 붙잡고 자신 또한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 질문을 구체화하고 그 질문에 대한 나름의 대답을 내놓는 것이 좋은 글쓰기가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군장병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도 있었다. 양 변호사는 “군생활은 힘든 일이지만 공동체의 구성원이자 시민으로서 자신에게 부여된 일을 다했다는 묘한 자부심이 생긴다. 자기 한계를 감내하고,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10회 군장병 독후감·군인가족 생활수기 공모전은 강원지역 군장병과 군인가족을 대상으로 26일까지 작품을 접수한다. 김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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