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 특효약’ 떠오른 캠핑장?…청량산 수원캠핑장 조성 뒷얘기 [오상도의 경기유랑]
9년 교류 끝에 ‘소멸위험지역’ 봉화와 상생 맞손…경제효과↑
‘사익 초월’ 지자체 협력…시·군의회는 혈세 논란에 발목 잡아
수원시민·봉화군민에게 캠핑체험 반값…가까스로 추경 통과
인구 119만의 수원특례시가 상생을 위한 도전에 나섭니다. 인구 2만8900여명의 ‘소멸 고위험군’ 경북 봉화군과 손잡고 캠핑장 조성을 통해 농촌 지역 되살리기에 뛰어들었습니다.
경기도의 수부도시(首府都市) 수원에는 연간 15만명(연인원)의 캠핑 수요가 있다고 합니다. 이 중 4만명이 봉화군의 캠핑장을 방문하면 10년간 100억원 이상 시민과 시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이곳을 이용하는 수원시민에게는 50% 할인 혜택까지 주어집니다.

수원시는 이 사업에 지금까지 21억원을 투입했습니다. 청량산박물관, 청량사, 백두대간수목원, 산수유마을, 백두대간 협곡열차 등 주변에 명소가 즐비한 이 캠핑장은 조만간 ‘핫플레이스’로 등극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 개장한 캠핑장은 데크야영장(9면)·파쇄석야영장(3면) 등 오토캠핑존 12면과 카라반(6면)·글램핑(7면) 등 숙박시설 18면을 갖췄습니다. 정원길, 바닥분수, 놀이터, 잔디마당 등 조경·놀이시설과 화장실, 샤워실, 개수대, 세면장 등 편의시설도 있습니다.

수원시의 캠핑장 설비 개선과 위탁운영은 왜 두 지역에 도움이 될까요?
시는 도립공원·전통시장 탐방, 특산물 체험, 은어·송이·봄꽃 축제 연계 행사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캠핑장 운영을 통해 관광객 등 봉화군의 생활 인구를 늘리고 농특산물 소비를 증대해 위축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침입니다.


봉화군 인구는 1967년 12만명을 정점으로 지속해서 감소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출생자(46명)가 사망자(535명)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인구 자연감소가 심각한 상황이죠.

개장식에서 이재준 수원시장은 “인구 감소는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문제”라며 “청량산 수원캠핑장이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현국 봉화군수도 “수원시와 봉화군이 협력해 만든 캠핑장이 두 도시 시민의 쉼과 교류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화답했습니다.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지만 사실 캠핑장 개설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가장 큰 장애는 시·군의회의 반대였습니다.
“굳이 봉화여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수요조사가 없었다”, “시민에게 돌아오는 실질적 혜택은 무엇이냐”는 반론이 줄을 이었습니다.
가까스로 올해 6월 수원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됐던 관련 예산이 본회의에서 복원됐습니다. 출석 의원 37명 중 찬성 19명, 반대 18명이었습니다.
‘예산 낭비’라는 시의회 야당의 지적에 이 시장은 속앓이를 해왔습니다.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과의 연대 모델을 만들겠다는 이 시장의 굳은 의지에도, 시의회에선 반대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오랜 설득 끝에 시의회는 “이 사업은 단순한 야영시설 조성이 아니라 인구소멸 대응, 지방 균형 발전, 도시와 지방 소도시 협력 모델이라는 정책적 상징성과 공공복지의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며 이를 수락했습니다.

개장식 참석을 위해 길을 떠나는 이 시장은 기자와 잠시 만나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습니다.
“캠핑장 운영으로 봉화군의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한편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생활하는 오도이촌(五都二村)식 삶을 시민에게 퍼뜨리겠다.”
특례시의 많은 시민에게 쉼과 치유의 삶을 전파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이 시장과 봉화군의 인연은 노무현 정부 때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도시계획을 가르치는 젊은 교수였던 이 시장은 정부가 파견하는 ‘도시활력사업 닥터’로 봉화에 파견됐습니다. 이곳에서 쇠락하는 농촌의 현실을 목도합니다.
이 시장은 “당시 봉화군이 연속 1등으로 대통령상을 받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로 초청했다”고 했습니다. 이런 인연은 수원시 부시장 취임 이후에도 이어집니다. 2015년부터 공직자들이 두 지역의 대표 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와 봉화송이축제를 번갈아 방문하며 우호 관계를 쌓았습니다.
이 시장은 “봉화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청량산 바로 앞이고 수원에서 2시간35분, 휴게소를 거치면 3시간 걸린다”며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최초의 지방자치 상생 모델”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대도시와 인구소멸 도시의 간극을 줄이고 지역 균형 발전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겠다. 이런 방식의 도농 간 상생을 앞으로 전국에 확산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수원시는 조만간 국회에 ‘공동협력 활성화 건의문’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인구감소 지역과 특례시 간 공동사업에 행정·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입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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