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희준 저격한 문지석 검사 “9분간 욕설·폭언…위증 걸리니 말장난”

이혜영 기자 2025. 10. 2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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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검사 “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 했지만 대검 안 움직여”
의혹 부인한 엄 검사 “주임검사 의견 들어 무혐의 처리한 것”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검찰의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 무마 의혹을 주장하는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가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가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현 광주고검 검사)으로부터 욕설과 폭언까지 들었다는 주장을 내놨다. 엄 검사는 무혐의 수사 가이드라인이나 증거 고의누락 의혹을 모두 부인했고, 양측 주장이 엇갈리면서 대질신문이 진행되기도 했다. 

문 검사는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올해 3월7일 엄 당시 지청장이 9분여간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대검찰청에 감찰 지시를 하고 사건을 재배당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후 5월8일 대검에서 당시 사건과 관련해 감찰 조사를 받았다"며 "해당 조서를 검토하기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했음에도 대검은 이를 불허했다"고 했다.

문 검사는 "당시 조서 말미에 '너무 억울해서 피를 토하고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누가 이 사건에서 잘못했는지 낱낱이 밝혀주십시오'라고 적었는데도 대검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며 "개인이 조직을 상대로 이의제기를 하는 것에 서러움과 외로움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지난 4월 무혐의·불기소 처분했다.

사건을 수사한 문 검사는 지난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지청장이었던 엄 검사와 김동희 당시 차장검사가 쿠팡에 무혐의 처분을 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문 검사는 자신과 주임검사 모두 쿠팡의 취업 변경 규칙이 불법이므로 기소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이를 상부에 보고했지만 김 차장은 '무혐의가 명백한 사건이고, 다른 청에서도 다 무혐의로 한다', '괜히 힘 빼지 말라 등의 발언을 하면서 회유했다는 게 문 검사의 주장이다. 또 엄 검사가 올해 2월 새로 부임한 주임검사를 따로 불러 쿠팡 사건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주장도 했다.

대검 감찰부는 문 검사가 진정서를 접수한 지 5개월 만인 지난 20일 해당 사건을 수사한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휘부와 부장검사, 담당 검사가 주고받은 검찰 내부망(이프로스) 쪽지, 대화 기록, 검사 업무용 PC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10월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엄 검사는 이에 대해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검찰이 권한을 남용해 민생을 파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며 "공직자 한 명의 개인적인 용기와 희생으로 다시 되돌린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엄 검사를 겨냥해 "무혐의 수사 가이드라인을 지시한 의혹, 근로감독관이 확보한 압수수색 결과를 고의로 누락시킨 의혹,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문 검사가 감찰받게 한 의혹 등이 세 가지가 있다"며 "대질신문 받아본 적 없죠? 오늘이 처음이겠네요"라고 압박했다.

그는 "주임검사 의견을 들어 신속히 처리키로 했다"는 엄 검사의 답변 이후 다시 문 검사에게 "방금 엄희준 증인의 얘기를 들었나. (이에 대한 의견을) 한번 말씀하라"고 했다.

이에 문 검사는 "엄 (당시) 청장이 위증 혐의에 걸렸고, 이를 모면하기 위해 속된 말로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되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엄 검사는 지난 17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도 글을 올리고 "문 검사의 악의적 허위 주장은 무고에 해당한다"며 의혹을 반박했다. 그는 "당시 주임검사는 (면담에서) 쿠팡 사건과 관련해 기소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저는 주임 검사의 의견이 그렇다면 유사 사안을 잘 검토해 신속히 마무리하자고 말했다"며 "주임검사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이고 강압적으로 무혐의 지시를 한 사실은 절대 없다"고 항변했다.

또 "올해 3월5일쯤 문 검사의 의견을 듣기 위해 김 차장과 문 부장을 지청장실로 오라고 해 논의했다"면서 "그 자리에서 문 부장도 무혐의로 처리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엄 검사는 이날 국회에서도 "주임 검사에게 무혐의를 지시하거나 가이드라인을 줄 사실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논란이 불거진 후 사건 주임 검사와 연락한 사실이 있냐는 질문에는 "언론 보도 대응 문제로 두차례 정도 통화했다"면서도 "보도된 내용이 오보라고 얘기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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