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100년 영화사 상징 '목포극장' 다시 시민 곁으로
극장 자리에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들어왔지만 모두 폐관
최영천 대표 "영화 로케이션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

"레디, 액션" 외침과 함께 슬레이트 내려치는 소리가 극장에 울려 퍼진다. 분주히 돌아가는 영사기, 빛을 받은 관객들의 표정….
지역의 100년 영화사를 품은 '목포극장(목포시 영산로 59번길)'에서 마주한 풍경들이다. 1926년 문을 연 뒤 2008년·2013년 거듭 문을 닫는 등 흥망성쇠를 거듭한 목포극장이 오는 31일 재개관 행사 '나이롱 극장'을 통해 관객들을 다시 맞이한다.
지역민의 기억에서 사라질 뻔했던 극장이 생명력을 얻은 건 최근이다. 새 인수자가 나타나 영화 상영 공간은 물론 로케이션(촬영지), 청소년 교육, 공연 등 다목적으로 활용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공간을 재구성하면서다.

23일 목포극장에서 만난 최영천(58) 극장장은 "영화상영 본연의 기능은 물론, 역사를 간직한 목포극장이 로케이션으로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극장을 인수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리모델링비 2억여 원을 투입해 낡은 극장을 새롭게 변신시켰다. 내부에 편집실·회의실·세트장·사무공간까지 갖춰 영화 촬영부터 편집, 상영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1관(207석), 2관(117석), 예비관(51석)으로 구성돼 대규모는 아니지만 동시 상영도 가능하다. 가로 12m, 세로 9m 크기의 대형 스크린은 시야각이 넓어 몰입감을 더한다.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광주극장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목포극장은 상업영화를 선보이되 영화 창·제작 등 부가적인 기능을 살리는 데에도 초점을 맞춘다.

이 공간은 식음료 판매점이자 영화 촬영, 지역 예술인 공연 무대로도 쓰일 예정이며 현재 영화 '장가가는 길' 속 버스킹 장면을 반영해 공연장 콘셉트로 꾸며졌다. 향후 전시·공연 등 다채로운 테마 공간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형형색색의 영화 포스터가 간판 그림 형태로 제작돼 벽면을 채운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2층 한켠에는 멀티플렉스 시절의 매표소와 좌석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스피커와 기타가 설치돼 관객과의 대화(GV)나 소규모 공연도 가능한 공간도 함께 조성돼 있다.
극장이 다시 살아난 자리에서 영화제도 함께 태어났다.
극장 측은 내년 11월 11일까지 '국제 10·20 유스 영화제'도 준비 중이다. 전남도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목포극장과 로데오거리, 원도심 거리 등지에서 열릴 예정이며 해외 청소년 감독들의 작품 300여 편을 공모해 본선 진출작 50편을 상영한다.

최 극장장은 "앞으로 전남 지역 중·고교 및 대학의 영상 관련 학과와 연계해 영화교육 특성화 과정을 신설하고, 목포가 영화촬영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하겠다"며 "도민 영화펀드 조성과 같은 수익성 사업도 모색해 극장이 폐관하지 않고 오래 지속되도록 운영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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