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WIDE] 수도권의 이름으로… 강화·옹진군, 성장 멈춘 40년
시정혁신단 규제 완화 정책토론회
접경지인데 ‘수도권정비법’ 묶여
80년대法 냅둔채 처방 효과 ‘미미’
낙후도지수도 하위권… 날로 악화

인천 강화군과 옹진군은 언제까지 ‘수도권(首都圈)’에 묶여 있어야 하는가.
접경지역 강화·옹진을 수도권에서 제외해, 이 지역이 받는 역차별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역사회 요구가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 시정혁신단은 23일 인천시청에서 ‘인천지역 수도권 규제 완화 방안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강화·옹진을 수도권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수도권(首都圈)에 과도하게 집중된 인구·산업의 적정 배치를 유도해 수도권의 질서있는 정비와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을 기하기 위해 1982년 제정됐다. 법은 수도권을 서울특별시와 그 주변 지역으로 정의했는데, 이듬해 제정된 시행령은 그 주변 지역을 ‘인천시 및 경기도 일원의 지역’으로 정의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으로 강화군과 옹진군은 낙후지역에 주어지는 정부 혜택을 누리기는커녕 기회를 박탈당했다. 수도권의 오지와 같은 강화·옹진 농어촌 마을은 교통·주거·교육·복지·문화 등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분야에서 40년여간 낙후돼 왔다. 강화·옹진이 수도권이 아니라는 주장과 수도권에서 제외해 달라는 인천의 요구에도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동안 강화군과 옹진군, 인천시는 물론 군의회, 시의회,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이 수차례 이 같은 요구 사항을 정부에 전달했다. 국회에서는 법 개정 시도도 여러 차례 이어졌지만 결실을 거두지는 못했다.
급기야 2021년 행정안전부는 강화군과 옹진군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하기에 이른다. 관련 법률에 의해 성장이 멈춰버린 이들 지역 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정부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은 그대로 놔둔 채 여러 가지 처방을 내놨지만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 다주택 제한에서 제외해주고 각종 특구로 기회를 주겠다고 나섰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며 접경지역을 평화경제특구로 새롭게 지정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지만 특구 지정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안보와 직결된 접경지인 이들 지역은 군사보호지역 규제로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군의 각종 훈련과 검문, 북의 대남 확성기 등으로 오랜 기간 생활의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특히 지난 정부 대북 정책은 주민 불안을 더욱 키우며 접경지역이 가진 잠재적·심리적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모습을 목격해야 했다.
강화군과 옹진군의 퇴행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표로 확인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9월 발표한 ‘PIMAC 업무 가이드라인’의 지역낙후도지수와 순위를 통해 나타난다. 강화군과 옹진군의 지역낙후도지수는 5년 전과 비교해 크게 뒤처졌다. 시·군별 지역낙후도 순위에서 강화군은 전국 170여개 시·군 가운데 139위로 나타났다. 옹진군은 최하위권인 163위를 차지했다. 강화군 앞뒤 순위에는 충북 괴산과 전남 장성이, 옹진군과 비슷한 순위로는 경북 봉화와 전남 진도가 있었다. 문제는 2020년 발표된 수치보다 더 나빠졌다는 것이다. 5년 전 강화군은 118위로 지금보다 21계단 앞섰고 옹진군은 155위로 8계단 앞서 있었다.
박용철 강화군수는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주민 정주 환경은 열악해지고, 이에 대한 지원도 받지 못했다. 각종 규제가 풀려서 지역 확장과 발전을 위한 여건이 마련되고, 우리 지역이 활성화하는 것이 강화군민의 절실한 바람”이라고 호소했다.

/김성호 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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