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남서풍에 이륙 방향 변경… 비행기 소음 ‘민원 급증’

정선아 2025. 10. 2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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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바뀌자… 일상이 시끄럽다

송도주민들 “창문도 못 열고 불면”
서울항공청 “지구온난화 등 영향
북서풍 안불어… 안전 위해 불가피”
정일영 의원, 근본대책 논의 예정

23일 오후 인천시 중구 무의도에서 항공기가 송도국제도시를 배경으로 인천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2025.10.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심하면 2~5분 간격으로 항공기 소음이 들려요. 창문을 열고 생활할 수가 없어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사는 김현진(63)씨는 “최근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기가 내는 소리가 더 커졌다”며 “지난 3년간 이곳에 살면서 항공기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었는데, 요즘은 밤잠도 설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송도국제도시 상공을 지나가는 항공기 소음으로 피해를 겪고 있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경제자유구역청과 서울지방항공청 등에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갑자기 비행기 소음 피해가 급증했다며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기의 항로가 변경된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주민들의 걱정에 서울지방항공청은 항공기의 항로는 변경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다만, 평년과 달리 여름철에만 불던 남서풍이 10월까지 이어져 안전을 위해 항공기 이륙 방향을 바꾸는 경우는 많았다고 설명했다.

항공기가 나아가는 방향과 반대로 부는 맞바람이 불 때, 조종사는 비행기의 속도와 방향을 상대적으로 쉽게 조절해 안전하게 이륙할 수 있다고 한다. 한반도에 남서풍이 부는 여름철(5~8월)에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하는 항공기들은 남쪽을 향해 이륙하고, 그 외에는 주로 북서풍을 맞으며 북쪽으로 이륙한다.

하지만 올해는 10월 중순이 되도록 남서풍이 부는 날이 많았다. 기상청이 운영하는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등록된 ‘바람 계급별 일수’를 보면, 2022년부터 지난해 8~10월에는 북서풍이 가장 자주 불었다. 하지만 올해 8~10월에는 남서풍이 가장 우세했다.

23일 오후 인천시 중구 무의도에서 항공기가 송도국제도시를 배경으로 인천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2025.10.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이에 안전을 위해 항공기가 남쪽으로 이륙해 송도 앞바다를 낮은 고도로 비행하면서 주민들에게 소음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 서울지방항공청의 설명이다. 평소 북서풍이 불던 10월께에는 항공기가 북쪽으로 이륙한 뒤 점차 고도를 높여 송도 앞바다를 지나갔다. 이때는 항공기가 높은 고도로 비행해 송도 주민들에게 소음 피해를 주지 않았다.

서울지방항공청 관계자는 “항공기 이륙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바람이 세게 불거나 비구름 등이 있는 등 기상 조건이 열악한 경우에는 조종사의 요청에 따라 관제탑이 이륙 방향을 변경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엔 5~8월에만 남서풍이 부는 날이 있었는데,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는 가을철까지 한반도에 남서풍이 불고 있다”며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공항의 남서쪽인 송도 앞바다를 향해 이륙하는 비행기들이 많았다”고 했다.

송도국제도시를 지역구로 둔 정일영(민·연수을) 국회의원은 서울지방항공청과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서울지방항공청으로부터 최근 기상 상황이 회복돼 송도 인근으로 이륙하는 경우는 줄어들 예정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송도 주민들의 고충을 적극적으로 전달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선아 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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