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 연내 출범 ‘안갯속’(종합)
내달 3일 올해 마지막 정례회 남겨두고
의회 협조·후속절차 단축 시 가능성 여전
"국비 지원 ‘밥그릇’…신속 결단 내려야"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 규약안이 도의회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으면서 목표로 했던 연내 출범이 더욱 어렵게 됐다. 오는 11월 올해 마지막 회기를 남겨둔 가운데, 호남의 희생에 부합한 정부의 파격적 지원을 담을 '그릇'을 마련하기 위해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이날 오전 제39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직전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 규약안 안건 처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지만 이를 재차 보류키로 했다.
기획행정위는 전날 오후에도 상임위 소속 위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해당 사안에 대해 머리를 맞댔으나 결론을 짓지 못했다. 앞서 지난 15일에도 기획행정위는 회의를 갖고 이에 대해 논의했으나 재심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초 기획행정위는 광역연합 구성을 성급하게 추진한 데다 의회 안에서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심사를 보류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가 AI컴퓨팅센터 후보지 선정에 따른 광주시 및 시의회의 반응이 심사 보류 결정을 내린 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1일 삼성SDS 컨소시엄이 국가 AI컴퓨팅센터 후보지로 광주가 아닌 전남을 선정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한 것을 두고 광역연합의 설립 취지인 지역 상생의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결정된 후보지 선정에 대해 재선정을 촉구하며 무리한 주장을 펼쳤던 게 광역연합 출범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던 위원들조차 돌아서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강문성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은 "소속 위원 대부분이 컴퓨팅센터 후보지 선정 발표 직후 광주시와 시의원들이 광주로의 재선정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에 반감을 갖고 있다"며 "광주의 이러한 주장은 상생의 정신에 어긋난다고 보고 광역연합 규약안 심사를 보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전남도의회는 오는 11월 3일 올해 마지막 회기인 제395회 정례회를 남겨두고 있으나, 위원들의 의중에 따라 특별광역연합 규약안 심사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로 남는다.
다만, 늦게나마 의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뤄질 경우 연내 출범 가능성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의회 의결 이후 규약안을 검토할 행정안전부 역시 광역연합 설립에 우호적인 입장이어서 2주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승인절차가 단축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행안부가 규약안을 승인한 이후에는 각 시·도의회에서 특별회계 조례를 제정하며, 연합의회 의원 선임 및 연합의회 임시회 소집 등의 절차가 이어진다.
도의회에서 규약안 심사가 여러 차례 보류된 반면, 정부는 '5극 3특' 구상 아래 강력한 국가 균형발전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된다'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에 맞춰 여당 역시 호남 챙기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러한 의지는 지난 8월 '광주·전남 특별지방자치단체 선포식'을 찾은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의 발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국민주권정부는 파격적인 지원을 위해 지원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하다"며 "정부에서 세게 도와줄 수 있도록 광주·전남이 힘을 합쳐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신속하게 설립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규약안 심사 보류 결정에 대해 위원들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지방소멸의 시계가 더욱 빨리 돌아가고 있는 전남에 대한 정부의 신속한 지원을 위해서라도 대승적인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결정이 자칫 광역연합 발목 잡기로 비춰지진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지난 16일 해당 규약안을 심사·가결, 24일 본회의에서 상정·처리할 예정이다.
/박정석 기자 p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