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단죄 넘어 ‘피해자 회복’ 필요”…법조 전문가들의 스캠 범죄 진단

이태준 기자 2025. 10. 23. 19: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스캠 범죄 조직은 피해자의 돈도 착취하지만 정신도 피폐하게 만든다.

실제 원광대학교 경찰학연구소에서 지난 2024년 발간한 '로맨스 스캠 범죄 현황 및 대응방안에 대한 고찰'에선 영국의 로맨스 스캠 피해자 중 42%가 건강과 삶에 심각한 충격을 받았고 설명한다.

스캠 범죄자에 대한 처벌은 사법당국에서 하되 정부에서 스캠 피해자들의 정신적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여기서 비롯됐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심리 치료’ 필요”…“‘정서적 연대’ 해주고, 2차 가해성 발언 멈춰야”
범죄 유형 세분화해 국민에게 피해 사례 알려야…입·출국 심사 강화 필요성도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챗GPT 생성 이미지

스캠 범죄 조직은 피해자의 돈도 착취하지만 정신도 피폐하게 만든다. 실제 원광대학교 경찰학연구소에서 지난 2024년 발간한 '로맨스 스캠 범죄 현황 및 대응방안에 대한 고찰'에선 영국의 로맨스 스캠 피해자 중 42%가 건강과 삶에 심각한 충격을 받았고 설명한다. 스캠 범죄자에 대한 처벌은 사법당국에서 하되 정부에서 스캠 피해자들의 정신적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여기서 비롯됐다.

23일 시사저널 취재진과 통화한 법조인 3명도 같은 의견을 밝혔다. 경찰과 언론에서 지금은 캄보디아 인신매매 사태로 용의선상에 오른 이들을 검거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에겐 관심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피해자에 대한 심리 치료 경찰의 손길이 닿지 않는 부분이기에 보건복지부에서 나서서 적극 행정을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소정 변호사는 "스캠 범죄의 피해자가 되면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한 채 고립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 경우 무력감까지 더해지게 돼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발생한다"고 했다. 

특히 이들이 꾸준히 심리 상담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피해자의 가족과 친구들이 정서적 연대를 해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역 사회에 있는 정서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권유하면서 사회적 관계망을 계속해서 이어가도록 조력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피해자를 향해 "속은 사람이 잘못이다", "의심을 해야 했다"라며 2차 가해성 발언을 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허창덕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잠재적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 예방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피해자를 향해 무분별한 비난을 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재산 피해 회복은 쉽지 않을 것"

근본적으론 초동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의 수사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형사 사건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법조인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나 현재 수사 인력으로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스캠 범죄를 완전히 근절하는 것은 어렵기에 특별수사본부 등을 꾸려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남언호 변호사는 "국제범죄수사협력TF를 설치해 상설 가동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보여주기식 단속을 해선 안 된다"라고 했다.

나아가 외교부·금감원 등 정부 부처가 협력해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수사는 경찰이 하지만 문제 해결 과정 모든 것을 위임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캄보디아 사태처럼 국외 범죄에 연루된 한국인을 송환하는 과정에서 외교부의 역량이 중요했던 것도 이같은 주장에 궤를 같이한다. 

정부가 수사 과정에서 파악한 피해 사례를 기반으로 범죄 유형을 세분화해 이를 국민께 알려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스캠 범죄자들이 시민이 자주 이용하는 플랫폼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촉하는 만큼 민간에게도 주의사항을 철저히 안내하도록 권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가해자들에 대한 형사 처벌 만큼 피해 예방 역시 중요하다는 의미다.

캄보디아 사태가 태국 등 다른 동남아 지역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만큼(관련 기사☞ [단독] 캄보디아 빠져나간 스캠 조직, 태국서 활동 재개 정황) 입·출국 심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2030 청년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국외에서 장기 체류를 희망하는 경우는 스캠 범죄에 가담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스캠 범죄로 인해 재산상 피해가 발생했더라도 현실적으로 피해자들이 이를 돌려받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출신 안영림 변호사는 "사기죄 사건에서도 피의자들 재산을 몰수 추징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피의자의 계좌에 있는 돈이 정확히 어떤 피해자의 돈인지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