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보릿고개’에 인뱅 성장도 멈칫… 하반기 수익성 ‘경고등’

유진아 2025. 10. 2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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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규제에 수익성 ‘빨간불’
사업자대출·해외진출로 활로 모색
생성형 AI가 생성한 이미지. [챗GPT]


정부의 '10·15 부동산대책'으로 가계대출 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와 총량 관리 강화로 주력 영업이 위축되자 하반기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확대와 해외시장 진출 등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10·15 부동산대책'으로 가계대출 규제를 한층 강화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세가 더욱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27 대책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고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절반으로 줄이는 등 강도 높은 관리에 나선 바 있다. 이번 대책에서는 15억~25억원 이하 주택의 한도를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더 낮추며 대출 규제를 한층 강화했다.

문제는 인뱅의 수익 구조가 가계대출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총여신 중 가계대출 비중은 94.33%로 전체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케이뱅크(90.89%)와 토스뱅크(90.70%)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주담대·전세대출 등 가계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사실상 수익의 핵심축으로 작용해온 만큼 정부의 대출 억제 기조가 길어질 경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기존 시중은행보다 가계대출 비중이 훨씬 높아 규제의 영향을 더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며 "가계대출이 막히면 수익성이 곧바로 둔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3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1173억원으로 전년 동기(1242억원) 대비 5.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예금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예대마진이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역시 가계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조상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수익원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소상공인 고객을 위한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했다.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한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부동산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대출 심사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처리한다. 최대 10억원 한도에 금리는 연 3.776~6.062%(이날 기준)로, 사업 운영자금이나 사업장 구입자금 등 용도에 따라 최장 20년까지 설정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줄어든 대출 여력을 개인사업자 대출로 메우며, 안정적인 이자수익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나민욱 DB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가계대출 규제 영향은 불가피한 만큼 정책자금 대출 및 개인사업자 대출 커버리지 확장을 통해 대응할 계획"이라면서 "3분기 중 비대면 보금자리론, 4분기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등 신규 상품 출시에 따라 수익 기반 다변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이미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말 100만명 수준이던 개인사업자 고객은 지난달 기준 200만명으로 두 배 늘었다. 또 연 3%대 금리 상품과 간편한 비대면 절차를 내세워 소상공인 고객층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토스뱅크 역시 신용카드·증권 연계 서비스 등을 통해 비이자이익 확대를 꾀하며, 대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익 구조 전환을 추진 중이다.

해외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에 10%의 지분을 투자해 현지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6월에는 태국 SCBX 컨소시엄과 손잡고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해 내년 하반기 영업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토스뱅크 역시 유럽의 핀테크 허브로 꼽히는 리투아니아를 교두보로 한 해외 진출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다만 이러한 시도가 단기간 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소상공인 대출은 경기 변동에 따라 건전성 위험이 커질 수 있고, 해외 시장은 초기 투자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인뱅들이 사업자대출 확대와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뚜렷한 실적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익 구조 다변화 기반을 마련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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