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戰 승부처는 AI … 韓美 '자율주행 함정' 공동개발 서둘러야
건조능력 잃은 美, 韓에 SOS
해상수송 전력 키워 中 억제
軍무기로서 AI 전력화할땐
병역자원 감소 대응에도 도움
업계 "혁신 키워드 '속도'지만
정부 예산제도 개편 선행돼야"
◆ 매경 한국방위산업포럼 ◆

'배를 지을 능력을 잃어버린' 해양 패권국가 미국이 핵심 동맹이자 조선 강국인 한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 미국 대표 국방·안보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선박을 건조할 수 없는 해양 국가는 오래 번영할 수 없다'는 취지 아래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MASGA·마스가)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23일 랜드연구소의 오미연 한국정책석좌와 브라이언 퍼슨스 수석연구원이 한국방위산업포럼(KoDiF) 방산 협력 세션에서 발표한 '3트랙' 마스가 접근법은 미국의 선박·함정 확충 수요와 국내 법적 상황 등을 고려한 현실론으로 풀이된다.
연구진을 대표해 발표자로 나선 퍼슨스 수석연구원은 한미 협력을 통해 언제든 군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이중 용도 선박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전 세계에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는 기반인 '전략 해상 수송(strategic sealift)' 분야부터 복원해 무서운 속도로 배를 찍어내는 중국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전략 해상 수송은 미국의 억제력과 전투력의 물류 중추"라며 "기술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카페리나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은 동맹(한국과 일본) 조선소의 강점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해양 역량의 부흥은 동맹의 산업력에 달렸다. 한국과 일본은 세계적 조선 강국이자 검증된 파트너"라고 말했다.
퍼슨스 수석연구원은 특히 "한·미·일 조선 협력을 큰 계획부터 접근하면 너무 오래 걸린다"면서 "야구로 비유하자면 지금은 우선 어떻게든 1루에 나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사한 무기체계를 가진 미국과 한국, 일본이 수상전투함을 공동 설계·생산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각국이 '모듈식' 선체를 제작한 후 미국에서 무장장비와 전투체계를 통합·탑재하는 식으로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퍼슨스 수석연구원은 한·미·일이 무인·자동화 혁신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수상함 모델을 함께 건조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내놨다.

정우만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기획자원부문장(상무)은 "무인 함정 쪽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더 빨리 나올 수 있다"면서 "현재 안두릴 인더스트리스와 미국 해군을 위한 함정 개발을 추진 중인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정훈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기획담당 상무는 미국 내 투자와 사업 전개가 여전히 쉽지 않은 현실을 소개하고 마스가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안혁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미주실장은 "T-50은 한국 방위산업을 강화하고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했다"면서 마스가 협력에 T-50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리처드 거번 랜드연구소 국방·안보 수석연구원은 인공지능(AI) 무인 무기 세션에서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AI를 단순히 하나의 '전력'이 아니라 '강력한 행위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동맹 간에 투명한 소통 채널을 마련하고 AI가 내리는 결정과 관련해 정확한 정보를 공유·해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양국이 AI를 통해 무인·자동화에 속도를 낸다면 인구 감소로 인한 병역 자원 감소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원준 전북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토론에서 곽기호 국방과학연구소 국방AI센터장은 AI가 효과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보편적인 신뢰를 먼저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전력화되고 군에 적용되는 순간부터 생존과 직결되는 도구 이상의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인 만큼 엔지니어는 기술 특성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사용자는 AI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곽 센터장 설명이다.
방종관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 고문은 AI에 기초한 국방 혁신의 핵심 키워드는 속도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국방부를 넘어 정부 차원에서 기획재정부 예산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성 삼일회계법인 방위산업센터장은 포럼 이후 "미국 해군의 요구 사항을 반영한 맞춤형 설계와 공동 개발 방식을 통해 초기부터 사업 주도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상대적으로 수주가 용이한 함종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전략을 추진해야 하며 미국에서 자주 발생하는 납기 지연과 예산 초과 문제를 한국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부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 정승환 부장 / 김성훈 차장 / 박승주 기자 / 박민기 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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