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세계로 향한 시간의 문을 열다...APEC 정상회의로 여는 '두 번째 전성기'

이진우 2025. 10. 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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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국제회의가 만나는 도시...준비는 끝났고, 이제는 성과다
시민이 만든 질서와 환대, 경주의 진짜 경쟁력

[아이뉴스24 이진우 기자]2025 APEC 정상회의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북 경주시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 '안전한 국제회의 도시'라는 정체성을 앞세워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회의는 단순한 외교 행사를 넘어, 경주가 세계 속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천년의 역사와 첨단의 준비가 어우러진 경주는 지금,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두 번째 전성기'를 향한 경주시의 전략과 시민의 노력을 짚어본다.

하이코 전경. [사진=경주시청]

◆검증된 국제회의 도시, 철저한 준비의 결과

경주시는 2023년부터 정부·경북도·지역사회가 한 팀이 되어 APEC 유치전에 나섰다. 인천·부산·제주 등과 경쟁하며 '가장 한국적인 도시'이자 '검증된 국제회의 도시'라는 강점을 부각했다.

화백컨벤션센터(HICO)와 보문관광단지는 이미 국제행사 경험이 풍부하다. 2005년 APEC 고위관리회의, 2010년 G20 재무장관회의, 2011년 UNWTO 총회 등 대형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바 있다.

시는 이러한 실적을 토대로 '즉시 실행 가능한 도시'임을 강조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품은 문화도시의 상징성과 높은 외국인 만족도도 강점이 됐다. '천년의 문화유산을 품은 회의도시'라는 콘셉트는 안정성과 홍보 효과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경주시는 실무 중심 전략으로 유치전에 대응했다. TF 회의를 통해 회의장 동선, 숙박, 경호·의전 시뮬레이션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신뢰를 확보했고, 결국 최종 개최지로 선정됐다.

경제인 행사장(국립경주박물관) [사진=경주시청]

◆회의장·숙박·교통 완비..."이제 개최만 남았다"

개최 결정 당시 제기됐던 '준비 부족' 우려는 사라졌다. 경주시는 현재 모든 준비를 마치고 개최만을 앞두고 있다.

행사장인 화백컨벤션센터는 보안·통신·의전 시설 개선을 완료했다. 메인 회의장, 세션 공간, 언론센터, 경호 통제실 등 세부 동선 정비도 끝났다.

숙박 인프라도 충분하다. 도·시 공동의 PRS위원회를 구성해 표준모델을 마련하고, 리모델링·신규 조성으로 35개 정상급 숙소를 확보했다. 총 7700여 명이 숙박 가능한 객실이 확보됐으며, 포항·울산 지역과 크루즈선 2척도 연계된다.

교통 체계 역시 완비됐다. 김해공항과 KTX 경주역을 중심으로 27개 셔틀 노선이 운영되며, KTX·SRT 증편과 인천~김해 내항기 확대도 이뤄졌다. 보문단지 내 임시 주차장과 교통상황실이 24시간 운영된다.

주낙영 시장은 "이제 준비가 아닌 실행의 단계"라며 "행사 동선은 안전하게, 시민 교통은 평상시처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라한셀렉트(만찬장) [사진=경주시청]

◆시민이 만든 품격...불편 최소화와 자발적 참여

경주시는 '시민 중심 운영'을 APEC 성공의 핵심으로 삼았다.

행사 기간 시내버스와 택시는 평소처럼 운행되고, 통제 구간에는 임시 셔틀이 투입된다. 보문단지 경유 노선은 우회 운행하며, 생활 불편 해소를 위한 현장상황실이 24시간 운영된다.

소상공인과 관광업계 지원도 병행된다. 숙박·외식업계 대상 친절·위생 교육, 숙박요금 안정화 캠페인, 착한가격업소 확대가 추진된다.

시민 참여도 활발하다. '시민자원봉사단 손님맞이 새 단장의 날'에 700여 명이, '범시민실천결의대회'에는 3000여 명이 참여했다. '1단체 1책임구역제'를 통해 70개 단체 1500명이 상가·터미널 등지에서 정기 청결 활동을 이어간다.

매월 넷째 주 'APEC 클린데이'에는 기관·학교·기업·단체가 도심 환경정비에 나서고 있다. 불법현수막 정비, 쓰레기 수거 등 시민 주도 활동이 활발하다.

또 '포스트 APEC, 시민과 함께 만드는 글로벌도시'를 주제로 열린 시민원탁회의에서는 120명이 참여해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주낙영 시장은 "APEC은 행정이 주도하는 행사가 아니라 시민이 함께 만드는 축제"라며 "시민의 질서와 환대가 경주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첨성대 전경. [사진=경주시청]

◆APEC이 바꿀 경제지도...지역경제 효과 7조원

대한상공회의소와 딜로이트 컨설팅에 따르면 APEC 개최의 경제효과는 약 7조4000억 원에 달한다. 단기 직접효과는 3조3000억원, 관광·소비 등 중장기 부가가치는 4조1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고용유발 효과는 2만2600여 명에 이를 전망이다. 숙박·외식·쇼핑 등에서 수천억 원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는 이 효과가 지역에 돌아가도록 현장 지원책을 마련했다. 외식·숙박·관광업 품질 교육을 강화하고, 외국인 친화음식점 150곳을 지정해 다국어 메뉴판·통역기 등을 지원했다. 경북도와 협력해 숙박요금 자율협약과 서비스 개선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APEC은 단순한 외교행사가 아니라 지역경제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황리단길 전경. [사진=경주시청]

◆APEC 이후, '다시 찾는 도시'로

경주시는 APEC을 계기로 국제회의도시로의 도약을 노린다. 화백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한 국제회의복합지구(GGCC)를 기반으로 각종 국제포럼을 상시 유치할 계획이다.

보문단지·황리단길·불국사 등 관광지를 연계해 체류형 관광 인프라를 확충한다. 야간 경관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해 외국인 체류 시간을 늘리고, 참가국 언론인·여행사 초청 팸투어도 운영한다.

또 APEC을 계기로 '아시아판 다보스포럼' 유치를 추진, 경제·문화·기후·기술 의제를 논의하는 상설 국제포럼을 경주에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다.

주낙영 시장은 "APEC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시민이 함께 만든 역사적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PEC 이후에도 시민의 힘으로 도시를 발전시켜 ‘평화·문화·경제가 만나는 세계도시 경주’로 나아가겠다"며 "세계가 다시 찾는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진우 기자(news111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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