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새 무기체계 극초음속 비행체 시험발사”…김정은 참관 안해
합참, 극초음속미사일 특징 ‘변칙기동 없다’ 판단
주한미군, 이례적으로 “불법행위 강력 비판”

북한은 지난 22일 발사한 미사일이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23일 밝혔다. 다음주 경주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신형 무기 체계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주장과 달리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으로 판단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북동방향으로 발사된 2개의 극초음속비행체는 함경북도 어랑군 궤상봉등판의 목표점을 강타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통신은 미사일 발사가 “새로운 무기체계의 시험”이라며 “국방력발전 계획사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1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이 참관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은 언급되지 않아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서 한국이나 미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극초음속미사일은 탄두부가 마하 5(시속 6120㎞)를 넘는 속도로, 고도와 방향을 바꿔가며 변칙적으로 기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포물선 형태의 궤적을 그리며 낙하하는 탄도미사일보다 요격하기 어렵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비행거리는 약 430km로, 평양 이남 지역에서 발사할 경우 경주까지 닿을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신형 무기 체계를 과시하고 적정 수준에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여부 미보도, 내륙 탄착 등을 통해 직접적인 미국 자극은 피했다”며 “장거리 정밀타격능력 보유를 과시함으로써 적정 수준으로 미국을 압박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도 “중국의 입장을 감안하면서 한·미·일 등 국제사회의 반응을 탐색하기 위해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해당 미사일이 지난 4일 처음으로 선보인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1마’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는 극초음속미사일이 아닌,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비행 궤적에서 변칙 기동이 포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미사일이 개발 초기 단계에 있거나 성능을 과장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2022년 1월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 당시 “활공 재도약”, “선회 기동” 등 극초음속미사일의 특징을 언급했지만, 이번에는 이 같은 언급이 없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며 “미국의 한·미동맹에 대한 공약은 굳건하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직접 비판 성명을 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APEC 정상회의를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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