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칼럼] 노란봉투법, 최소 1년은 유예해야

2025. 10. 23. 16:2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2025년 노란봉투법은 정치 리더십 실패와 과잉 입법을 상징한다. 공동체 통합과 행복 선도의 리더십 역할 포기다. 경제 활력의 약화와 사회적 갈등 심화로 결국 모두 고통 받는 공동체 붕괴를 걱정한다.

노란봉투법은 2009년 쌍용차 77일 파업의 2013년 법원의 47억 노조 손배 판결이 출발점이다. 당시 “손해배상 폭탄”으로 불린 과도한 수준이 문제였다. ‘10만명이 4만7000씩 내자’는 노란봉투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2015년 은수미 법안이 ‘과도한 손배 청구 억제’에 초점을 두며 근로자 개인과 가족 보호 그리고 상한제를 도입한 배경이다. 은수미 법안은 정리해고를 포함하는 제한적 수준에서 노동 쟁의범위를 확대했다. 동시에 은수미 법안은 직접 고용관계에 있는 사용자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사용자와 노동쟁의 정의의 확대’도 포함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본격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22년 대우조선해양의 470억 손배소송 이후였다.

문재인과 윤석열 8년의 ‘회피와 단절의 무책임 리더십’은 2025년 노란봉투법의 정치 과잉 입법 규제 폭탄으로 이어진다. 문재인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였던 노란봉투법은 5년 동안 국회에서 딱 한 번 논의된다.

2022년 정권교체 후 민주당은 8개 법안을 발의하여 두 차례 통과시키지만 윤석열은 거부권으로 대응한다. 문·윤 정권 때 노란봉투법은 대화는 물론 정치적 합의 도출 노력 없는 정치적 대립의 아이콘으로 강조된다.

2025년 노란봉투법은 사회적 논의와 합의 없이 ‘대표성 위기 속의 국회 다수결’로 통과된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개시된 입법 속도전의 산물이다. 노동부 장관은 “누구보다 법이 빠르게 시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적 수용성도 없고 정책적 실현성도 없는 입법은 다수결 민주주의의 역설이다.

노란봉투법의 목표는 분명하다. 양극화 해소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을 통한 임금 격차 해소다. 비정규직은 물론 플랫폼 경제의 특수고용노동자와 같은 새로운 고용형태에 대한 법적 보호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은 ‘상환 능력이 부족한 어음’이다. 비(非)현실적이다. 시행까지 남은 4개월 여 동안 ‘기준과 절차 그리고 대표성’의 3중 난제를 해결하는 게 불가능하다.

첫째, 사용자의 범위와 관련하여 실질적 지배력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 구체적 판단 기준이 없어 해석의 여지가 크고 객관적 판단 지표 없이 해석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실질적 지배력의 기준을 명확히 하는 보완입법이 시급하다. 시행령이나 행정지침만으로는 법적 구속력이 부족하다.

둘째,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법적 공백이다. 복합적 고용관계와 다층적 교섭구조가 불가피한데, 교섭 당사자 자격과 하청 노조 대표의 선출 절차 등이 불명확하다. 따라서 원청과 하청노조가 동시에 교섭을 요구할 경우 구체적 기준이 없다. 사내 하청업체 노조가 원청노조와 함께 교섭해야 하는지 불명확하다. 교섭창구 단일화 규정이 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중 교섭 주체 간 충돌과 갈등 심화가 불가피하다. 원청과 하청 노조 간 이해관계가 상충된다. 교섭의 우선 순위와 범위를 둘러싼 연쇄 법적 분쟁이 뒤따른다.

결과는 노노 갈등 악화다. 정규직 노조의 양보와 자제 없이 노란봉투법은 작동하지 못한다. 하청 노동자 임금이 오르려면 원청 노동자의 임금 인상폭이 제약될 수밖에 없는 게 현장이다. 노동계 내부의 ‘자발적 연대’가 요구되는 까닭이다. 특히 산별 노조와 양대노총의 역할 확대를 통한 원청 정규직 노조의 참여 의지가 결정적이다. 업종별 규모별 차등 적용 또는 특정 업종이나 지역의 시범사업을 통한 모니터링과 피드백 검토가 요구되는 이유다.

출발은 사회적 합의다. 업종별 노사협의는 물론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역할 강화를 통한 상설협의체의 지속적 소통과 국민적 공감 확대가 요구된다. 노란봉투법 찬반은 이념과 세대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진보와 보수 70% 이상 각각 찬성하고 반대한다. 1020과 70+세대는 반대하고 나머지 세대는 찬성한다. 이념적 양극화와 세대 분열이자 ‘일자리 진입(대기)과 기득권 보호의 대립’이다.

2025년 ‘정치과잉 규제폭탄 입법’ 노란봉투법은 강성 지지층에 포획된 민주당을 상징한다. 이 대통령의 ‘최대 리스크는 민주당’이라는데 ‘여당 실패가 대통령 권력 실패의 입구’였던 경험이 반복될까 걱정이다.

이재명 리더십으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노란봉투법의 1년+ 유예’로 경제사회적 합의 도출, 법적 기준·절차, 그리고 대표성을 현장에 적용 가능한 가이드라인과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노란봉투법이 한국 경제 시스템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된 지금, 상생 공영과 공동체 통합이라는 노란봉투법의 당초 목표로 돌아가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몫이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