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으로 돌아온 어린왕자, 김원형 감독 "가을야구가 9회까지 보게 만들어, 우리도 내년에 가야" [MD잠실]

잠실 = 박승환 기자 2025. 10. 2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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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두산 베어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구단에서 힘좀 써주셨으면"

두산 베어스는 지난 20일 "제12대 감독으로 김원형 야구 국가대표팀 투수 코치를 선임했다. 계약 규모는 2+1년 최대 20억원(계약금 5억, 연봉 각 5억원)"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김원형 감독의 취임식이 열렸다.

두산은 올 시즌 중 사령탑을 잃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두산을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끌었으나, 올해 기대를 걸었던 주축 선수 대부분들이 부진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이승엽 감독은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에 두산은 퀄리티컨트롤(QC) 코치를 맡고 있던 조성환 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뒤 두산의 본격적인 감독 선임 과정이 시작됐고, 두산은 조성환 대행을 비롯해 현역 시절 545경기에 출전해 134승 144패 26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한 레전드 투수 출신의 김원형 감독을 놓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SSG 랜더스 감독 시절 KBO리그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던 '어린왕자'를 제12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김원형 감독은 두산과 인연도 있는 인물이다. 지난 2019년부터 두 시즌 동안 김원형 감독은 투수코치로 두산에 몸담았다. 김원형 감독이 투수 파트를 책임진 두 시즌 동안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3.91로 리그 1위였다. 그리고 이런 강점들이 김원형 감독의 현장 복귀로 연결됐다.

이날 김원형 감독의 취임식에는 고영섭 대표이사와 김태룡 단장, 선수단을 대표해서는 캡틴 양의지와 곽빈이 참석해 김원형 감독의 부임을 축하했다. 김원형 감독은 "팀을 맡게 해주신 박정원 구단주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우리나라 최고 명문 구단 두산 베어스에서 감독을 맡게 돼 영광이고,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 베어스는 야구 잘하고, 강하고, 많은 것을 이뤄낸 팀이라고 생각한다. 두산 특유의 끈끈한 야구, 경기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뚝심 있는 야구를 했기에 미라클 두산이라는 수식어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선수들과 훈련 열심히 하고, 호흡 잘해서 다시 우승을 목표로 노력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두산 베어스

▲ 다음은 김원형 감독의 일문일답

Q. 올해 두산이 저조한 성적을 받아들였는데, 내·외부적으로 메워야 하는 포지션은?

"올해 국가대표 코치 역할을 하면서 야구장을 돌아다녔다. 두산만 면밀히 보지는 못했다. 드러나 있는 문제점으로 투·타의 보여지는 수치가 중위권이었다. 큰 틀에서 평균자책점과 타율이 6위 정도였다. 수비적인 부분들이 올 시즌에 좋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순위가 밑에 있었다.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Q. 코칭스태프 구성은?

"지금 1군 코칭스태프는 퍼센트를 말하면, 70% 정도 구성이 됐다. 아직 조금 더 구상이 필요하다. 나도 이틀 전에 알았다. 프런트와 이야기를 하면서, 1군 코치님들을 영입해야 한다. 내 능력도 중요하지만, 코치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유능한 코치님들을 모셔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Q. SSG 감독을 마치고 공백기가 있었는데, 그 기간 자기개발 등 공부를 많이 한 것으로 안다. 공백기에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이 있다면?

"작년에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코치 연수를 했다. 감독 3년을 하면서 잘한 것도 있고, 부족한 점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작년 초에는 화도 많이 났었다. 시간이 지나다 보니 자아성찰을 하는 시간도 됐다. 중요한 것은 모든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보다는 사람들 이야기를 많이 들을 것이다. 요즘 야구가 많이 바뀌었고, 선수들 마인드도 우리 때와는 다르다. 어느 정도는 마음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다. 2년 동안 공부도 했지만, 달라진 마음가짐이다"

Q. 구단에 어떤 점들을 구단에 어필했나?

"다방면으로 투수와 야수, 타격, 주루에 대해서 구단에서 질문을 하셨다. 내가 갖고 있는 기준에서 소신있게 답변을 했다. 야구라는 것이 참 변수가 많은 스포츠다. 어느 정도 선이라는 것을 만들어놓고, 선수들과 소통을 할 것이다. 요즘 자율 하에 자연스럽게 운동을 하는데, 선수들도 다른 인식을 가져야 한다. 강압적이지 않은 선이 중요하다. 선수들도 스스로 하는 것도 있지만, 때로는 코칭스태프가 끌고 가야 하는 부분도 있다"

Q. 구단의 선물?

"내부 FA가 중요한 것 같다. 사장, 단장님 뵈면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캠프 준비, 코칭스태프 이야기도 진행 중이다. FA 이야기는 아직 하지 않았다. 내 욕심같으면 기본적으로 내부 FA 선수들 모두 계약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1차적으로 그게 우선인 것 같다. 구단에서 힘좀 써줬으면 좋겠다"

Q. 예전부터 두산 문화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하셨는데, 두산의 끈끈함이란?

"19~20년 코치 생활을 하기 전에는 두산이라는 팀이 서울이라 자유분방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들어와서 코칭스태프를 해보니, 자유로운 분위기도 있지만, 위계질서가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선수들도 훈련을 열심히 하고. 좋은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고 눈으로 본 것이다. 시키지 않아도 안 되면 고참들이 배팅 연습을 하곤 했다. 기본적인 예의도 잘 돼 있다. 그러면서 야구는 자신 있게 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생각한다"

Q. 야수 리빌딩을 했지만, 명확한 포지션이 없는 선수들이 있는데

"시즌 중반부터 두산이 젊은 선수들을 많이 기용하면서,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있다고 느꼈다. 조성환 감독 대행을 거론하는 것은 실례겠지만, 그걸 밑거름으로 삼아서 그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선수 생활 때부터 특정 선수를 주전으로 내보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캠프 때부터 공정성을 갖고 경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스스로 팀 동료들과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시범경기 때까지 내야 자원들이, 아마 선수들도 알 것이다. 스프링캠프에 가서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걸 알 것이다. 공정하게 시범경기 때까지 볼 것이고 좋은 선수가 엔트리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두산 베어스

Q. 올 시즌 양의지가 주장을 맡았는데, 주장 염두에 둔 선수가 있다면?

"내가 알기론 두산 베어스는 선수단 내에서 투표를 해서 주장을 뽑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선수 쪽에서 주장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기는데, 상의를 해보겠다. 문화가 많이 바뀌었네요. 생각해보겠습니다"

Q. 내년 시즌 목표와 임기 내의 목표가 있다면?

"마음은 한국시리즈 진출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진 모르겠지만, 난 합리적인 사람이다. 옳고 그름을 따진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했기에 첫 번째는 이기는 것이다. 얼마만큼 합리적이고 정정당당하게 승리를 가져가느냐다. 감독 선임이 되기 전에 야구도 많이 봤다. 야구가 TV로 보면 재미가 없는데, 가을야구가 1회부터 9회까지 야구를 보게 만든다. 우리도 내년에 거기 가야 하지 않나, 재밌는 야구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Q. 내년 두산의 키워드

"팬분들이 실망하실 수 있는데, 투수와 수비, 타격. 야구라는 스포츠가 확률 게임이다. 물론 가을야구를 하는 중에 삼성 라이온즈라는 팀이 굉장한 공격력으로 승리를 거두고 있는데, 그것도 맞다. 하지만 페넌트레이스 144경기에서는 투수력과 수비력이 견고하고 탄탄해야 조금 더 결과를 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공격에서 스몰볼을 하기 보다는 선수들에게 맡길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지금까지 그런 야구를 해왔다"

Q. 대표팀을 위해서 일을 해오셨는데, 메시지를 남겨주신다면?

"나도 선수 때 WBC를 엄청 가보고 싶었다. 그런데 실력이 안 되서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는데, 계속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가까운 선수가 뽑혔을 때 '나중에 은퇴를 했을 때 큰 대회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같은 그라운드에서 경쟁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영광'이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코치로 도전을 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나와는 인연이 없는 것 같다. 죄송스럽기도 하다. 류지현 감독님께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흔쾌히 축하를 해주셨다. 어쨌든 대표팀 코치나 KBO도 준비를 잘하고 있다. 내년 3월 도쿄에서 경기하는 쪽에 속해 있었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내년 3월에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 KBO리그도 팬들이 더 많이 사랑해 주실 것이다. 응원 많이 할 것이다"

Q. 커뮤니티에서 감독님 따님께서 인기가 많던데?

"난 모르겠다. 별론데... 아직 젊고 어리니까. 거기서 거론 되는 것은 잠깐이다. 가족들이 가장 축하를 해주더라. 주위의 압박이 아닌 스스로 힘든점을 갖고 있었다. 와이어 투 와이어를 이루고 모든 분들이 박수를 쳐줬지만, 과정에서 힘들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옆에서 격려해준 것이 가족이다. 가장 기뻐해주고, 축하해주더라. 우리집은 나와 모두 분위기가 비슷하다. '잘했네. 잘했다' 정도였던 것 같다"

Q. 두산에서 관심 있게 지켜본 선수를 꼽자면?

"야수 쪽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내가 있었을 때의 선수들을 손에 꼽아본 적은 있는데, 몇 명 되지 않더라. 6년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곽빈도 내가 있을 때 선수로 있었지만, 부상으로 1군에서 거의 없었다. 국내 선발 중에서는 곽빈이 가장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김택연이 마무리로 잘하고 있고, 더 성장해야 할 선수다. 그리고 주장 양의지. 감독하면서 가장 껄끄러운 타자였다. 그런 타자와 같이 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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