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키는 180cm, 딸 키는 167cm 딱 좋지’···부모 10명 중 3명 ‘성장 보조제’ 줬다
만5~6세 미취학 성장 보조제 섭취율 ‘40%’
전자기기 사용률 높아지고 운동 횟수는 적어
전문가 “생활습관 개선과 충분한 수면 지켜야”

한국 부모 10명 중 3명이 자녀의 키를 키우기 위해 칼슘, 비타민D 등의 성장 보조제를 섭취하게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들은 자녀의 키가 남자 180cm, 여자 167cm로 크는 것을 이상적으로 생각했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학부모 2012명을 대상으로 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6월23일~7월28일 만 5~18세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 부모들은 자녀의 키를 키우기 위해 운동(58.7%), 특정 식품 섭취(37.0%), 칼슘 섭취(33.9%), 비타민D 섭취(32.4%), 키 성장 보조제 섭취(28.0%) 등을 시도했다. 특히 만 5~6세 미취학 아동의 경우 칼슘과 비타민D 섭취 비율이 약 40%로, 어린 나이부터 영양제를 복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호르몬을 주사했다는 답은 4.6%였다.
현재나 과거에 자녀의 성장 관련 문제를 겪었다는 부모는 성장 보조제를 썼다는 응답률이 47.0%로 더 높았다. 하지만 키 성장 보조제를 썼다고 답한 부모 중 75.7%가 그 효과에 대해서는 ‘보통’ 혹은 ‘효과 없음’이라고 답했다.

부모들은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남성은 평균 180.4cm, 여성은 평균 166.7cm까지 성장하길 바란다고 응답했다. 이는 현재 한국 성인 평균 신장보다 각각 약 5cm 이상 큰 수치다.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의 제8차 한국인 인체치수 조사에서 나온 20대 평균 신장은 남성 174.4㎝·여성 161.3㎝다.
이번 조사에서는 자녀의 전자기기 사용, 수면, 운동, 식습관 등 생활습관 전반도 살폈다. 부모들은 자녀의 키가 크기를 바라면서도 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습관에 대해서는 관대한 경향이 있었다.
자녀들의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기기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을 물었을 때 2시간 이상인 경우가 주중 51.7%, 주말 71%로 나타났다. 초등학생도 주중에는 43.5%가, 주말에는 66.5%가 하루 2시간 이상 전자기기를 사용했다. 이는 2016년 조사 당시 하루 2시간 이상 사용한다는 응답률(20.4%)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자녀가 미취학 아동인 경우에도 31.6%가 주중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1시간 이상∼2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소아내분비학회는 설문 보고서에서 “주말에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야외활동과 운동 시간이 줄어드는 경향이 뚜렷해,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됐다”고 했다.
성장에 중요한 시기인 초등학생의 경우 하루 8시간 미만 수면한다는 응답률은 2016년 35.2%에서 올해 36.3%로 올랐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55.3%가 자녀들의 운동 횟수를 주 3회 미만이라고 답할 정도로 신체활동도 부족했다. 신체 활동이 부족한 원인으로는 ‘아이가 너무 바빠서’(63.5%)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식습관 관련 설문에서는 하루 세 끼 식사를 하지 못한다는 응답률이 19.6%였다. 특히 여고생의 40.2%는 하루 두 끼 이하로 식사했고, 25.4%는 아침을 거른다고 응답했다. 미취학 아동들도 7.3%가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해상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홍보이사는 “아이의 키가 작다고 하면 질환이 있는지 우선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진단에 따라 크게 문제가 없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고, 다른 방식보다는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충분한 수면이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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