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사정기관이 국가 질서 어지럽혀”···검찰 ‘쿠팡 무혐의’ 겨눴나

이유진 기자 2025. 10. 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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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최근 국정감사에서 일부 사정기관들의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행태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그야말로 결코 용서할 수 없는 기강 문란 행위”라고 말했다. 쿠팡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 무혐의 처분 과정에서 검찰 윗선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겨냥한 발언으로 검찰개혁 정당성과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누구보다 공명정대해야 할 사정기관 공직자들이 질서 유지와 사회 기강을 확립하는 데 쓰라고 맡긴 공적 권한을 동원해 누가 봐도 명백한 불법을 덮어버리거나, 아니면 없는 사건을 조작하고 만들어서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사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철저히 그 진상을 밝히고 잘못에 대해선 그야말로 법과 원칙에 따라서 엄정하게 처리하고 단죄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사정기관뿐만 아니라 모든 공직자의 권한은 다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온 것”이라며 “오로지 주권자를 위해, 주권자의 통제·감시 아래 공정하고 정당하게 행사돼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질서 유지를 담당하는 이 사정기관들, 사정기관 공직자들의 공적 권한은 그야말로 그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소금과 같은 최후 보루 아니냐”면서 “사회질서와 기강을 유지하라고 준 권한을 특정 사적 이익을 위해서 사용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돼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공직자가 이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최소한 이 순간부터는 공적 권한을 남용하거나 그 공적 권한을 이용해 억울한 사람을 만들거나,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구체적 사례는 언급하지는 않았다. 정치권에선 쿠팡 수사 외압 의혹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지석 부장검사는 지난 15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엄희준 인천지검 부천지청장(광주고검 검사) 등 검찰 지휘부가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엄 검사는 이 대통령의 대장동·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 사건을 수사한 검사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이른바 ‘연어 술파티 회유 의혹’에 대한 언급이란 관측도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수사를 담당한 박상용 검사로부터 회유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박 검사 검사실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박 검사는 “가짜뉴스”라고 부인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국가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공동체 질서 유지 의무가 있는 사정 기관이 오히려 사실을 왜곡하고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은 주권자의 의사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민주주의 훼손 행위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는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이 같은 국기 문란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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