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벅스 매장 줄폐점에 건물주들 ‘뿔났다’
맞춤 설계 매장에도 입점 거부
계약 위반으로 소송까지 제기돼
일부 업체, 스타벅스 ‘불매’까지
매출 부진을 겪는 스타벅스가 최근 미국 내 매장을 잇따라 폐쇄하고 신규 출점 계획도 취소하면서 스타벅스에게 임대를 해준 건물주들의 반발이 심해지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타벅스가 공격적인 매장 확장 속도를 늦추면서 일부 건물주들을 곤란한 상황에 빠뜨리고, 그동안 성장을 함께 이끌어온 개발업자들과의 관계에도 균열을 빚고 있다“면서 ”오랫동안 상업용 부동산 업계는 스타벅스를 안정적이고 신용도 높은 임차인으로 여겨왔으며, 그 덕분에 스타벅스는 미국 전역에서 빠르게 매장을 늘릴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달 직원 900명을 해고하고, 북미 매장의 약 1%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이에 따라 1만8734개에 달하던 북미 매장 수가 이달 말에는 1만8300개 수준으로 줄어들 예정이라고 했다. 폐점 대상에는 ‘커피 성지’로 불리며 관광 명소로 유명했던 시애틀 캐피톨힐 리저브 매장, 본사 사옥 내에 있으며 방문객도 이용 가능했던 본사 리저브 매장 등도 포함됐다.
문제는 스타벅스가 매장 운영을 함께해온 파트너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결정을 내렸다는 점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올해 자사 디자인 기준에 맞춰 새로 설계된 매장들에 대한 입점을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중개회사 마커스 앤 밀리챱의 투자총괄 전무 다르판 파텔은 스타벅스가 일부 개발업자들에게 “새로 지은 매장을 인수할 의사가 없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아는 두 명의 개발업자가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스타벅스 입점을 위해 건물을 완공했지만, 결국 공실로 남겨두게 됐다고 했다.
상업용 부동산 중개 회사 SRS리얼에스테이트파트너스에서 임대 부문을 총괄하는 패트릭 루터는 “현재 업계에는 스타벅스의 결정으로 극도로 좌절한 중개인, 개발업자,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대리하는 한 투자자는 스타벅스가 개점 몇 달 만에 매장을 폐쇄하면서, 해당 매장을 되팔거나 새로운 임차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20곳이 넘는 스타벅스 매장을 개발해온 센터포인트 CRE의 클린트 제임슨 경영 파트너는 “스타벅스가 완공된 신규 매장에 입점하지 않을 경우 200만 달러(약 29억 원) 이상을 투자한 개발업체들은 뚜렷한 해결책 없이 막막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가 상업용 부동산 업계와 갈등을 빚는 가운데, 소송으로까지 번진 사례도 나왔다. 상업용 부동산 개발업체 아르쉬 인베스트먼트는 스타벅스가 올해 1월 체결한 임대 계약을 불과 몇 달 만에 일방적으로 철회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스타벅스는 워싱턴주 셰할리스 지역 매장의 내부를 재설계하겠다며 인허가 절차의 중단을 요청했지만, 실제로는 설계를 진행하지 않았다. 더구나 지난 6월 말에는 프로젝트 철수를 통보해 계약을 위반했다는 것이 아르쉬 측의 주장이다.
6분기 연속으로 기존 매장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스타벅스는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브라이언 니콜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내부 메모에서 “재정 성과나 임대 만료 등 다양한 이유로 매년 매장을 열고 닫는다”며 “이러한 조치들은 스타벅스를 더 나은, 더 강하고 회복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FT는 스타벅스가 과거 매장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건물주들과 갈등을 빚은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대규모 매장 폐쇄를 단행하면서 여러 건물주와 개발업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바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스타벅스와의 프로젝트가 취소된 개발업체 그로스 프로퍼티 그룹의 맥스 울먼 대표는 “이제 다시는 스타벅스를 거래 대상이나 임차인으로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일 이후 스타벅스 커피를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상업용 부동산 개발업체 더 더블유 컴퍼니즈의 경영 총괄 샤이 울코위키는 “한때 ‘핵심 상권 코너 입지’를 상징하던 브랜드가 확장을 주저한다는 것은 소비자 심리가 한층 신중해졌음을 의미한다”며, 스타벅스의 확장 둔화가 추가적인 법적 분쟁을 초래하고 개발업자들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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