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매관매직·정교유착 논란의 중심’ 국가조찬기도회, 올해 안 열린다···50년 만에 처음
“정치선전의 장 변질” 비난 속 관계자 “폐지든 쇄신이든 해법 찾아야”

매관매직, 정교유착 문제로 논란을 빚어온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가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온라인으로까지 열렸던 이 기도회가 열리지 않는 것은 50년만에 처음이다.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정재원 사무총장은 23일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올해는 기도회가 개최되지 않는다”면서 “내부적으로 잠시 논의가 되기는 했으나 구체적으로 진행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교계에 따르면 당초 기도회는 오는 11월4일 개최되며, 이 자리에 이재명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가조찬기도회는 많은 논란을 빚어왔다. 1966년 박정희 정권 시절 ‘대통령 조찬기도회’로 발족된 이 행사는 1968년 1회 기도회를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1975년 한차례를 제외하고는 지난해까지 매년 꾸준히 이어졌다. 1980년에는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잡았던 전두환 당시 국보위 상임위원장을 위한 조찬기도회를 열면서 독재정권 찬양에 앞장서 지탄의 대상이 됐다. 이 자리에서 개신교계 지도자들은 전두환을 구약 성경의 영웅 여호수아에 비유하기도 했다.
민주화 이후 맹목적인 정권찬양의 양상은 사그라들었지만 이 행사의 정치적 무게와 의미는 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회 행사에 참석한 이후 보수·진보정권을 막론하고 역대 모든 대통령들은 이 기도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소망교회 인맥을 인재풀로 활용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도회에 참석해 바닥에 무릎꿇고 기도하는 모습으로 종교편향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동안 국가조찬기도회는 본질이 훼손되고 정치선전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아오면서도 꿋꿋이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주요 인사들이 매관매직에 연루됐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폐지 요구가 빗발치던 상황이었다. 2021년부터 기도회 회장을 맡아온 이봉관 회장과 이배용 부회장 등 현 회장단은 부정청탁 혐의로 수사대상이 됐다. 이봉관 회장의 사위는 2022년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됐으며 이배용 부회장은 같은 해 국가교육위원장에 임명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열흘 전인 11월22일 기도회가 열렸다. 이 자리엔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군복을 입고 참석해 기도하기도 했다.
교계 관계자는 “회장과 부회장 모두 이 문제를 놓고 사퇴의사를 밝히거나 사과한 적이 없다”면서 “폐지든 전면적인 쇄신이든 책임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경은 선임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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