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부수는 트럼프…2억→2.5억→3억달러 불어나는 새 연회장 건설비

정유경 기자 2025. 10. 2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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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 애초 알려졌듯 이스트윙을 일부 철거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다 없애고 새로 짓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기존 이스트윙을 철거하고 새 연회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백악관은 추가 평가 결과 이스트윙을 철거하는 것이 증축보다 비용이 더 저렴하고 구조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지만, 소요비용은 도리어 3억달러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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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윙 일부 철거한다더니 전부 없애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워싱턴디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테 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하는 자리에서 새 백악관 연회장 내부 조감도를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뤼테 사무총장은 러시아와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 EPA연합뉴스

백악관이 애초 알려졌듯 이스트윙을 일부 철거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다 없애고 새로 짓는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숙원인 새 ‘영빈관’(연회장)을 짓기 위해서다. 비용은 3억달러(우리돈 약 4300억원)까지 늘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기존 이스트윙을 철거하고 새 연회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이스트윙은) 아주 작은 건물이었다”며 “제대로 철거하려면 기존 구조물을 철거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소 모호하게 “일부 구역은 남겨두고 있다”고 덧붙였지만, 뉴욕타임스는 익명을 요구한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동관 전체가 철거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트윙 철거 작업은 지난 20일 시작되었으며, 오는 주말이면 전면 철거가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처음 연회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을 때 했던 약속과는 어긋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트윙 기존 건물은 증축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건물 근처에 있지만 건물과 닿진 않을 것”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존 건물에 대한 완전한 존중을 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미국 워싱턴디시에서 시민·관광객들이 백악관 이스트윙 철거 작업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번 철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국빈들을 접대할 수 있는 대규모 연회장 건설을 위한 것이다. UPI연합뉴스

“백악관은 추가 평가 결과 이스트윙을 철거하는 것이 증축보다 비용이 더 저렴하고 구조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지만, 소요비용은 도리어 3억달러로 늘어났다. 7월 발표 때는 2억 달러라고 했고, 이후 발언 때 2억5000만달러까지 늘어났는데 또 늘어났다. 연회장 건설 비용은 민간 기부금과 사비로 충당하겠다고 밝혔지만, 재원 공개는 하지 않았다. 새로 지어질 연회장은 현재 백악관 본관보다도 크다.

민주당과 역사보존 단체들은 “백악관 훼손이자 역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발 중이다. 이스트윙엔 전쟁 등 비상 상황에 대피할 수 있는 벙커도 있다. 9·11 테러 때 딕 체니 부통령이 이곳으로 이동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렬해졌을 때 이 벙커를 이용했다. ‘대통령비상작전센터’라고 불리는 이곳은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도중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재임 때 건설됐다. 이스트윙 건물은 바로 이 벙커를 가리려고 지어졌다. 백악관은 벙커에 대한 언론 문의에는 답하지 않았지만, 한 행정부 관계자는 새 구조물의 보안 기능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번 철거는 관련 기관의 사전 승인 없이 진행되어 절차상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철거를 먼저 시작한 백악관은 향후 국가수도계획위원회(NCPC)에 건축 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의 증축을 심사하는 국가수도계획위원회는 백악관 부속실장이 위원장으로 있다. 심사에만 약 3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전 백악관 선임고문인 데이비드 엑슬로드는 “이스트윙 자리에 세워질 연회장은 허영심, 부패, 과도함을 보여주는 화려한 기념물이 될 것이다. 백악관에서 일했거나 그 유구한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이 철렁할 것”이라고 소셜미디어 엑스(X)에 썼다. 로이터통신은 22일 백악관 앞에서 만난 시민이 “(애도의 뜻으로) 꽃다발이라도 놓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하는 인터뷰를 전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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