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젠지 사로잡은 손 안의 작은 인형 [시크한 분석: 오로라]
生生 스몰캡 | 오로라
잘 만든 인형 하나의 가치…
미국서 더 유명한 완구 브랜드
캐릭터 활용 애니메이션 제작
불황이 호재인 완구 시장 특성
'인형'은 더 이상 청소년이나 키덜트(Kid+Adult)족의 전유물이 아니다. 경제침체가 장기화할수록 캐릭터 상품의 인기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적은 비용으로 빠른 만족감과 심리적 위안을 주기 때문이다. 잘 만든 캐릭터 하나로 수조원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는 이유다. 국내에도 주목할 만한 기업이 있다.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인형으로 미국 '젠지'를 사로잡은 '오로라'다.
![캐릭터 전문기업 오로라는 매출액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3/thescoop1/20251023110358894eiys.jpg)
전세계가 '귀여움'에 빠졌다. 중국의 아트토이(art toy) 기업 '팝마트'가 만든 인형 '라부부'부터 일본 장난감 회사 '세키구치(セキグチ)'가 1974년 처음 출시한 인형 '몬치치'까지 SNS를 타고 국경을 넘나들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잘 만든 캐릭터 하나의 가치는 생각보다 크다. 팝마트는 홍콩증시 상장(2020년 12월) 5년여 만에 시가총액 3666억 홍콩달러(약 67조원)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키구치의 몬치치는 50년 넘게 사랑받고 있다.
이런 캐릭터 산업은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 성격을 띠고 있다. 캐릭터를 활용해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만화, 스포츠, 브랜드 마케팅, 테마파크, 이벤트ㆍ박람회 등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확장성이 큰 만큼 캐릭터 산업의 시장 규모는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캐릭터 시장 규모는 3400억 달러(약 483조원)에 달했다. 이를 기점으로 연평균 4.1%씩 성장해 2027년 시장은 3832억 달러(545조원)대로 커질 전망이다. 최근 캐릭터 전문업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대표적인 국내 기업으론 '오로라'가 있다. 1981년 설립한 오로라는 캐릭터 디자인을 개발하고 이를 완구ㆍ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해 전세계 80여개국에 판매ㆍ배급하고 있다. 전체 매출액의 70%가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출 전문기업이다. 미국ㆍ영국ㆍ홍콩에 판매 법인이 있고,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 수출기업의 면모 = 오로라의 주력시장은 미국이다.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액의 69.1%(1568억원 중 1085억원)가 미국 법인에서 발생했다. 오로라가 연간 생산하는 6000만개의 인형 중 4000만개가량도 미국에서 팔린다.
미국 캐릭터 완구 시장에서 오로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6%가량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엔 미국 프리미엄 유아용 전문 브랜드 '메리메이어(Mary Meyer)'를 인수합병(M&A)해 유통망을 더 확장했다.

특히, 오로라가 자체 개발한 '팜팔스(Palm Pals)'가 미국 젠지(Gen-Z)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팜팔스는 '내 손안의 친구'라는 의미로 한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인형이다. 동물ㆍ과일ㆍ음식 등 100가지가 넘는 소재를 캐릭터로 의인화했다.
팜팔스는 지난 2월 아이돌 뉴진스의 멤버 다니엘이 SNS에서 자신의 '애착인형'이라고 소개하면서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동물의 아기 시절을 표현한 '미요니(Miyoni)', 친환경 페트병 소재로 만든 '에코네이션(EcoNation)' 등 스토리와 철학을 품은 캐릭터도 생산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영역을 넓혀온 오로라는 2002년부터 국내 사업을 본격화했다. 매출 비중이 크진 않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선 자체 브랜드 외에 '산리오' '푸바오' '신비아파트' '아기상어' '핑크퐁' 'BT21' 등 타사 유명 캐릭터의 라이선스를 취득해 상품으로 제작·판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법인의 매출액은 302억원으로 전년 동기(215억원) 대비 40.4% 증가했다.
■ 성장 변수는 MZ세대 = 그렇다면 오로라는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오로라 캐럭터의 국내외 인기는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주력 소비층인 MZ세대가 캐릭터 상품에 손을 뻗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는 사회ㆍ경제적 상황과 맞닿아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 치솟을 대로 치솟은 부동산 가격 등으로 지금 젊은 세대의 소비 행태는 기성세대와 크게 다르다.
경제적 안정을 꾀하는 시기가 늦어지고, 미래가 불투명한 만큼 당장의 심리적 안정과 보상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인형과 같은 '작은 아이템'의 니즈는 지금보다 더 커질 게 분명하다. 캐릭터 업체 오로라의 미래 실적을 긍정적으로 점치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오로라가 해마다 매출의 2~3%를 제품의 연구ㆍ개발(R&D)에 쏟아붓고 있다는 점, 전체 직원 중 40%가량이 디자인 인력이라는 점, 미국ㆍ영국ㆍ독일 등 다양한 국가의 디자이너들이 서울 본사에 모여 매년 새로운 콘셉트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이런 토대 위에서 오로라는 지금까지 7만종이 넘는 캐릭터를 디자인했다.
![[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3/thescoop1/20251023110401477ndql.jpg)
오로라를 둘러싼 기대 요인은 또 있다. 제품 생산시설을 중국과 인도네시아로 다변화했다는 거다. 트럼프발 관세 여파로 대다수 완구업체들이 공급망 리스크에 직면했다는 점에서 오로라는 단가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호재에 힘입어 오로라의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재 주가는 2만1150원(10월 22일)으로 1년 전 5610원(10월 16일) 대비 3배가량 상승했다. 실적이 뒷받침된 주가 상승이지만, 단기간 급등했다는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오로라의 상반기 매출액은 1568억원으로 전년 동기(1217억원) 대비 28.8% 증가했다. 추세대로라면 올해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2%가량 증가한 380억원으로 예상된다. 과연 오로라는 기대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참고: 이 내용은 iM증권의 공식 의견이 아닌 기고자 개인 의견입니다.]
이종현 iM증권 대구WM센터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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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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