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인하도 장담할 수 없다”…집값·환율에 발묶인 통화정책 [머니뭐니]

홍태화 2025. 10. 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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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3연속 금리 묶은 이유는
잡히지 않는 서울 집값에 환율까지
시장의 유동성 기대 꺾은 통화당국
속도조절…11월 인하 장담 어려워
통화당국이 3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배경으로는 꺾이지 않는 서울 집값 상승세와 급격하게 높아진 환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사진은 서울 도심 내 한 부동산에 아파트 가격표를 바라 보는 시민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벼리·홍태화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3일 기준금리를 3연속으로 동결한 배경으로는 꺾이지 않는 서울 집값 상승세와 급격하게 높아진 환율이 꼽힌다. 경기부양을 위해 섣부르게 금리를 인하했다가는 자칫 시장 심리를 자극해 부동산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통화당국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시장은 일단 유동성에 대한 기대를 접게 됐다. 기준금리 인하가 미뤄지면서 시중은행은 당장 시장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환율에는 일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기준금리 인하가 다음달 재개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은은 올해 한 번 정도의 추가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앞서 재차 설명했으나 서울 집값에 이어 외환시장까지 불안한 조짐을 보이면서 애초 계획대로 인하가 가능할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일각에서는 시장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11월에도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가계대출은 증가규모가 상당폭 축소됐으나 수도권 주택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세와 거래량이 다시 확대됐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점검하는 한편 높은 환율 변동성의 영향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해 “현재 경기·환율·부동산 등 여러 변수가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하나만 보고 (금리를)결정하긴 어렵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금리 인하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전보다 0.54% 올랐다. 상승 폭은 0.13%포인트 커졌다. 수도권 전체로 봐도 매매가가 0.25% 오르며 상승 폭이 2주 새 0.13%포인트 확대됐다.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2로 8월(111)보다 1포인트 올랐다. ‘6·27 가계부채 대책’ 이후 11포인트 떨어진 뒤 두 달 연속 오름세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년 뒤 주택가격이 현재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다.

높은 원/달러 환율도 기준금리 동결의 원인이다. 환율이 높아지면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는데,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인하하면 원화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 관세 협상 불확실성 등의 여파로 1400원대 초중반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4일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1431.0원으로 4월 29일 이후 약 5개월 만에 1430원대에 진입했다. 그 이후로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1410~1420원 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원/달러 환율 종가는 1429.8원이었다.

이 총재는 “9월 하순 이후 환율과 금리의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다”며 “환율은 대미 관세협상 관련 불확실성, 미·중 무역갈등 재부각 등으로 상당폭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11월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진한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금리를 낮춰 소비·투자를 살려야 하는 유인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내년도 1%대 수준으로 예측된다. IMF는 우리나라가 2030년에도 2%를 밑도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부동산 시장 과열 분위기와 환율 변동성이 11월까지 잡히지 않는다면 연내 추가 인하는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면서 시장금리는 점차 오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8월 14일 2.498%로 저점을 찍은 뒤 상승하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2.587%까지 올랐다.

은행들도 줄줄이 예·적금 금리를 높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전날 ‘하나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2.55%에서 2.60%로 높였다. 지난 7월 2.45%까지 떨어진 뒤 9월 23일 2.50%로 올랐고, 이달에만 0.05%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됐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카카오뱅크가 지난 17일 정기예금과 자유적금의 1년 만기 금리를 0.10%포인트씩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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