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가 된 정책 자금…“제도의 실패”
[KBS 창원] [앵커]
KBS는 저성장에 접어든 우리 사회의 개인 파산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보는 기획보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새출발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정부 정책자금이 되레 파산으로 내모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문그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방장으로 일하다 8년 전 귀농한 최 씨.
농림축산식품부의 청년 농부 육성 사업이 계기가 됐습니다.
정책자금으로 시작한 농사일이 겨우 손에 익었을 무렵, 농자재 가격은 폭등하고 자연재해가 덮쳐 손해를 봤습니다.
원리금을 갚기 시작하면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최○○/청년 농부 : "(농업) 초기 단계를 뛰어넘으려면 5년 정도는 지나야 한다고 하잖아요. 그 사이에 변수 있는 건 또 어떻게 하고요. 돈 좀 만져볼 수 있는 연도는 2~3년밖에 없었거든요."]
농사로 손에 쥐는 돈은 천만 원가량에 그쳤지만, 갚아야 할 돈은 두 배가 넘었고.
보험까지 해약하고도 감당이 안 돼, 결국 정책자금보다 이자가 4배나 높은 대출을 받아야 했습니다.
귀농자들이 기반을 다질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에 농식품부가 뒤늦게 상환기간을 연장했지만, 최 씨와 같은 초기 선정자들은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최○○/청년 농부 : "돈을 안 갚았던 게 아니에요. 우리만 형평성을 봐달라는 게 아니에요. 같은 청년창업 농부니까. 우리는 빠졌으니까. 근저당 잡혔기 때문에 신용도 떨어지고 그다음은 땅 뺏기고 파산. 그게 수순이에요…."]
조선소에서 일하다 귀농한 신문례 씨도 크게 오른 인건비와 자재비로 인해 적자에 허덕입니다.
게다가, 해마다 반복되는 재해는 피할 수도 없습니다.
적자에 빚만 쌓여, 농사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입니다.
[신문례/농부 : "아이들한테 '왜 이렇게 맨날 힘들어' 이런 소리 들을 때 이 농사를 계속해야 하나. 신용 회복이라든지 개인회생이라든지 이런 그런 부분까지 갈 그런 위기가 지금 왔거든요."]
코로나 팬데믹 당시 지급됐던 정책자금이 소상공인들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팬데믹이 끝나면 소비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서민경제는 나아지지 않았고, 원금 상환이 시작되면서 대출 연체를 막기 위해 기댈 데라고는 신용카드 빚뿐이었습니다.
[이재규/소상공인 : "5년 단기면 충분히 갚을 수 있겠지. 이렇게 했는데 경기가 너무 안 좋다 보니까. 갚아야 되는 건 당연한 거긴 한데 갚는 게 힘들어지면 이제 기간을 조금 더 길게 늘려줬었으면…."]
가게 문을 닫으면 정책자금을 한 번에 갚아야 해, 임대료를 내며 근근이 버티는 형편.
[신영철/경남소상공인연합회장 : "코로나라는 긴 터널을 뚫고 나왔는데 사실 뭐냐하면 빚만 진 거죠. 그때 대출을 많이 풀었지 않습니까. 매출이 안 오르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그 대출의 늪에 빠진 거죠."]
올해 1분기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은 12.2%로 장기 평균 8.35%를 크게 넘어섰고, 자영업자 대출 잔액도 1,067조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KBS 뉴스 문그린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VJ:강호진/그래픽:박수홍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문그린 기자 (gre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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