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사투리, 직접 제안"..류승범, '굿뉴스'에 담아낸 진심 [인터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5. 10. 2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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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넷플릭스

배우 류승범이 류승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 소화력으로 '굿뉴스'를 다채롭게 물들였다. 혹자는 타고났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끊임없는 연구와 고민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었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는 1970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다. 1970년에 일어났던 '요도호 사건'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냈으며, 그 과정에서 진실과 거짓, 국가와 개인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류승범은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력을 가진 중앙정보부장 박상현 역을 맡았다. 작품이 공개되기 직전인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류승범은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시작으로 작품과 캐릭터, 그리고 가장으로서의 삶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블랙 코미디도 처음 해봤고, 막으로 형성되고 주인공 캐릭터가 관객에게 말을 거는 장면들이 새롭더라고요. 그런 영화에 참여한 기억도 없고, 본 적은 있겠지만 크게 기억나지 않았거든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 것도 이 시대에는 당연하지만 저한테는 그런 것도 새로웠어요. 이제 관객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많은 분들이 어떻게 이 작품을 즐기실지 궁금해요."


연출을 맡은 변성현 감독은 앞서 류승범을 캐스팅하기 위해 그의 집을 방문, 12시간 동안 집에 가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는 일화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오래 기다렸다고 무작정 수락하지는 않았을 터. 류승범은 '굿뉴스'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더 자세하게 풀어놨다.

"대본을 봤을 때 장르적, 영화적으로 신선했고 흥미로웠어요. 캐릭터도 매력적이었어요. 변성현 감독님과 동갑내기인데, 어떻게 작업할까 하는 개인적인 호기심도 있었어요. 첫 만남에서 대본을 받고 두 번째 만남을 가졌는데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열정과 순수함이 저를 많이 건드렸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휴식을 갖는 게 도움이 될까 안될까 신중했던 시기였는데, 감독님의 준비와 열정을 보면서 마음이 열렸던 것 같아요."

변성현 감독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류승범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연기로 박상현을 그려내며 '굿뉴스'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류승범과 찰떡같이 어울리는 캐릭터로 만들어졌지만, 류승범은 이를 구축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대본을 보고 이 인물의 내면을 구축하는 게 큰 숙제였어요. '1970년대 정보부장'이라는 선명한 캐릭터와 저와 만나는 지점이 멀었거든요. 감독님과 대화하면서 계속 파고들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은  '아이 같은 면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더 큰 숙제를 내주시더라고요. 그러다가 '의외성을 원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렇게 큰 실마리를 찾게 되니까 문이 열리고 캐릭터에 접근하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사진=넷플릭스

박상현의 대사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지점은 바로 충청도 사투리다. 진실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돌려 말하는 충청도 사투리 특유의 화법은 영화 '굿뉴스'와도 닿아있다. 대본을 연구하던 도중 충청도 사투리에 대해 떠올렸다는 류승범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캐릭터에 살을 붙여나갔다.

"대본을 탐구하는데 충청도 사투리가 떠오르더라고요. 제 고향이 충청도이긴 하지만 기억은 없거든요. 그래도 알고 있는 특징이 있잖아요. 의도는 이런데 표현을 다르게 하는 방식이 '굿뉴스'라는 작품과 교집합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이걸 박상현과 버무리면 작품의 색깔과 잘 어우러지지 않을까 싶었어요. 감독님께 말로 제안드리기가 그래서 대사를 조금 준비해서 리딩하는 형태로 보여드렸는데 감독님이 설득됐어요. 박상현에 대해 거리감이 멀었던 시기였는데 이런 식으로 조금씩 거리를 좁혀나가고 발전시켰던 것 같아요."

박상현은 으레 마시는 술 대신 흰 우유를 마신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틈만 나면 볼펜을 세우는 데 열중한다. 이러한 모습 역시 박상현이라는 인물의 성격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였다.

"왜 '아이 같은 면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을까를 고민해봤어요. 그걸 생각하면서 대본을 보다 보니 결국 '미성숙함'이라고 해석이 되더라고요. 미성숙한 인물이 그 자리에 있을 때 그러면 안 된다는 불안함이 느껴졌어요. 또 볼펜을 세우는 모습은 '집요함'으로 해석이 되더라고요."

박상현의 시선에서 바라본 '굿뉴스'는 서고명의 시선에 서 바라본 '굿뉴스'와 다르고, 이는 아무개의 시선에서 바라본 '굿뉴스'과도 다르다. 류승범은 이렇게 다양한 메시지에 대해 관객들도 생각해 봤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관전포인트가 많은 것 같아요. 하나의 과녁이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을 해봐요. 젊은 친구들의 해석과 그 시대를 겪은 사람이 다를 테고 이 사건을 영화로 보는 사람과 실제 사건으로 보는 사람이 다를 테니까요. 한 지점을 정해놓고 달려가는게 아니라 다양하게 열어 놓은 매력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그냥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정말 마음껏 즐겁게 즐기시길 바라는 마음뿐이에요."

/사진=넷플릭스

류승범의 커리어는 결혼·출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류승범 역시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며 지금 가족이 주는 의미에 대해 밝혔다.

"의식적으로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무의식에서는 작용하는 것 같아요. 제가 아빠라는 위치로 작업을 하지는 않으니 그런 영향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제가 느끼고 생활하는 것들이 무의식에 담기지 않았을까 싶어요. 요즘 이런 질문을 많이 받게 되는데, 이런 변화라는 게 한 번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제 방식대로 살다 보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한 것 같아요."

앞서 류승범은 딸을 위해서라면 '뽀뽀뽀'에도 출연할 수도 있다며 딸바보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게 삶의 원동력이 된 가족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낸 류승범은 앞으로도 지금에 집중하고 싶다는 소박한 목표를 전했다.

"아이랑 지내다 보니 아이의 세상이 너무 좋아요. 우리의 세상을 만들어 볼 수 있게 하는게 아니라 제가 그 세상에 가보고 싶어요. 그런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나 일이 벌어진다면 굉장히 즐거울 것 같아요. 오늘의 삶의 원동력은 가족인 것 같아요. 어제나 내일을 살기보다는 지금에 집중하려고 해요. 오늘도 아닌 지금에 집중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맡은 일을 하고 지내는 게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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