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김서현 딜레마 빠진 한화, 시험대 오른 명장의 ‘믿음 야구’ PO5 선택은?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5. 10. 2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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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의 ‘김경문 표 믿음의 야구’가 시험대에 올랐다.

한화 이글스가 ‘김서현 딜레마’에 빠졌다. 포스트시즌 단기전에 절대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마무리 투수인 김서현이 깊은 부진에 빠졌다. 한화 불펜에는 현재 대안도 마땅치 않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 시련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당장 오늘의 현실에 승리하지 못한다면 한국시리즈 진출도 없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박진만 감독의 삼성 라이온즈에 4-7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이번 시리즈 2패(2승)째를 떠안은 한화는 대전에서 24일 PO5차전을 치르게 됐다.

김서현이 22일 동점 스리런 홈런을 맞은 이후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시리즈 흐름에서 불펜이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게 4차전서도 결국 발목을 잡았다. 한화는 이날 선발 투수의 정우주의 호투와 문현빈의 활약으로 경기 중반까지 리드를 잡았다. 문현빈이 1회 초 적시타와 5회 초 스리런 홈런을 때려 4-0의 리드를 잡았다.

정우주(3.1이닝 5K 무실점)에 이어 나온 김범수(0.2이닝 무실점), 박상원(1이닝 무실점)도 효과적으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6회 말 젊은 투수들이 마운드를 이어 받으면서 문제가 생겼다. 6회 말 황준서가 김지찬에게 우중월 3루타를 맞은 이후 김성윤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무사 1, 3루에서 구자욱에게 결국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위기 상황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었다. 김서현은 디아즈를 땅볼로 잡아내며 최대 위기를 무난히 넘기는 듯 보였다. 후속 타자 김영웅에게도 투스트라이크를 잘 잡았다. 하지만 3구 153km 패스트볼이 비거리 130m 대형 우월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김서현은 후속 타자 김헌곤을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후속 타자 이재현에게 볼넷과 2루 도루를 연속해서 내줬고 강민호마저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흔들렸다. 결국 교체로 마운드에 올라온 한승혁이 사구를 내주면서 만루에 몰렸지만 김지찬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고 길었던 이닝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한화는 한승혁이 7회 김영웅에게 다시 한번 스리런 홈런을 맞고 4-7로 역전을 허용한 이후 점수를 올리지 못하면서 쓰라린 4차전 패배를 당했다.

시리즈 흐름을 보면 불펜의 부진이 뼈아프게 이어지는 형국이다. 정확히는 10월부터 계속된 마무리 투수 김서현의 부진이 불펜 전체의 부담으로 연결되는 모양새다. 겨우 만 21세의 풀타임 마무리 첫 시즌을 치르는 김서현에게 너무나 가혹한 상황이지만 현실이 그렇다.

사진=김영구 기자
2023년 전체 1번으로 지명되면서 프로 유니폼을 입은 김서현은 한화가 미래 최소한 10년의 뒷문을 맡길 전문 마무리 투수로 육성해온 자원이다. 김서현도 통산 126경기(126.2이닝)에서 3승 6패 34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김서현은 올 시즌에는 69경기(66이닝)에 나서 2승 4패 2홀드 33세이브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면서 리그 정상급의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10월 결정적인 순간 무너졌다. 한화가 선두 LG를 1.5경기 차로 추격 하고 있던 지난 1일 인천 SSG랜더스전에서 한화가 5-2로 앞서던 9회말 등판해 2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은 이후 연속 2방의 홈런을 맞고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결국 한화는 시즌 최종 경기였던 144경기째를 치르기 전에 우승 레이스에서 멈춰야만 했다.

PO 1차전에서 한화는 9-8로 승전보를 올렸다. 하지만 이날도 김서현은 이재현에게 비거리 120m 우중월 솔로포를 맞는 등 0.1이닝 3피안타 1피홈런 2실점으로 부진했다. 결국 타선이 뒤늦게 터지면서 1점 차 신승을 거뒀지만 김서현에게는 뼈 아픈 내용이었다.

2차전 한화가 3-7로 패배한 이후 3차전서 5-4로 반격하면서 시리즈 전적이 2승 1패가 됐다. 선발 투수 류현진이 4이닝 4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타선이 기어코 역전에 성공한 이후 1점 차 리드를 김범수(1이닝)에 이어 문동주가 바톤을 이어 받아 4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이란 눈부신 역투로 마무리했다.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문동주가 승리를 확정짓고 포효한 이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할 때 선수단에서 김서현만이 유일하게 웃지 못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이제 한화는 PO 5차전서 벼랑 끝 승부에 나선다. 그리고 김 감독은 김서현을 계속해서 신뢰하겠다는 ‘믿음’의 의지를 피력했다. 4차전 경기 종료 후 김 감독은 “오늘은 감독이 잘못한 거라 생각한다. 5차전 준비 잘하겠다”며 “결과론인데 오늘 (김)서현이 공은 나쁘지 않았다. 자꾸 맞다보니 본인이 위축돼 그렇지, 볼 자체는 좋았다 본다. (불펜으로 나서 쾌투 중인) 문동주로 2경기는 이겼지만, 야구가 문동주만 가지고 이길 수 없다. 대전에서 열리는 5차전에는 김서현이 마무리 투수로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내용 자체는 정론이고 분명히 일리가 있는 이야기다. 동시에 감독 커리어 내내 ‘믿음의 야구’를 표방한 김 감독의 철학이 담긴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과거에도 어린 선수들에게 중요한 보직이나 역할을 맡긴 이후 일시적인 부진이 있더라도 뚝심 있게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서 지도자로 복귀한 이후 이런 김 감독에게 비판의 시선을 보내는 팬들이 적지 않았다.

올 시즌 중반까지 팬들 사이에선 가장 논란이 컸던 노시환의 경우에도 김 감독이 꾸준히 중심타자로 기용하면서 믿음을 보였는데, 후반기 완전히 살아나면서 명장의 신뢰에 보답했다. 문현빈도 올해 김 감독의 절대적인 믿음 속에 완벽하게 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로 거듭났다.

그러나 1~2타석이나 한 경기에서 부진하더라도 다음 타자들이 만회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기는 타자들이나 야수와 달리 투수나 수비 상황의 경우 한 순간의 장면이 치명적인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모든 비판의 시선이 겨우 만 21세의 젊은 선수에게 쏠리고 있는 것도 팀에는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결국 김 감독의 말대로 선택은 사령탑이 했다. 그 책임 역시 감독이 지는 것이다. ‘믿음의 야구’를 펼치려면 결국 김서현을 쓸 수도, 안 쓸 수도 없는 상황이 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는 PO 5차전서 어떤 야구를 펼칠까. 또 김 감독은 딜레마 속에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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