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국방부 ‘거친 입’
대변인들, 기자들 민감 질문에 “너희 엄마가…” 황당 답변 논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보 담당자들이 기자 질의에 패륜성 속어로 답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부처에서 “언론의 편향적 질문에 대한 풍자” “정치적 해학”이라고 해명했지만 공적 언어의 품위가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발단은 지난 18일 진보 성향 인터넷 매체 허프포스트의 백악관 담당 SV 데이트 기자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넥타이 색이 러시아 국기의 색 조합과 비슷하다고 지적한 일이다. 헤그세스는 전날 트럼프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종전(終戰) 문제를 논의한 회담에 배석했을 때 이 넥타이를 매 미국이 러시아를 편드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낳았다. 데이트 기자가 이에 대해 질문하자 숀 파넬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문자메시지로 “그건 너희 엄마(your mom)가 사준 애국적인 미국 넥타이야, 멍청아”라고 답했다. 미국 청소년들이 많이 쓰는 ‘너희 엄마’는 상대를 도발하는 무례한 표현으로, 상대의 어머니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뉘앙스도 포함돼 있다.

다음 날 같은 기자가 임박한 미·러 정상회담 장소가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결정된 배경을 백악관에 질의하자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너희 엄마가 결정했다”고 문자메시지로 답했다. 스티븐 청 공보국장도 같은 대화창에 “너희 엄마”라고 했다. 데이트가 “이게 재밌냐”고 항의하자 레빗은 “난 당신이 스스로를 언론인이라고 생각하는 게 재밌다” “당신은 극좌 글쟁이(far left hack)일 뿐” “거짓되고 편향된 헛소리(bullshit) 같은 질문은 그만해라” 같은 문자를 추가로 보냈다. 이 대화 내용은 레빗이 “기자의 정치적 의도를 지적하기 위한 것”이라며 메시지를 공개해 알려졌다.
각국 언론은 일제히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치가 인터넷 문화에 흡수돼 진지한 공론장으로서 기능을 상실했다는 가장 명백한 증거”라고 했고, 친(親)트럼프 성향 폭스뉴스도 “레빗이 언론과 싸우고 싶을 수 있지만, 그 전장에서 이기려면 언어의 품위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 매체들도 “워싱턴이 냉전 시절 비난하던 소련식 선전보다 더 유치하다”며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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