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보·주권 문제를 정치 이벤트 도구로 쓰지 말아야

일본 다카이치 신임 총리가 “차세대 추진력을 갖춘 잠수함 보유를 추진한다”고 했다. 원자력 잠수함 도입을 시사한 것이다. 일본 재무장 논란을 무릅쓰고 중국과 북핵 위협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호주에는 원자력잠수함(원잠)을 제공하기로 했다. 북한도 파병 대가로 러시아에서 원잠 기술을 넘겨받으려 하고 있다.
22일 거제에서 3600t급 신형 디젤 잠수함 사업의 첫 번째 함인 ‘장영실함’ 진수식이 열렸다. 노태우 대통령 이후 선도함 진수식 때는 대통령이 빠짐없이 참석해 왔다. 잠수함은 국가 전략 무기 체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재명 대통령도, 김민석 총리도, 안규백 국방장관도 모두 불참했다. 해군총장 행사로 끝났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트럼프·김정은 회동 이벤트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통일장관은 김정은의 ‘두 국가론’을 옹호하고 북핵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대북 확성기와 북한 주민용 방송은 일찌감치 중단됐고 한미 훈련과 실기동 훈련도 줄줄이 연기·축소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신형 잠수함 진수식 불참도 이런 맥락일 가능성이 있다. 이날 북한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수발 발사했다.
중국이 서해에 무단 설치한 구조물에서 잠수 활동을 하는 사진도 이날 공개됐다. 민주당 이병진 의원은 “(중국이 주장하는) 양식장이 아니라 군사 목적일 소지가 있다”며 중국이 서해를 내해(內海)로 만드는 것을 우려했다. 남중국해처럼 영유권을 뺏기지 않으려면 중국 도발에 비례해 대응해야 한다. 우리도 똑같은 구조물을 그곳에 설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 추경예산에서 서해 비례 대응 예산으로 책정됐던 605억원이 국회 예결위 심의에서 전액 삭감됐다. 우리 구조물 등을 만들 준비가 덜 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동안 말로만 대응해 왔다는 뜻이다. 이 역시 시진핑 방한 등을 앞두고 중국 눈치를 살피는 것일 수도 있다.
원자력잠수함은 일본보다 우리가 더 필요하다. 민주당 의원도 “서해 수호의 골든 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고 했다. 안보와 주권 문제와 관련해 이 눈치 저 눈치를 보기 시작하면 상대가 우리 안보와 주권을 농락한다. 안보와 주권은 정치와 별개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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