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가 된 정책 자금…“제도의 실패”

문그린 2025. 10. 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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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저성장에 접어든 우리 사회의 개인 파산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보는 기획보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새출발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정부 정책자금이 되레 파산으로 내모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정책자금으로 시작한 농사일이 겨우 손에 익었을 무렵, 농자재 가격은 폭등하고 자연재해가 덮쳐 손해를 봤습니다.

보험까지 해약하고도 감당이 안 돼, 결국 정책자금보다 이자가 4배나 높은 대출을 받아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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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KBS는 저성장에 접어든 우리 사회의 개인 파산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보는 기획보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새출발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정부 정책자금이 되레 파산으로 내모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문그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방장으로 일하다 8년 전 귀농한 최 씨.

농림축산식품부의 청년 농부 육성 사업이 계기가 됐습니다.

정책자금으로 시작한 농사일이 겨우 손에 익었을 무렵, 농자재 가격은 폭등하고 자연재해가 덮쳐 손해를 봤습니다.

원리금을 갚기 시작하면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최○○/청년 농부 : "(농업) 초기 단계를 뛰어넘으려면 5년 정도는 지나야 한다고 하잖아요. 그 사이에 변수 있는 건 또 어떻게 하고요. 돈 좀 만져볼 수 있는 연도는 2~3년밖에 없었거든요."]

농사로 손에 쥐는 돈은 천만 원가량에 그쳤지만, 갚아야 할 돈은 두 배가 넘었고.

보험까지 해약하고도 감당이 안 돼, 결국 정책자금보다 이자가 4배나 높은 대출을 받아야 했습니다.

귀농자들이 기반을 다질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에 농식품부가 뒤늦게 상환기간을 연장했지만, 최 씨와 같은 초기 선정자들은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최○○/청년 농부 : "돈을 안 갚았던 게 아니에요. 우리만 형평성을 봐달라는 게 아니에요. 같은 청년창업 농부니까. 우리는 빠졌으니까. 근저당 잡혔기 때문에 신용도 떨어지고 그다음은 땅 뺏기고 파산. 그게 수순이에요…."]

조선소에서 일하다 귀농한 신문례 씨도 크게 오른 인건비와 자재비로 인해 적자에 허덕입니다.

게다가, 해마다 반복되는 재해는 피할 수도 없습니다.

적자에 빚만 쌓여, 농사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입니다.

[신문례/농부 : "아이들한테 '왜 이렇게 맨날 힘들어' 이런 소리 들을 때 이 농사를 계속해야 하나. 신용 회복이라든지 개인회생이라든지 이런 그런 부분까지 갈 그런 위기가 지금 왔거든요."]

코로나 팬데믹 당시 지급됐던 정책자금이 소상공인들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팬데믹이 끝나면 소비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서민경제는 나아지지 않았고, 원금 상환이 시작되면서 대출 연체를 막기 위해 기댈 데라고는 신용카드 빚뿐이었습니다.

[이재규/소상공인 : "5년 단기면 충분히 갚을 수 있겠지. 이렇게 했는데 경기가 너무 안 좋다 보니까. 갚아야 되는 건 당연한 거긴 한데 갚는 게 힘들어지면 이제 기간을 조금 더 길게 늘려줬었으면…."]

가게 문을 닫으면 정책자금을 한 번에 갚아야 해, 임대료를 내며 근근이 버티는 형편.

[신영철/경남소상공인연합회장 : "코로나라는 긴 터널을 뚫고 나왔는데 사실 뭐냐하면 빚만 진 거죠. 그때 대출을 많이 풀었지 않습니까. 매출이 안 오르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그 대출의 늪에 빠진 거죠."]

올해 1분기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은 12.2%로 장기 평균 8.35%를 크게 넘어섰고, 자영업자 대출 잔액도 1,067조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KBS 뉴스 문그린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VJ:강호진/그래픽:박수홍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문그린 기자 (gre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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