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완공 울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현장 가보니…“석유화학 게임체인저 자신”

역대 최대 규모 9조원 넘게 투자
88만㎡ 부지에 건설 공정률 85%
가동 땐 에틸렌 등 생산성 혁신
중 저가 공세 대응 경쟁력 확보
업계 부진 돌파 히든카드로 주목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석유화학단지 건설 현장은 거대한 ‘정글짐’ 같았다. 노란색과 회색의 직각 철골들이 열을 맞춰 이어지며 하나의 철제 구조물을 만들었다. 구조물 안엔 원통형 타워들이 삐죽 솟아 있었다.
건설 현장 담당자는 “샤힌 프로젝트는 많은 물량을 처리하는 대규모 시설이라 현장에서 조립만 할 수 있도록 외부에서 제작한 철골 모듈(구조물)도 많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21일 울산 온산공장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전체 공정률 85%를 넘었다”며 “내년 6월 기계적 완공(장치만 완공한 상태)이 예상되고 이후 시험운전을 거쳐 본격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짓는 첨단 석화 복합시설이다. 투자액만 총 9조2580억원이고 시설 면적은 88만㎡(약 26만평)로 국내 석화 투자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곳에서 생산될 에틸렌은 연간 180만t으로, 지난해 국내 에틸렌 생산량(1295만t)의 15%에 육박한다. 프로필렌(77만t), 부타디엔(20만t), 벤젠(28만t) 등도 생산한다.
이날 찾은 샤힌 프로젝트 현장은 크게 세 구역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온산공장 서북쪽에는 에틸렌 생산시설(패키지1)과 저장시설(패키지3)이 지어지고 있었다. 남동쪽에선 에틸렌을 플라스틱 같은 합성소재 원료인 ‘폴리에틸렌’으로 만드는 폴리머 공장(패키지2)이 건설 중이었다.
패키지1과 2의 거리는 약 5㎞로, 에쓰오일은 두 시설을 배관으로 연결해 에틸렌을 생산하면 이를 폴리머 공장에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석화업계에서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에틸렌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다. 기존에는 휘발유 등을 정제하면서 나온 ‘부산물’인 나프타를 활용해 에틸렌을 생산했지만, 샤힌 프로젝트는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라는 설비를 통해 원유를 직접 나프타 등 석화 원료로 전환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유에서 얻을 수 있는 석화 원료 수율이 20%에 불과하지만 TC2C 공정을 활용하면 70%까지 오를 것”이라며 “값싸게 에틸렌을 만들어 공급하는 중국과의 경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석화업계는 샤힌 프로젝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 기업으로선 중국발 공급 과잉에 샤힌 프로젝트까지 덮친 격이다. 반면 에틸렌을 공급받아 석화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더 싼 가격에 원료를 구매할 수 있다.
에쓰오일은 울산·온산 국가산단에 입주한 석화기업과 협약을 맺고 배관을 통해 에틸렌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가 경기 둔화와 중국발 저가 공세로 위기에 몰린 석화산업을 구하기 위해 구조 개편을 추진 중인 가운데 업계에선 NCC 감축을 위한 수직계열화 및 통폐합 논의가 한창이다. 이에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는 샤힌 프로젝트까지 이번 구조 개편 대상에 포함될지를 두고도 관심이 쏠린다.
울산 |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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