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아이 눈이 휘둥그레"…소아암 정음이 일으킨 '마음들'
[앵커]
짧게 깎은 머리에 학교 대신 병원을 다닙니다. 매일 네 명씩 우리나라에서 소아암 진단을 받고 있는데 힘겨운 사투 속에서 기적을 만드는 힘은 뭘까요.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9살 정음이를 만났습니다.
[기자]
머리에 붕대를 감은 아이는 엄마에게 뭔가를 물었습니다.
[김정음/9살 : 아파? {정음아 뭐라고?}]
다시 들어봤습니다.
[김정음/9살 : 이제 머리 안 아파? {응. 정음이 이제 머리 안 아파.}]
몸에 줄을 달고 품엔 인형을 안은 이 아이.
뇌종양을 앓고 있는 9살 정음입니다.
이른바 소아암 환자입니다.
정음이는 지난 2023년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잘 놀고 잘 웃었습니다.
가끔 머리가 아프다고 했는데 지난해 소아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뒤로 1년 6개월, 학교 대신 병원에 다닙니다.
[김정음/9살 : 내가 죽으면 무덤에 묻을 때… {약한 소리하지마. 뭘 포기해?} 집에 가는 거…]
다른 아이들이 커나가는 시간, 소아암 환자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야 합니다.
정음이도 수술실과 중환자실을 몇 번 오갔습니다.
[김혜원/정음이 엄마 (중환자실 1일 차) : 우리 정음이 중환자실에서 수술 한 번 더 하고 잘 갔다 오자.]
[김혜원/정음이 엄마 (중환자실 2일 차) : 눈만 뜨면 이제 밖에 나가는 거야, 정음아.]
[김혜원/정음이 엄마 (중환자실 3일 차) : 2016년 1월 6일 오전 9시 25분 태생 김정음. 정음이 지금 살아있어. 잘하고 있어.]
수술 뒤 정음이는 좀처럼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중환자실에 온 지 나흘째,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삐뚤빼뚤 친구들 손편지를 받은 때부터였습니다.
[김혜원/정음이 엄마 : 눈을 크게 뜨고 이렇게 바라보고 있는 거예요. 희망을 그때 얻은 거죠.]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들이 보낸 편지였습니다.
함께 놀고 다투고 그저 웃었던 순간들이 전해졌습니다.
[김혜원/정음이 엄마 : 정음이한테는 가장 오히려 더 필요하다 싶어서 시간을 많이 썼었죠. 계속 보여주고 보여주고.]
정음이를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김준수/산운초 3학년 : 정음이가 저한테 '너도 할 수 있어, 틀려도 괜찮아, 다시 하면 돼' 이렇게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윤준화/산운초 3학년 : 나아질 수 있겠지 했는데… 이렇게 뭔가 길어지니까 슬펐어요.]
[원지연/산운초 3학년 : 정음아 보고 싶어. 얼른 나아서 다 같이 놀자.]
[김가온/산운초 3학년 : 다 나으면 우리랑 보드게임 같이 하자.]
친구들 목소리에 정음이는 힘을 얻었습니다.
의료진도 놀랐습니다.
[조희원/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종양 절제술. 이후에 두 차례의 고용량 항암치료 및 자가조혈모 세포 이식술. 재수술하고 이런 과정에서 환자가 의식이 조금 쳐지니까…]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중환자실 16일 차 : 정음아 카메라 어디 있어? 엄마한테 보여주자. 잘했다. 멋져. 손 안 짚고도 잘 앉아있다. 씩씩한데?]
중환자실에 간 지 28일 만에 정음이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김정음/9살 : 슬픈 마음이 들어요. 엄마가 친구들도 만나고 했으면 좋겠는데 저 때문에…]
정음이가 버티고 살아낼 수 있었던 건 의료진과 친구들의 '진심' 덕분이었습니다.
[김혜원/정음이 엄마 : 의사 선생님과 아이들이 저와 정음이한테 큰 선물을… 그냥 저는 오늘처럼 정음이가 제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다예요.]
우리나라에선 해마다 1300명 정도의 아이들이 소아암 진단을 받습니다.
소아암 전문의는 70명이 채 안 됩니다.
[영상편집 홍여울 VJ 김진형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권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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