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멀리 돌아왔나?” 택시요금 인상 첫날 ‘체감’ 한목소리
2년만에 조정…일부는 미터기 보고 인지
기사들 “반갑지만 승객 줄까 걱정도”

광주 택시 기본요금이 2년 만에 인상된 첫날인 22일 오전 9시20분께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앞 택시 승강장에는 빨간색의 ‘빈차’ 표시등이 켜진 20여대의 택시가 줄지어 서 있었다.
승강장에 부착된 ‘광주시 택시 운임·요금 변경 고지서’를 본 일부 시민들은 인상된 요금을 확인하고는 버스 정류장으로 발길을 옮기기도 했다.
광주시는 이날부터 택시 기본요금을 2㎞ 4천300원에서 1.7㎞ 4천800원으로 인상했다. 100원씩 추가되는 거리 기준도 134m에서 132m로 단축됐으며, 할증 운임도 시간대별로 조정돼 ▲오후 11시-자정 20% ▲자정-오전 2시 30% ▲오전 2-4시 20% 할증이 각각 적용된다.
이 탓에 짐이 많아 시내버스 대신 택시를 이용하려는 시민들은 부담을 느끼는 기색이 역력했다.
양손 가득 쇼핑백과 종이상자 등을 든 한 어르신은 “아이고, 짐이 많아 버스는 힘든데 이제는 택시 타기도 겁나네”라고 혼잣말을 했다.
쌍촌동에서 온 이연숙(81·여)씨는 “택시 미터기에 4천800원이 표시돼 있어 기사한테 물었더니 기본요금이 올랐다고 했다. 전에는 6천원이면 터미널에 왔는데, 오늘은 7천원이 넘게 나왔다”며 “생필품도 그렇고 안 오르는 것이 없다”고 말끝을 흐렸다.
같은 시각 광주송정역 인근 택시 승강장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택시에서 내린 이들은 역 안으로 바쁘게 이동했지만, 역에서 나온 사람들 대부분은 지하철역쪽으로 움직이거나 횡단보도를 건넜다. 때문에 승장장의 택시 줄은 길어졌고 일부 기사들은 도로에 나와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며 서로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광산구 첨단지구에서 송정역까지 택시를 이용한 박민경(39·여)씨는 “평소 1만2천원 정도 나오는 요금이 오늘은 1만5천원이었다”며 “기사님이 요금이 올랐다고 설명해주지 않았으면 먼 길로 돌아왔나 의심할 뻔 했다”고 전했다.
택시 기사들은 인상된 택시 요금을 반기면서도 민원이나 사납금 인상 등으로 인한 부담을 호소했다.
개인택시기사 김모(55)씨는 “요금이 올라 당장은 수입이 늘어 반갑지만, 장기적으로 손님이 줄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일부 시민들은 요금이 비싸다고 말해 상황을 설명해줘야 했다”고 토로했다.
법인택시기사 임모(54)씨는 “요금 인상은 반길 일이지만 회사에서는 사납금을 올리려 한다”며 “기사 처우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서형우·이연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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